“선인장의 강인함을 그대로 이식한 작물 육종”
“선인장의 강인함을 그대로 이식한 작물 육종”
  • 임성희 기자
  • 승인 2023.05.03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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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의 강인함을 그대로 이식한 작물 육종”        

임성돈 상지대 스마트팜 생명과학과 교수 / 식물분자생리학 실험실 (사진=임성희 기자)
임성돈 상지대 스마트팜 생명과학과 교수 / 식물분자생리학 실험실 (사진=임성희 기자)

        

작물도 환경 변화에 스트레스받는다!
국내 선인장(CAM 광합성) 연구 전문가

 

(사진출처=프리픽)
(사진출처=프리픽)

지구온난화는 4계절이 뚜렷한 온대기후였던 우리나라를 아열대 기후로 바꿔놨다. 지구온난화를 늦추기 위한 탄소 중립과 친환경 연구가 주목받지만, 이미 변화 중인 기후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중 기후변화에 따른 작물 재배는 인류의 생존과도 연결된 큰 문제다. 거친 환경에서도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선인장의 광합성 메커니즘을 연구해 ‘환경 스트레스에 강한 작물 육종’에 도전하고 있는 임성돈 교수를 만나봤다.

합성생물학으로 새로운 생물시스템 창조
사막의 고온 건조한 기후를 이겨내며 꿋꿋이 자라는 선인장의 생존비결은 CAM(Crassulacean acid metabolism)광합성이다. 이는 우리가 흔히 아는 낮에 하는 광합성과 반대로 밤에 기공을 열어 이산화탄소를 고정하고 낮에 당을 만들어낸다. 선인장으로 대표되는 다육식물, 파인애플, 백련초 등이 해당하며 CAM 식물이라고 한다. 박사학위 과정 중 환경 스트레스에 강한 작물 육종을 전공해 우리나라 주요 식량 작물인 벼의 육종을 연구하던 임성돈 교수가 선인장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미국 네바다주립대학교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할 때였다. 미국에서는 선인장이 건조기후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고 서부 지역의 빠른 사막화로 인해 중요한 연구주제였던 것이다. “2013년부터 CAM 광합성 경로를 C3 작물에 공학적으로 합성하는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연구 초기에는 CAM 광합성에 관련된 많은 유전자 중 핵심유전자를 선발하고 이들을 동시에 식물에 도입시키는 기술개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임성돈 교수는 유전자 조합 관련해서 미국 공동연구진과 특허를 보유하고 있을 만큼 식물 합성생물학 연구에 기술적 차별성을 갖추고 있다. 합성생물학은 공학적 개념을 도입해 ‘표준화된’ 생물학적 유전인자를 조립하고 합성해 새로운 생물시스템을 창조하는 것이다. 이렇게 그와 선인장의 인연은 시작됐고, 2021년 상지대에 부임하며, 우리나라에서는 희소하게 CAM 광합성을 연구해 환경 스트레스에 강한 유전자를 벼, 콩, 카멜리나(C3 작물)에 합성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이에 ‘복합 환경 스트레스 내성 작물 개발을 위한 CAM(crassulacean acid metabolism) 광합성 연구’로 한국연구재단 과제에 선정되기도 했다. “합성생물학 기술을 개발하는 초기 단계부터 CAM 광합성을 C3 작물에 도입하는 연구까지 한국연구재단의 박사후연수지원(국외), 창의도전, 그리고 중견연구 지원으로 연이어서 수행해오고 있습니다. 식물 생명 시스템을 다루다 보니 연구 기간이 길지만 한 가지 연구를 지속할 수 있게 지원해주는 한국연구재단에 감사드립니다” 

상지대 식물분자생리학 실험실원들(사진 좌부터 임성돈 교수, 김상훈 학생, 김재호 학생, 허유경 학생, 이홍주 학생)(사진=임성희 기자)
상지대 식물분자생리학 실험실원들(사진 좌부터 임성돈 교수, 김상훈 학생, 김재호 학생, 허유경 학생, 이홍주 학생)(사진=임성희 기자)

바이오에너지 작물 재배, 항염/항암 천연물 추출 등 다양한 활용성 기대
임성돈 교수가 현재 주목하고 있는 작물은 벼, 카멜리나와 아이스플랜트다. 벼와 관련해서는 환경 스트레스와 높은 관련이 있는 유전자군을 벼에 처음으로 동정해 분자 생리적 기능을 검증한 성과가 있으며, 현재는 수수에서 같은 유전자군을 연구 중이다. 카멜리나는 바이오에너지 작물로 각광받고 있는데, 우리나라 여름 고온에 약해서 재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카멜리나에 CAM 광합성을 도입해 우리나라에서 재배 가능한 작물로 만들어내겠다는 목표를 갖고 연구에 임하고 있다. 
  그의 스마트팜 온실에는 아이스플랜트(M. crystallinum)가 자라고 있다. 아이스플랜트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C3 광합성에서 CAM 광합성으로 바뀌는 식물로 CAM 광합성 모델 식물이다. 이 식물에서 CAM 광합성의 비밀을 밝히고 C3 작물인 벼, 콩, 카멜리나와 같은 유지작물에 도입할 수 있는 열쇠를 찾으려는 것이다. “저는 합성생물학 기술을 이용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돌연변이 유전자원을 이용한 육종연구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실제 농업에 가장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인데요, 아이스플랜트 돌연변이 유전자원을 육종해 천연물 소재로 이용할 수 있고, 친환경 에너지에 도움이 될 바이오에너지 작물 카멜리나 역시 돌연변이 유전자원 육종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그는 강원지역혁신플랫폼(RIS)의 AI기반 정밀의료 선도기술개발사업에 참여해 천연물 소재 추출물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항염/항암 효과가 있는 특용 자원에 대한 오믹스빅데이터를 만드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임 교수는 미국 네바다주립대 John Cushman 교수 연구그룹과 공동으로 건조 스트레스에 강한 콩 품종을 육종하기 위해 CAM 광합성 기작을 도입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양 팀의 활발한 교류로 큰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 

(사진=임성희 기자)
(사진=임성희 기자)

식물의 생리를 잘 이해하는 스마트팜 전문가 양성
“저희 학과는 최근 농업계 학교실습장 지원사업을 통해 스마트팜을 구축했습니다. 차세대 농업으로 스마트팜이 주목받고 있지만, ICT 기술이 먼저가 아니라, 식물의 생리를 이해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식물에 대해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우리 학과 학생들이 향후 스마트팜 산업 분야에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노지와 스마트팜 시설 안에서 자라는 작물들의 서로 다른 생리 현상을 이해하고 스마트팜의 작물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연구해서 학생들에게 잘 지도하겠습니다”
  CAM 광합성 연구자가 국내에서 희소한 만큼 임성돈 교수의 연구가치는 빛나지만, 홀로 외로운 연구를 하기 위해선 굳은 의지가 필요하다는 걸 그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관련 연구 분야 파이를 넓히기 위해선 인력양성이 우선이라 그가 먼저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연구 분야를 설명하며 미래 가치가 큰 연구로 이끌기도 한다. “단기에 이루어질 수 없는 성과이기 때문에, 앞으로 몇 년이 더 거릴지 모르지만, 급변하는 지구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작물을 개발하는 연구는 꼭 필요한 연구라 생각됩니다”
 

[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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