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소기관 ‘이온통로’에서 신경 퇴행 억제 핵심물질 찾는다
세포 소기관 ‘이온통로’에서 신경 퇴행 억제 핵심물질 찾는다
  • 임성희 기자
  • 승인 2023.01.30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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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소기관 ‘이온통로’에서 신경 퇴행 억제 핵심물질 찾는다

위진홍 건국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교수
위진홍 건국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교수(사진=임성희 기자) / "새로운 관점으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연구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 몸 각 기관의 노화 및 신경 퇴행의 비밀을 밝힐 기전연구
기전연구에서 신약개발까지, 연구시스템 갖추고파

(자료출처=프리픽)
(자료출처=프리픽)

과학기술의 발전은 100세 시대를 앞당겼다. 그러나 이젠 수명연장뿐만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게 핵심인 시대가 됐다. 특히, 퇴행성 뇌 질환은 환자 본인의 삶의 질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의 삶의 질도 저하시켜 온 가족을 눈물짓게 하는 대표적인 노인질환으로 노년의 삶을 위협하는 블랙리스트로 손꼽힌다. 아직 사전진단이나 치료가 힘든 미지의 영역 중 하나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상용화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는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세포 소기관 이온통로에 주목해, 뛰어난 연구성과를 내고 있는 위진홍 교수의 활동이 눈에 띈다. 

파킨슨병 일으키는 주요 인자로 ‘TMEM175’ 이온통로 발견
퇴행성 뇌 질환 치료약물개발 기대 커져

우리 몸의 세포는 약 30~40조 개로 추정된다. 우리가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건 각 세포가 끊임없이 활동하기 때문인데, 세포들이 정상활동을 하려면 미세한 생체전류가 흘러야 하고, 생체전류가 흐를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다양한 이온화된 미네랄이 녹아있는 균형 잡힌 전해질인 체액이다. 체내 수분의 67%는 세포 내에 있고, 26%는 세포 외 체액에 있다. 세포 내(內)와 외(外)를 구분 짓는 세포막에는 특별한 무기질 이온들의 유입과 방출을 가능케 하는 이온통로가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칼륨 통로, 나트륨 통로, 칼슘 통로, 염소 통로 등이 있다. 위진홍 교수는 이 이온통로에 돌연변이 및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떤 현상이 발생하는가에 주목했다.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박사후과정으로 연구할 때인 2020년 선천적 지적장애 발생이 Nalcn이라고 알려진 나트륨 이온통로의 문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Nature communication에 발표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2021년에는 세포 소기관인 리소좀에 존재하는 ‘TMEM175’라고 하는 칼륨(포타슘, K+) 통로에 돌연변이 및 문제가 생겼을 때, 파킨슨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Nature에 게재하였다. 이 연구는 Nature에서도 주목하는 연구를 소개하는 Nature New&Views에 게시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TMEM175의 돌연변이인 M393T 같은 경우 전 세계 인구의 약 17.5%, 남방 아시아나 유대인의 경우는 약 30%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이 돌연변이를 보유할 경우 파킨슨 발병 확률이 약 25% 이상 증가해 파킨슨병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위진홍 교수는 “논문 발표 직후인 2021년 6월 외국 유명 바이오기업이 TMEM175을 타켓으로 한 파킨슨병 및 퇴행성 뇌 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해 2억 8400만 달러 규모로 옵션계약을 체결하고 신약개발에 착수하였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질병 기전연구가 사람에게 실제적 이익이 되는 신약개발로 이어진 좋은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현재 학계뿐만 아니라 산업체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는 위진홍 교수는 2021년 9월 건국대 의과대학에 부임하며, 향후 행보가 더 주목된다.

