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파 Ⅱ] 국내 일자리 시장을 바라보다
[경제 한파 Ⅱ] 국내 일자리 시장을 바라보다
  • 오혜지 기자
  • 승인 2016.03.22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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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오혜지 기자]


 

 

한국은 구조조정이란 살생부에 떨고 있다

 

IMF 못지않은 인력감축이 진행되고 있다


 

▲업종을 불문하고 확산되고 인원 감축에 많은 직장인의 고용불안 고민이 커지고 있다 ⓒ 영화 회사원


대기업과 은행권을 중심으로 인력 구조조정이 이어지자, 고용 한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수 기업의 인원 감축 속에서, 많은 직장인의 고용불안 고민도 커지고 있다.



식지 않는 희망퇴직 칼바람

시장 불확실성과 실적 부진으로 국내 기업들의 신용등급은 하향추세이며, 그에 따른 구조조정도 가속화되고 있다. 구조조정은 어느 한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닌 중공업, 철강, 건설, 은행, 서비스직 등 전 업종을 불문하고 확산되고 있어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구조조정에 대한 심각성은 지난해 진행된 두산인프라코어의 구조조정이 논란이 되면서 대중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과거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굴삭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큰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건설 수요가 줄어들면서 굴삭기 사업에 타격을 입었다. 또한, 중국 현지기업들과의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두산인프라코어는 2007년 중국 굴삭기 시장 점유율이 17%였던 것에 반해, 지난해에 8.2%까지 떨어졌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3분기에 2,121억 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주력 사업이 주력 시장에서 부진을 거듭되자 지난해 2월과 9월, 11월, 12월, 총 4차례의 구조조정일 진행했다. 이미 11월까지 진행한 구조조정을 통해 사무직 380여 명, 기술직 480여 명 등 860여 명이 회사를 떠난 상황에서 4차례 구조조정에서 고직급자를 대상으로 했던 이전 구조조정과 달리 전 직원으로 대상을 확대해 대리ㆍ사원은 물론, 입사한 지 일 년도 안 된 신입사원까지 포함된 점이 문제가 됐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해 12월,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 두산인프라코어 게시판에 구조조정 관련 내용이 올라오며 논란이 시작됐다. 한 게시자는 “해당 게시판에는 부서별로 최소 40%~70%까지 해고를 당하고 있으며, 주로 사원·대리급이 해고됐다. 어떤 조직은 통째로 사라지기도 했고, 약 70여 명 중, 15명 정도만 살아남았다. 회사 내부에서 강압적으로 희망퇴직을 강요하고 있다” 등의 내용을 게재했다. 이에 두산인프라코어는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강요한 적 없다는 의견을 표명했지만 국민들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인력 구조조정과 관련 1~2년 차 직원들은 철회하라고 지시했습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사람이 미래다'라는 광고로 쌓아온 두산 기업의 이미지는 "부도가 미래다", "명퇴가 미래다" 등 미래를 이용한 패러디가 쏟아지며 곤두박질쳤다.

 
구조조정은 비단 두산인프라코어만의 문제는 아니다. 올해 각 대기업 그룹사들이 사업을 본격화하기 전, 구조조정과 감원 등을 통해 조직재정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지난해에 있어 2016년에도 삼성물산 건설부문에서 상시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2015년 연말, 퇴직 대상자 선정 및 면담을 통해 권고한 것과 달리 2016년에는 희망퇴직 범위를 직급에 국한 두지 않고 사실상 전 직원으로 확대해 수시로 신청받고 있다. 이와 같은 행보에 삼성물산 관계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조직 효율화 차원에서 상시적인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강제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대우조선해양도 예외는 아니다. 대우조선해양은 다양한 강점을 살려 구조조정의 성공사례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전략에 KDB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은 경쟁력 있는 회사로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판단된다”라고 강조하며 선박과 방산분야가 대우조선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우조선의 영업은 해양 50%, 선박 40%, 방산 10%로 구성됐는데 상대적으로 취약한 해양은 줄이고 방산은 키우는 사업으로 재편될 계획이다.  

