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이웃나라』저자 덕성여대 이원복 교수
『먼나라 이웃나라』저자 덕성여대 이원복 교수
  • 임성희 기자
  • 승인 2011.12.23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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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Special Interview]

 

“항상 응원해주는 독자들에게 고마워”
한국사회가 나아가야할 올바른 길을 제시하는 이 시대의 지성인
 


학창시절 『먼나라 이웃나라』를 통해 역사공부를 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특히 만화를 좋아했던 사람들이라면 특히나 이원복 교수의 『먼나라 이웃나라』가 역사공부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이원복 교수의 『먼나라 이웃나라』는 1987년에 책으로 발행됐고 현재까지 1500만부 넘게 판매 된 스테디셀러다. 이 교수가 직접 독일에서 10년간 유학하면서 겪은 체험들이 책 속에 고스란히 나와 있어 여느 역사책에서는 볼 수 없는 생생함을 『먼나라 이웃나라』를 통해 느낄 수 있다. 이 교수는 『먼나라 이웃나라』의 저자로서 뿐만 아니라 덕성여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로서 또 이시대의 지성인으로서 다양한 활동을 보이며 많은 이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다. 내년이면 덕성여대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는 그 이지만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그에게 원동력이 무엇이냐 물어봤다. 그는 “내 일을 하는데 원동력이 왜 필요한가요? 해야 하는 일인데요…….꼭 대답을 하자면 바로 ‘재미’죠. 내가 좋아하는 일이고 평생해오면서 싫증이 안 나니까 하는 거죠 우리는 하기 싫은 일 죽었다 깨나도 못해요.”라고 답하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생생한 체험이 탄탄한 스토리와 캐릭터로 책 속에 그대로 담기다.

건축과 만화가 왜 어울리지 않아요. 모두 종이위에서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건데요. 모두 아이디어와 꿈을 가지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건축이나 만화나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만화와의 인연은 고등학교 때 부터에요. 그때 외국만화를 그대로 따라 그리는 걸로 아르바이트를 했죠.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아르바이트가 제 평생 직업이 된 거죠. 그걸 계기로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소년 한국일보 어린이 신문에 만화를 연재하기 시작했어요.

 

독일에서 10년간 수학하셨잖아요. 유럽유학시절 이야기를 좀 해주세요.
독일에 가서도 저는 연재를 계속했어요. 그것이 계속해서 만화를 그릴 수 있었던 시발점이 됐죠. 독일 유학시절 프랑스에 갔는데 프랑스 국민만화 『아스테릭스』가 서점 한 가운데에 진열돼 있는 걸 보고 굉장히 놀랐습니다. 70년대만 해도 한국에서 만화는 삼류문화 취급을 받았어요. 근데 프랑스에서는 상류문화로 취급되는 걸 보면서 부러우면서도 한국에서도 만화가 격상되는 날이 올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먼나라 이웃나라』의 탄생배경이 궁금합니다.
 독일 유학 시 우리나라는 여러 가지로 외국에 나가기 어려운 상황이었죠. 우리나라는 후진국이고 선진국에 가서 이것저것을 둘러보니 신기한 게 너무 많아서 만화로 그려내게 됐어요.

 

『먼나라 이웃나라』는 역사적 지식이 풍부해야할 것 같은데, 역사공부는 어떻게 하셨나요?
 제가 역사학자도 아닌데 처음부터 완벽하게 역사를 알고 시작한 게 아니에요. 역사는 책을 통해서 얼마든지 공부할 수 있죠. 다만 책을 통해 본 내용들을 직접 현장에 가서 체험하고 확인하게 되면 훨씬 더 이해가 빠르게 되죠. 박물관이라든가 도처에 남아있는 흔적들을 보면서 다양한 사고와 생각들이 종합이 되는 거죠. 역사책을 통해 배운 것에다가 좀 더 디테일을 더하게 되면 흥미 있는 스토리텔링이 나오는 거죠.

 

『먼나라 이웃나라』제작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무엇인가요?
 그야 여행을 많이 다닌 거죠.(웃음)

 

 네(웃음), 교수님께서는 세계 곳곳의 역사적 현장을 다 다녀 보셨을 텐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가 있으세요?
『먼나라 이웃나라』에는 안 나오는 건데……. 동구권 몰락 이후에 동유럽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우리가 알았던 추상적인 못사는 동유럽이 현장에 가보니까 정말 처참하더라고요. 우리가 생각하는 공산주의 사회로는 상상이 안가는 그런 사회였어요. 동유럽 체험을 통해 북한이 어떻다는 걸 추정할 수 있었어요.

와인문화 바로 잡기에 앞장서는 와인매니아

 

와인컬렉터로 유명하시던데요?
와인드링커지 컬렉터는 아니에요.(웃음)

 

아 그러세요? 『와인의 세계 세계의 와인』이라는 책도 펴내시고, 최근 LG상사 트윈와인과 ‘이원복 와인’ 프로젝트를 진행하시던데요?
우리나라에 잘못된 와인문화가 전해지고 있는 것 같아 우리 국민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와인의 세계 세계의 와인』이란 책을 펴낸 거고요. 우리나라에서 와인문화가 잘 못 들어와서 그런 걸 조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 ‘이원복 와인’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죠.