“새로운 연구주제를 찾아 나만의 연구입지 다지고파”
건국대 부임 전에도 오랜 연구 경험과 경력을 쌓으며 자신만의 연구입지를 다졌던 위진홍 교수는 건국대 부임 이후 학문적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최적의 연구환경 속에서 연구 의지를 더욱 불태우고 있다. “건국대의 가장 좋은 점은 열린 마음과 뛰어난 연구 역량을 갖추신 교수님들과의 공동연구가 활발히 이뤄져, 연구 역량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연구를 진행하며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교수님들, 연구진들과 함께 소통하면서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점은 저와 우리 연구진의 문제해결력을 강화시키는 매우 긍정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서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는 기자에게 연구그룹의 지향점을 확실히 밝히며 거듭 강조했다. “저희 연구그룹의 지향점은 우리의 연구가 단순한 기초연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환자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연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떠한 문제도 그 문제를 만들어낸 것과 같은 수준의 사고에서는 절대로 해결할 수 없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기존의 연구방식을 답습하기보다는, 새로운 관점으로 궁극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싶습니다. 새로운 관점으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연구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의 TMEM175 발표논문이 현재 신약개발로 논의되며, 그 분야를 선점한 것처럼, 그는 자신이 발굴한 새로운 기전이 상용화로 이어져, 사람에 도움이 된다면 그보다 더 바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연구자 간의 활발한 학문 교류로 연구 역량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건국대의 연구환경에 감사하며 위진홍 교수는 이에 힘입어 더 좋은 연구성과와 인력양성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마음을 밝혔다.(사진=임성희 기자)
연구자 간의 활발한 학문 교류로 연구 역량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건국대의 연구환경에 감사하며 위진홍 교수는 이에 힘입어 더 좋은 연구성과와 인력양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마음을 밝혔다.(사진=임성희 기자)

새로운 치료 표적, 리소좀 TPC1 이온채널 
TMEM175 관련 신약개발이 진행 중이지만, 위진홍 교수는 또 다른 유효물질을 찾아내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바로 리소좀 TPC라고 알려진 나트륨 통로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신경 퇴행 억제에 있어 새로운 치료 표적인 lysosomal TPC1 통로의 기능 규명 및 채널 활성화 물질 탐색 연구’ 과제에 선정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온통로를 연구하는 연구그룹은 있지만, 세포 소기관 특히 엔도솜이나 리소좀의 이온통로 기능을 측정해 연구하는 연구그룹은 국내에서는 위진홍 교수 연구그룹이 유일하고,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세포소기관 이온통로는 다양한 질환과 연관되어 있지만, 통로의 기능은 잘 알려져 있지 않아, 먼저 TPC1이 세포 소기관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아본 후에, 이 통로 활성화 물질을 탐색할 예정입니다. 현재 퇴행성 뇌 질환 치료제로 알려진 약물은 단순한 NMDA 수용체 억제제 기반 정도여서 아직 확실한 치료약물이 없는 실정입니다. 저는 이 이온통로의 기능을 밝혀 알츠하이머나 다른 퇴행성 뇌 질환의 새로운 치료 조절 타겟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더불어 위진홍 교수는 청각과 퇴행성 뇌 질환의 연관 관계도 연구리스트에 올려놓고 있다. 난청을 일으키는 요인이 치매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연구하는 매우 흥미 있는 연구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출처=프리픽)
(자료출처=프리픽)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
인터뷰 내내 위진홍 교수가 가장 많이 언급한 내용이 바로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다 그는 기초과학자지만, 상용화까지 염두에 두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래서 연구실 세팅하면서 약물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바로 HTS(High Throughput screening)이다. “질병의 기전을 연구하고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HTS로 단백질을 조절해 유효물질을 발굴하고 신약개발까지 이어가고자 합니다. 그래서 사람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결과를 내고 싶습니다”
  인간의 눈으로는 감지하기 힘든 작디작은 세포, 그 세포를 이루고 있는 소기관들의 움직임과 시스템을 연구한다는 것이 정말 경이롭다.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찾고, 그것을 규명해가며, 인간 생명현상 가장 깊숙한 곳을 탐구하는 그래서 어찌 보면 탐험가의 생리와 맞닿아있는 위진홍 교수의 연구 일상이 눈앞에 그려지는 것 같다. 탐험은 자의에 의해서 하면 흥미진진하지만, 타의에 의해서 하면 노동이 된다. 그래서 그는 학생들에게 “유행을 좇아서 진학하지 말고 자신이 하는 일이 재미있어야 합니다. 기전연구나 신약개발은 정말 힘들고 긴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이죠. 저와 연구하는 학생들이 함께 성장하여 함께 같은 분야에서 일하며 사회에 이바지했으면 합니다”라고 전했다. 
  언젠가 위진홍 교수가 주축이 된 신약 파이프라인 소식이 들려오리라 생각한다. 퇴행성 뇌 질환 치료제. 아직 누구도 이뤄내진 못한 그 길에 그의 족적이 처음 남겨지길 바라본다.
 

[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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