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부는 수출기지
찬바람 부는 수출기지
  • 이민성 기자
  • 승인 2016.03.2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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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이민성 기자]


 

세계 경제 위기 속 직접적 영향 받은 수출산업

경제 한파를 극복하기 위한 출구 전략이 필요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세계 각국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며 수출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는 국내 기업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뉴 노멀 시대의 등장으로 인한 세계 경기 둔화와 국제 유가 하락에 세계 무역 시장의 교역량은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2014년 5,727억 달러였던 국내 수출 규모는 지난해 7.1%가 감소한 5,320억으로 기록되며 2011년 이후 4년 만에 연간 교역량 1조 달러가 무너졌다. 



수출 산업의 둔화, 다양한 원인의 결합


최근 국내 수출 산업은 세계 무역 시장의 교역량 하락과 함께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국내 수출액은 전년 동월과 비교해 12.2% 감소한 364억 달러를 기록했다. 2015년 1월 이후 14개월 연속으로 감소해 최장기 기록을 세우고 있는 국내 수출액 감소는 수출산업 전반에서 위기로 평가받고 있다. 수출 산업의 위기 요인은 단기적인 이슈로 이루어진 일시적 요인과 산업 구조가 가진 문제점에 의한 구조적 요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지난 2015년 무역 규모 급락의 배경에는 다양한 일시적 요인이 작용했다. 지난 2011년 한국은 세계에서 9번째로 연간 무역 규모 1조 달러를 달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 수·출입 총량은 2014년 이후 11.5%가 감소한 9,720억 달러로 국내 교역 규모 1조 달러 선이 붕괴했다. 이러한 무역 시장의 둔화에 대해 국내 경제 전문가들은 일시적 요인인 ‘유가 폭락’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2014년 배럴당 100달러에 가까웠던 국제 유가는 작년 하반기 50달러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국내 주요 수출 품목인 석유화학, 석유제품 등의 무역 감소액은 지난 1년간 감소한 무역량 1,093억 달러의 79%인 863억 달러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기 둔화로 인해 세계 무역 총량이 10% 이상 감소한 것이 무역 규모 감소의 또 다른 원인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국내 수출 산업의 위기는 인접 소비국인 중국의 성장 둔화와 저유가 시대의 돌입, 신흥국들의 경제위축 등 악재에 영향을 받았다. 또한, 이러한 요소들은 세계 경제 환경이 변화한 뉴 노멀 시대에서 개선될 가능성이 작아 경제 불안의 지속 요소로 볼 수 있다. 

 
국내 수출 둔화의 구조적 요인으로 최근 중국 경제의 구조가 산업이 발전하며 변화한 점도 문제다. 인적, 물적 자원이 풍부한 중국은 국가의 자급률을 상승시키고 수입대체를 증가시켜 중간재 소비를 줄였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 주변국 중 수출의존도가 가장 높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경제 위기로 세계 각국의 수출입이 감소하며 나타난 보호무역주의에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직접적인 피해가 컸다. 특히 국내 수출 산업에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조선·철강·디스플레이는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인해 부진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풍부한 자원과 세계에서 가장 큰 소비 시장을 지닌 중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진 국내 수출산업이 위기를 맞이했다고 입을 모았다. 대표적 사례로 지난 2006년 국내 주력산업으로 세계 1위를 유지하던 조선업은 2012년 이후 중국에 추월당했다. 이로 인해 많이 줄어든 국내 조선업계의 선박 수주량은 2015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5조 5천억 원 규모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조선업계의 열악한 사정을 나타냈다. 한편 국내 수출기업들의 해외생산 비중의 증가도 국내 수출 둔화의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선통신기기와 가전의 해외 생산 비중은 이미 80~90%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자동차 산업의 비중도 50%에 달한다. 최근 진행되는 수출 둔화의 폭과 지속시간을 고려할 경우 현재 수출 위기는 구조적 요인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교역량의 감소로 컨테이너가 비어있는 무역선이 정박해 있다

 

 

