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맞춤형 AI 감정비서
나만의 맞춤형 AI 감정비서
  • 임성희 기자
  • 승인 2023.01.30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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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맞춤형 AI 감정비서

김병형 인하대 인공지능공학과 교수 / 감성인공지능 연구실(사진=임성희 기자)
김병형 인하대 인공지능공학과 교수 / 감성인공지능 연구실(사진=임성희 기자)

 

인간의 복잡한 감정, 읽어낼 수 있는 AI 모델 개발
인지-감정-행동 상호관계를 수식으로 풀어내

(자료출처=프리픽)
(자료출처=프리픽)

 

디즈니 애니메이션 ‘빅히어로’에는 ‘베이맥스’라는 치료 로봇이 등장한다. 치료대상은 사람이고, 사람의 ‘심신’을 보호하고 치료해준다. 자신의 주인이 고통스러운 소리를 내거나, 표정을 찡그리면 어디가 아픈지 단박에 체크해 치료법을 제시하고, 심적으로 우울한 상황에 놓이기 전 미리 캐치해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 수 있게 통화를 연결해준다. 이젠, 현실에서도 가능한 이야기가 됐다. 인공지능의 발달은 수많은 상상을 현실의 무대 위에서 재생시키고 있다.

감정은 행동을 일으키는 동기
감정과 행동의 인과관계를 찾아서

2020년 신설된 인하대 인공지능공학과는 인공지능 분야 선도연구와 인력양성으로 향후 행보가 기대되는 학과다. 신생학과에 신임교원으로 임용된 김병형 교수는 인공지능 연구, 그중에서도 ‘감정 인공지능’ 분야 촉망받는 신진연구자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뇌의 활동을 계산학적으로 풀어내는 연구에 관심을 가졌다는 그는 뇌의 다양한 활동 중에서도 정말 복잡미묘한 감정의 세계에 흥미를 느끼며, 이를 수치로 표현해내는 연구에 전문성을 두고 있다. “인간의 감정은 복잡한 메커니즘을 통해 결정되는데요, 인지-감정-행동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모든 행동에는 동기가 있고, 그 동기는 감정과 연결됩니다. 기존의 인간 감정 연구는 입력으로 들어오는 신호 즉, 뇌파와 같은 생체신호, 표정 등을 해석해서 감정을 탐지하는 수준이었는데,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는 현실에서 시시각각 바뀌는 인간의 감정을 체크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정교한 모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저는 인지-감정-행동 상호관계를 파악해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감정인식에 상호관계를 고려하는 것은 감정 정확도를 상승시켜줍니다” 인간의 감정은 행동과 인과성이 있다는 전제하에, 이를 설명할 수 있는 학습모델 개발이 그의 연구그룹의 목표다. 예를 들어, 공부를 하다 보면, 학업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이 스트레스 받는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게임을 하는 경우도 있고, 친구와 수다를 떠는 경우도 있고, 커피를 마시거나, 명상하는 경우도 있다. 한가지 단순한 알고리즘으로는 풀어낼 수 없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에 따른 행동들을 객관화하기 위해 김병형 교수는 데이터를 모으기 시작했다. 

“심리치료나 행동발달 교정에 적용할 수 있어”
남녀노소 다양한 후보군을 모집해 연구그룹에서 개발한 웨어러블 장비를 제공했다. 이 장비 또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데, 가볍고 심플하며, 몸에 착용해도 타인이 이상하게 보지 않는 장비가 필요했다. “흔히 뇌파를 측정할 때 32개의 센서를 붙이는데, 저는 헤드셋 모양으로 뇌의 좌우에 소형 센서 하나씩만 붙이는 최소형으로 제작했고, 감정인식의 어려움이나 신호잡음이 상승하는 등의 단점을 최소화하며 주목받았습니다” 이런 준비와 연구 과정을 통해 나온 연구성과가 얼마 전 ‘인간 뇌 비대칭 활성모델 및 시계열 인과그래프 모델 개발’ 주제로 인공지능 분야 상위 1%에 드는 국제 저명학술지인 ‘IEEE Transactions on Cybernetics’에 게재되며 주목받았다. 김병형 교수는 학습데이터 분포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감정 데이터가 발생했을 때, 과거 행동-감정 간 양방향 인과성과 감정 상태에 따른 뇌파의 비대칭성 활성도를 유기적으로 반영해 감정인식 정확도를 높였다. 또한, 시계열상에서 감정과 행동의 인과관계를 파악하는 인과그래프 모델 알고리즘을 일상생활 실험에 적용해, 사용자가 언제 어떤 이유로 스트레스를 느끼는지 원인을 파악하고 사용자마다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음을 입증했다. 그렇다면 그의 연구는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 그는 심리치료나 행동발달 교정과 같은 홈케어 중심의 헬스케어 시장 분야로의 진출을 제시했다. “어떤 행동을 자주 하면, 우울증의 전초 증상이라는 걸 깨달아 예방 치료를 받거나, 발달장애아들이 예기치 못한 행동을 하기 전 미리 감정을 읽고 알려주는 것 등이 될 수 있습니다”

김병형 교수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알을 깨고 나올 수 있어야, 인공지능이라는 블루오션을 탐험할 수 있는 기회와 가능성이 주어진다고 강조했다.(사진=임성희 기자)
김병형 교수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알을 깨고 나올 수 있어야, 인공지능이라는 블루오션을 탐험할 수 있는 기회와 가능성이 주어진다고 강조했다.(사진=임성희 기자)

“AI와 감정 공유하며 신뢰 관계 쌓아가는 것이 인간과 AI 공존의 시발점”
김병형 교수는 현재 인간이 어떤 대상과 감정적 교류를 할 때 발생하는 뇌의 활성도를 연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간과 AI가 교류하기 위해서는 상호작용이 일어나야 하는데, AI가 인간의 복잡미묘한 감정을 읽어내지 못하면, 인간이 AI를 신뢰하지 못하게 됩니다. AI가 정교해질수록 인간과 교류할 수 있는 통로가 넓어지고, 그렇게 인간과 AI가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의 토대가 쌓일 것입니다”라고 설명하며 “최종적으로는 나의 감정을 조절해줄 수 있는 나만의 맞춤형 AI 비서가 탄생할 수 있겠죠”라고 덧붙였다.
  감성 인공지능 분야는 아직 학문의 역사가 짧아서, 블루오션이라고 할 수 있다. 미개척 분야가 많다 보니, 누가 먼저 깃발을 꽂느냐가 뉴프런티어 타이틀의 향방을 가늠한다. 이런 장점도 있지만, 아직 시계제로의 학문이다 보니, 미래를 불안해하는 학생들의 문의가 많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저는 답을 주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주로 해주는 말은 본인이 어떤 알을 가졌는지, 정확히 깨닫고, 그 알을 깨고 나오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는 인하대 인공지능공학과가 소프트웨어 중심대학사업, 대학원 전기컴퓨터학과가 AI 융합대학원 사업 등의 지원을 받고 있어, 학생들이 인공지능을 공부하고 응용하는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며, 구성원들과 함께 학과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인간의 감정을 연구하는 AI 연구그룹은 많지만, 김병형 교수처럼 감정과 행동의 인과관계를 파악해 수치적인 모델로 제시해낸 연구자는 거의 없다. 그가 그 분야의 깃발을 꽂을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선 것이다. 인간과 AI가 공존하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의 제일 첫 단추를 끼우기 위해 활약하는 그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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