 
저금리 기조로 이자 마진 축소와 부실기업 대손 비용 증가 등의 리스크 증가와 더불어 기술과 금융 융합으로 등장한 핀테크 시장은 증권가와 은행권에 구조조정 확산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말부터 2015년 말까지 600여 개의 증권사 지점이 문을 닫았으며, 인력 감축으로 국내 증권사 직원 약 8,000명이 퇴직했다. 지난 2010년, 3,200여 명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이후 뚜렷한 인력 감원이 없었던 KB국민은행이 2015년 은행권 인력 감축을 시작한 점에서 은행 시장에 거세게 불고 있는 인력감축 현황을 체감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매년 임금피크제 해당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왔지만 타 은행과 비교했을 때, 퇴직 비중이 현저히 낮다.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는 인력이 1,000여 명이 달하자 국민은행은 지난해 5월, 임금피크제도를 개선해 5년 만에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당시, 임금피크제 대상자 중 총 1,122명이 희망퇴직으로 퇴직했다. 

 
2005년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이후 정기적으로 1년에 몇 차례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는 우리은행은 400~500여 명의 임금피크제 대상자 중, 60%가 희망퇴직을, 40%가 임금피크제를 신청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해 기준으로 씨티은행 650명, 한국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180명, NH농협은행은 316명이 희망퇴직을 했다. 또한, 신한은행은 이례적으로 전 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받아 310명이 퇴사했다. 

 
보험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015년 10월 말 기준으로 생명보험사 직원 수는 2만 5,327명으로 2013년 2만 7,745명 대비 2,418명으로 감소했다. 또한, 회사별로는 삼성생명이 5,326명으로 2014년보다 1,163명 줄었으며 교보생명은 2014년 4,695명 대비 626명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람이 미래다'라는 광고로 쌓아온 두산 기업의 이미지는 두산인프라코어의 구조조정으로 곤두박질쳤다 ⓒ 두산 광고

 

 

구조조정, 해결해 줄 대안이 필요하다

구조조정은 올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기업 인사담당자 3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6년 인력 구조조정 계획 여부’ 조사 결과, 23.8%가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들 기업 중 41.1%는 전년도에도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이유로 35.6%가 경영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서라고 응답했으며, 그 뒤를 이어 30.1%가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어서, 30.1%가 인건비 절감을 위해서, 28.8%가 회사사정이 어려워서, 26%가 기업 경쟁력을 개선하기 위해서, 21.9%가 잉여인력이 많아서라고 답했다. 구조조정 방법은 자발적 퇴직 유도를 하겠다는 기업이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권고사직과 희망퇴직·명예퇴직, 정리해고 등이었다.

 
구조조정과 관련한 논란이 지속되자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5일, 기업이 구조조정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도록 한 기업활력제고특별법, 즉 ‘원샷법’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원샷법이란 공급과잉 업종 기업이 신속하게 사업을 재편할 수 있도록 인수합병(M&A) 등 상법·세법·공정거래법 등의 관련 규제를 특별법으로 한 번에 풀어주는 법안을 뜻한다. 원샷법은 2015년 7월 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이헌재 새누리당 의원이 원샷법 제정안 발의 이후, 올해 8월 13일 시행 예정을 앞두고 있다. 일본의 산업경쟁력강화법을 벤치마킹한 원샷법은 사업 재편에 필요한 각종 세제 혜택과 금융 지원 등을 규정하고 있지만, 산업경쟁력강화법에 비해 형평성과 실효성, 법적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또한, 과잉 공급 해소를 위해 사업 재편을 하는 국내 기업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워크아웃이나 회생절차를 밝고 있는 기업들의 불만도 적지 않을 것이라 예측된다.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들도 계속되는 구조조정 소식은 암담하다는 의견이다.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 침체 속에서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취업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지만, 취업하고자 하는 사람은 오히려 더욱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취업 시장이 더욱 힘들어지자 청년 취업을 위한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해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기업들이 경기 침체와 실적 부진 등으로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는 현재, 정부에서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신입사원 채용을 확대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임금피크제 해당자만큼 신규 채용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대표적인 예로 신한은행과 기업은행 등 다수의 은행에서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임금피크제를 실시한 동안 신규채용은 오히려 25% 감소한 것을 꼽을 수 있다. 또한, 삼성과 현대, 포스코 등에서도 임금피크제와 희망퇴직을 진행한 것에 비해 2014년 하반기 채용 규모는 줄었다. 이에 다수 기업은 “재무여력이 악화되는 만큼,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몸집을 줄이고 있다. 이에 따라 대규모 퇴직자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신규 일자리 창출이 어려운 건 어떡해보면 당연한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강조했다.

 
구조조정은 계속되고 있다. 희망퇴직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재취업 시스템을 찾아보기란 어렵다. 청년실업 문제와 맞물려 취업시장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현재, 희망퇴직으로 내몰린 사람들이 다시 설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희망퇴직자와 취업준비생들을 위해 신산업을 통한 수출 확대와 일자리 창출이 절실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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