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3축 체계 조기 구축, 한·미 연합훈련 확대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북한 위협 압도적 대응 위한 전력 보강 계획
국방부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연두 업무보고를 통해 북한 위협에 대한 압도적 대응을 위한 전력 보강 계획을 밝혔다. 특히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 교란 및 파괴시키는 개념을 발전시키고 북한 전 지역에 대한 파괴 능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한이 핵을 실제 사용하는 상황을 가정해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도 본격화하기로 했다.
‘3축 체계’로 북한 위협에 대응
이번 업무보고에는 국방부와 합참, 각 군 및 기관의 주요 직위자와 정부 주요인사, 국방·과학기술·방위산업 전문가 등도 참석해 비공개로 진행되었다. 국방부는 우선 유사시 북한을 선제 타격하는 ‘킬 체인(Kill Chain)’, 핵·미사일을 방어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공격받은 이후 압도적 전력으로 대규모 보복에 나서는 대량응징보복(KMPR) 등 한국형 3축 체계 구축을 가속화 할 것이라고 전했다.
군은 킬 체인 역량 강화를 위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 이를 교란 및 파괴하는 개념을 발전시키기로 했다. 이는 사실상 ‘선제타격’과 유사한 것으로 발사 이전 단계에서 저지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미 연합연습과 연계해 연합·합동 미사일 타격 훈련을 강화하는 등 ‘발사 전 저지’ 개념을 구체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425 사업을 통해 개발 중인 군 정찰위성 1호기를 연내 발사해 2020년대 중반까지 총 5대를 전력화 할 계획이다. 또한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의 최종 시험발사 역시 올해 진행해 월등한 대북 우위의 정보·감시·정찰(ISR) 능력 구축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분야에선 미사일 발사 탐지와 연동 능력 강화, 미사일 요격 자산 확충 등을 추진한다. 북한이 다종·다양한 미사일을 혼합해 동시에 공격하는 상황에 대비해 장사정포 요격체계 핵심기술은 물론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과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을 통합 운용하는 체계를 발전시킬 계획이다. 하층·상층·중층 방어체계를 통합 운용해 동시다발 다층 요격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국방부는 대량응징보복 계획과 관련해 북한 전 지역의 전쟁 지도부와 핵심 시설 등에 대한 파괴 능력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군이 북한의 ‘모든 지역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해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공개된 탄두 중량 최대 9톤(t)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은 핵이 아닌 재래식 미사일 중에서는 최강의 위력을 갖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핵 선제 사용 가정한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 실시
국방부는 2월 하순 미국에서 한·미 연합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DSC TTX는 북한의 핵 위협과 핵 사용 임박, 핵 사용 등의 단계를 가정해 각 상황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군사적 대응 방안을 강구하는 훈련이다. 지난해 11월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당시 이종섭 국방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연습 정례화에 합의했다.
과거 열린 DSC TTX가 한반도 위기관리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북한의 핵 사용 상황을 중점적으로 다룰 전망이다. 이 장관은 언론 설명에서 “5월에는 합동참모본부와 미국 측 군사 분야에서 군과 군 간의 별도 TTX도 진행할 것”이라며 “과거 정책적 수준에서 했던 TTX보다 훨씬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TTX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방부는 미국과 핵 관련 정보공유와 협의체계, 공동기획, 공동실행 등 확장억제에 합의했는데, 여기에 북한 핵 및 미사일과 역내 미국의 핵전력 배치·운용 현황 등 핵 관련 정보 공유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올해 최소 3차례 개최해 구체적 이행 방안을 협의하고, 미국의 핵 수단 사용 의사결정 과정에 우리 군의 입장이 반영되도록 위기관리 협의체계를 활성화 한다는 구상이다.
국방부는 실전적 연습 시나리오를 적용한 한·미 연합훈련도 진행한다. 이를 위해 전반기 연합연습(FS)때는 1·2부 구분을 두지 않고 11일간 연속 훈련을 통해 효과를 배가시킨다는 구상이다. 또 전반기 연습과 연계해 여단급의 ‘쌍룡 연합상륙훈련’을 사단급 규모로 확대 시행하고 20여 개의 훈련을 과거 ‘독수리 훈련(Foal Eagle)’ 수준으로 시행하는 등 연합 야외 기동 훈련의 규모와 범위도 확대할 계획이다.
후반기 연습(UFS)의 경우 정부·군사연습을 통합 시행해 국가총력전 수행 체계를 숙달하고 군과 중앙·지방정부, 공공기관 협업이 요구되는 원전 급조폭발물 발견, 반도체 공장 화재, 금융 전산망 마비 등의 복합적 시나리오를 적용해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국방부는 최근 북한의 무인기 대응 관련 내용을 별도 보고하면서 조기 탐지·식별, 공중 다중차단, 적시 효과적 타격 체계 등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이종섭 장관은 “그동안 우리 군의 우선순위에서 적(북한) 소형 무인기 대응은 낮은 순위에 있었다”며 “그러나 이번(북한 무인기 도발) 사태가 국민에게 굉장한 불안감을 줬다는 점에서 대응능력을 강화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합동드론사령부를 창설해 다목적 부대로 발전시키고 내년에 창설되는 전략사를 통해 전략자산들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