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화’로 신소재 개발 ‘시간’을 지배하다
‘영상화’로 신소재 개발 ‘시간’을 지배하다
  • 임성희 기자
  • 승인 2023.01.30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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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화’로 신소재 개발 ‘시간’을 지배하다

홍승범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교수/신소재 영상화 및 융합연구실(사진=임성희 기자)
홍승범 카이스트(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신소재 영상화 및 융합연구실(사진=임성희 기자)

 

신소재 개발에 영상화, 머신러닝, 인공지능 활용
연구하는 자의 ‘윤리’ 강조 

(자료출처=프리픽)
(자료출처=프리픽)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홍승범 교수의 목소리가 카랑카랑하고 젊다. 분명 학과장님으로 알고 있는데, 생각보다 젊은 목소리에 놀랐다. 직접 만난 홍승범 교수는 내가 느낀 청각 정보 이상의 인물이었다. 다채로운 연구경력과 경험, 세계를 넘나드는 이력이 눈길을 끈다. 카이스트 물질혁명, 더 나아가 세계적인 물질혁명을 주도할 그의 연구를 소개한다.

나의 모교, 카이스트
홍승범 교수는 신소재공학과가 위치한 건물이 준공된 1989년 이듬해인 1990년에 카이스트에 학부생으로 입학했다고 했다. 그리고 카이스트에서 석박사를 거쳐 2000년 삼성종합기술원에 입사해 근무하다, 2007년에는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로 옮겨 영년직 책임연구원으로 10년간 활동했다. 모교인 카이스트에 교수로 다시 온 건 2017년. 스승인 노광수 교수의 연구그룹을 승계하며 교수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현재 카이스트에서 운영하는 초세대협업연구실 시스템을 먼저 도입한 셈이다. 원래 교수가 ‘꿈’이었다는 그는 17년이란 세월을 돌고 돌아 교수가 됐다. 그에게 17년은 교수라는 꽃이 되기 위한 꽃봉오리의 시기였던 것이다. 그 꽃봉오리의 시기는 그에게 꽃과 비견될 만한 시간이었다. “대기업 경험도 하고, 미국 연구원으로서 미국의 연구시스템도 경험했는데, 이제 와 뒤돌아서 생각하니 저에게는 교수로서 초석을 다지는 시기였습니다” 

빅데이터 바탕으로 인공지능 활용해, 신소재 설계도 제작 및 공정시스템 구현
홍승범 교수는 2017년 부임해서, 신소재 영상화 및 융합연구실을 세팅했다. 홍승범 교수 연구그룹은 카이스트 전략연구 10개 분야 리스트에 올라있다. 또한, 카이스트 글로벌 특이점 연구사업으로 지원받으며, 세계를 선도할 연구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연구그룹은 다중 스케일 모델링 및 영상화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머신러닝을 활용하여 신물질의 구조-물성, 구조-합성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자동화된 신물질 합성을 위한 하드웨어를 구축함으로써 신물질 디자인부터 신소재 시장진출까지의 기간을 기존의 20년에서 3~5년으로 줄이는 획기적이고 혁신적인 방법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원자간력 현미경을 이용해서 원자, 분자 단위의 영상화 작업을 많이 했고, 올해부터는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제작된 설계도를 구현할 수 있는 공정시스템에 대한 아이디어를 실현하고자 합니다”라고 밝혔다. 그의 연구가 순항한다면 세계적으로 신소재 개발을 압도할 수 있는 연구인프라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2022년에는 인공지능 활용 고용량 배터리 소재 역설계 기술 개발(Nano Energy), 리튬이차전지 실리콘 기반 음극의 수명과 관련된 전자전도도 퇴화를 나노스케일에서 영상화 성공(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 리튬이온전지 충방전 과정을 나노스케일에서 영상화 성공(ACS Applied Energy Materials) 등의 다양한 연구성과를 국제 학술지에 선보이며, 향후 연구 행보에 더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우리의 모든 연구는 보는 것에서 시작”
“우리의 모든 연구는 보는 것에서 시작합니다”라고 홍 교수는 영상화가 연구그룹의 키워드임을 강조했다. 소재나 소자의 물질구성을 눈으로 볼 수 있으면, 신소재 개발하는 시간을 훨씬 단축할 수 있다. 영상화는 신소재 개발의 ‘시간’을 지배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가 된다. 소위 말해, 세계적으로 신물질 개발을 주도할 수 있는 연구그룹의 필살기인데, 홍 교수는 이 부분을 학생들과 비전으로 공유하며, 집단지성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워라벨을 추구하면서 누구보다 빨리 신소재를 개발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를 생각해보면, 인공지능을 공부하고 활용해야 된다는 것을 모두가 깨닫게 됩니다. 저는 이런 인공지능과 더불어 집단지성의 힘을 믿으며, 학생들이 함께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자 노력합니다. 인공지능 전문가를 찾아가 인공지능을 배우고 그곳 전문가들과 인맥을 형성하는 파견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이 한 예입니다. 같이 공부하면서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고 집단지성이 발휘됩니다” 이에 홍 교수는 연구그룹을 구성할 때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들이 조화를 이룰 수 있게 의도한다. 신소재 개발에 영상화, 머신러닝, 인공지능 등이 활용되는 만큼 다학제적인 연구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홍승범 교수는 학생들에게 연구자가 지켜야 할 ‘5가지 윤리’를 강조하며,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능력을 백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로 키워주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했다.(사진=임성희 기자)
홍승범 교수는 학생들에게 연구자가 지켜야 할 ‘5가지 윤리’를 강조하며,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능력을 백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로 키워주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했다.(사진=임성희 기자)

연구자가 지켜야 할 ‘5가지 윤리’
그는 특히 연구하는 자의 ‘윤리’를 강조했다. “저는 학생들에게 안전, 건강, 윤리가 아니면 우리의 연구는 소용이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연구그룹원으로 들어올 때 5가지(연구비, 인권, 연구데이터, 논문특허 크레딧, 일반상식) 항목에 대한 윤리서약을 맺습니다. 이 윤리를 지키기 위해 행동할 때 연구실에 소속감과 애정이 더 커지고 연구자로서의 사명감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연구그룹의 시스템은 그야말로 대기업 뺨칠 정도로 고도화, 안정화 돼 있었다. 이런 원동력으로 2022년 과기정통부 ‘건강한 연구실’에 선정되기도 했다. 연구실이 문을 연 지는 7년 차지만, 그는 이미 11명의 석사와 9명의 박사를 배출해냈다. 그가 강조하는 연구윤리를 바탕으로 배출된 인재들은 적재적소에서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며, 사회와 국가를 위해 공헌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승범 교수는 교수의 연구와 교육이라는 두 가지 영역 중 ‘교육’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고 했다. 17년을 돌고 돌아서 교수가 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교육’이었다. “남녀노소 누구나 행복하게 가르칠 수 있는 선생이 되고 싶습니다” 그는 자신을 교수의 길로 이끌어준 스승과 이혁모 전 학과장에게 감사하며, 현재 자신과 연구를 함께 해나가고 있는 학생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누구든지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저는 꿈을 이룬 사람이라서, 학생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싶습니다”
 

 

[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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