무역 거점 도시도 수출 둔화로 타격받아


지난 2015년 구미 산업단지는 국내 수출산업의 둔화로 인해 12년 만에 최저 수출액을 기록했다.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가 가시화되며 수출 비중의 34%가 중국에 집중된 구미산업단지의 경기는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2013년 367억 달러였던 구미지역의 수출액은 2015년 40% 감소한 273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와 같은 국내 교역 도시의 수출량 감소는 업무 감소로 이어지며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년 만의 최저 수준인 72.6%를 기록했다. 또한, 부정적 경기전망은 소비자의 심리를 위축시키며 사회에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다. 이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은 늘어나는 부정적 지표에 수출산업과 경제 성장세가 함께 둔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출 경기가 호황을 맞이하며 수년간 증가했던 대구·경북 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최근 수출 둔화로 인한 인원 감축, 업무량 감소로 구매자가 줄어 가격하락이 이어졌다. 지난달 한국감정원이 공개한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대표적인 교역도시인 구미와 포항의 부동산 가격 하락은 각각 -0.24%, -0.11%로 투기 열풍이 불던 분양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전문가들은 포항과 구미지역의 아파트값이 크게 떨어지는 이유가 대기업들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고 수출 둔화로 인한 인원 감축을 진행하는 부분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특히 생산기지 이전과 구조조정으로 지역을 떠나는 인구가 증가해 경제활동을 지속할 인구수가 감소해 지역 경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말 포항 철강산업단지 내 근로자는 총 1만 5,369명으로 2014년 대비 776명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대구지방 고용노동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대구·경북 지역 전체 체불임금 증가율은 2.1%로 알려졌지만, 수출기지 임무를 수행하는 포항은 63.1%, 구미는 18%로 기업들의 위기를 나타냈다. 이처럼 수출 산업의 둔화는 국내 수출 기업은 물론 수출기지 역할을 하는 무역 거점 도시에도 피해를 주고 있다.

 

수출 시장의 위기가 국내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작년 11월,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올해 국내 무역 규모가 1조억 달러를 재달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날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2015년 수출입 전망 및 2016년 전망’ 보고서는 국내 무역 규모가 수출·수입 부문에서 각각 2.3%, 4.8%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가 긍정적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하며 국내 수출 산업이 회복기로 돌입했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무역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유가의 안정화는 지난해 감소한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의 수출량을 회복시키며 주요국의 수요 증가와 함께 국내 무역 규모를 성장시킬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전문가들은 국내 제품의 수입 비율이 높은 미국과 유럽의 경기 회복은 IT 관련 제품들과 자동차 등 제조업 부문의 수출 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지난달 대우조선해양의 정성립 대표는 5조 5천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예년과 달리 시장의 문제였던 불확실성이 줄어들며 1분기 기업의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적으로 5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목표로 세웠다고 말하는 그는 더 이상의 적자는 없다고 말하며 강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지난해 국내 교역량의 감소에 기업들이 큰 피해를 보았지만, 전 세계 교역량의 감소에 한국은 최초로 세계 수출 순위 6위에 올랐다. 이에 한국무역협회의 김인호 회장은 수출 시장에서 원화 평가절하에 따른 제품의 가격 경쟁력 상승을 기대하거나 세계 경제 위기를 탓하는 생각을 버리고 새로운 수출 품목들에 대한 수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 수출 시장에서 한국의 2015년 상반기 점유율은 3.29%로 2014년 대비 0.28% 상승해 한국 세계 수출 순위를 한 계단 상승시킨 견인차 구실을 했다. 또한, 2015년 국내 수출 물량 증가율도 세계 평균인 2.3%에서 5.6%로 2배가량 상승했다. 이는 일본, 유럽연합, 중국, 미국 등 대다수 선진국보다 높은 수치로 전 세계 교역량이 줄어든 가운데 이들 선진국의 무역 부진 상황이 국내보다 열악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한 경제 한파 속에서 한국의 세계 수출 시장 점유율이 상승한 것은 수출 둔화 속에서도 강한 수출 경쟁력을 지녔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올해 수출 둔화 현상이 점차 개선되며 시장 회복이 이루어질 때 새로운 수출시장 개척, 수출제품 품질향상 등 노력을 통해 시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오상봉 전 산업연구원장은 수출품목의 고도화, 다양화, 수출 채산성의 개선 등 다양한 혁신이 필요하며 의료, 소프트웨어 등 서비스 산업의 수출 산업화로 시장개척이 이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내 수출 산업이 2016년을 맞이해 천천히 회복하는 가운데 기업들은 수출 경기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올해 세계 경제는 25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목표로 잡은 중국의 성장 둔화와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의 경기악화에 따른 수출 감소세가 이어질 예정이다. 따라서 수출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거래처를 다양화할 수 있는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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