 

우리나라의 와인문화, 무엇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시나요?
한국이 세계에서 와인문화가 제일 늦게 들어왔습니다. 서양 지배를 받은 다른 나라들은 와인문화를 먼저 받아들였죠. 왜냐면 와인은 서양문화이고 서양문화에서 와인은 예수님의 피로 받아들여지니까요. 그래서 기독교가 들어간 곳은 반드시 와인문화가 들어가요. 우리나라는 일본의 지배를 받아서 서양문화가 못 들어왔어요. 그렇게 와인을 모르고 있다가 해방 후에 미군과 함께 서양문화가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그때도 워낙 가난해서 와인문화가 제대로 들어오지 못했죠.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에 들어와서 비로소 어느 정도 국민소득이 만 불이 넘어가면서 그때 처음 와인을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와인에 대한 정보가 없고 와인관련 책을 보면 어려운 용어 때문에 보면 볼수록 더 어렵게 느껴졌었죠. 또 일본 만화『신의 물방울』이란 책이 들어오면서 와인을 굉장히 미화시키고 왜곡시켜놨어요. 그래서 한국 사람들이 와인을 대할 때 주눅이 들어 있는 것 같아요. 그걸 모르면 교양이 없는 것 같고 왠지 모르게 경배해야 할 것 같고 와인문화를 고급문화로 생각하는데 그건 아닙니다.
서양에서 제일 흔한 음료가 와인이었기 때문에 와인문화가 자리 잡았고, 서양에서는 수프를 빼놓고 국물이 없어서 반드시 맥주고 뭐고 마실게 있어야 하는데 인류에게 제일 최초의 마시는 음료가 와인이었잖아요. 이렇듯 와인은 서양에서 굉장히 대중적인 음료인데 이것이  아시아 그것도 한국에서는 갑자기 고급문화로 자리 잡아서 비싼 와인만 들어오고 고급문화로 경배 받고 그러죠. 그래서 이건 아니다 싶어서  LG상사 트윈와인과 손을 잡고 와인문화 바로잡기를 시작한 거죠.

 

특별히 좋아하는 와인이 있으세요? 주량이 어떻게 되시는 지도 궁금하네요.
닥치는 대로 마셔요. 없어서 못 마시죠.(웃음) 긴 시간을 마시면 와인 한 병 정도는 마시죠. 와인을 마실 때는 주로 혼자 마셔요. 그래야 와인의 섬세한 맛을 느낄 수 있죠. 여러 명이 마실 때는 소주가 최고에요.(웃음)

 

“나만의 소신 꿋꿋이 지키며 앞으로 나아갈 것”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덕성여대 교수로서 내년에 정년퇴직을 합니다. 하지만 퇴직이후에도 하나도 변할 게 없어요. 퇴직 후 명예교수가 되도 2년간은 수업을 해야 할 거고, 그러면서 서서히 페이드 아웃되는 거죠. 그리고 현재도 작업을 계속 하는데 『먼나라 이웃나라』 수정 보완작업을 하고 있어요. 『먼나라 이웃나라』를 몇 년에 한 번씩 업그레이드를 합니다. 보완작업이 끝나면 다음 프로젝트를 해야죠.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지만 아마『먼나라 이웃나라』 후속편이나 아니면 아예 다른 일을 시작하겠죠.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말씀 있으세요?
 “그림은 손이 그리지만 손을 움직이는 건 머리다. 머릿속에 들은 게 없으면 절대 좋은 그림 못 그린다”고 강조하죠. 그래서 디자인 책도 읽고 신문도 보고 대화도 하고 여행도 하고 고민도 많이 하고 그러라고 학생들에게 자주 이야기 합니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해주세요.
늘 고맙죠. 꾸준히 제 만화를 읽어 주시니까요. 한 가지 미안하게 생각하면서도 바꿀 수가 없는 게 독자에 대한 피드백을 제대로 못해드린다는 거죠. 저는 인터넷에 저에 대한 댓글을 일체 안봅니다. 왜 그러냐면 그걸 보면 영향을 받으니까요. 그러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못합니다. 저는 인기관리 이런 거에 연연 안 해요. 내가 하고 싶은, 그리고 싶은 책을 펴내고 그걸 독자들이 보고 호응해주면 고마운 것이지 내가 그걸 잘 다듬어서 곱게 보이거나 포장해서 보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있는 그대로를 지켜갈 꺼 에요. 그래서 그런 거니까 피드백이 없더라도 양해해 달라고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독자들과의 스킨십은 합니다. 강연회나 사인회 독자와의 만남은 빠지지 않고 나갑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매체에 좋은 말씀 해주신다면?
제목자체가 이슈메이커라서 이슈가 되는 사람 중심으로 기사가 실리다보니 사람들을 알 수 있는 상당히 유용한 책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도움을 주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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