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단독 인터뷰] ‘삐뽀삐뽀 119’ 하정훈 소아청소년과 원장
[이슈메이커_ 단독 인터뷰] ‘삐뽀삐뽀 119’ 하정훈 소아청소년과 원장
  • 김갑찬 기자
  • 승인 2022.12.29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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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육아 문화와 부모 권위를 되찾다
 
 
사진=김갑찬 기자
사진=김갑찬 기자

 

부모가 행복한 육아가 진짜 육아
대한민국 저출산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정권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 역시 저출산 대응 정책이었다. 이처럼 정부에서도 수 백조를 투입하고 각종 기관 및 단체에서도 다양한 정책 제안을 이어가지만 출산율 저하는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지난 2021년 대한민국 출산율은 0.81명으로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1명 이하이며 2022년의 경우 공식 집계는 아니지만 0.7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출산율은 반등은커녕 끝없는 추락을 이어가는 것일까? 지금 이 순간에도 주변의 가임 여성에게 왜 아이를 낳지 않느냐고 물으면 경제적 이유 등도 있으나 대부분 출산과 육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과거와 달리 TV나 유튜브 등 수많은 영상 자료로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육아 정보를 접할 수 있지만 이들 대부분은 육아의 어려움과 고통을 해결하는 것에 집중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우리에게 육아는 당연히 어렵고 힘든 것이라는 인식이 당연한 것처럼 문화가 바뀌었다. 이러한 육아 문화의 현실에서 변화의 목소리를 높이는 어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있다. 육아 서적의 정석이자 스테디셀러 ‘삐뽀삐뽀 119 소아과’의 저자이자 구독자 26만 명이 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하정훈소아과의원 하정훈 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2023년 새해의 시작과 함께 하정훈 원장이 전하는 육아 이야기에 함께한 이유이기도 했다.
 
소아과 전문의로서 최근 범람하는 육아 콘텐츠를 어떻게 바라보나
“방송과 유튜브 등에서 소개되는 대부분의 콘텐츠는 문제가 있는 아이들이 타깃인 경우가 많다. 당연히 해당 내용은 이를 해결하는 솔루션이 주된 내용인데 바라보는 이들 역시 그러한 모습에서 나도 모르게 육아는 힘들다는 선입견을 품는다. 물론 육아의 과정이 어려울 수도 있다. 반대로 육아는 충분히 쉬울 수 있다. 그럼에도 최근 아이를 키우는 대부분의 부모는 육아가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다른 일도 마찬가지겠지만 ‘어렵다 어렵다’ 생각하면 쉬운 일도 어려워진다. 매번 힘든 육아 콘텐츠만 바라보니 당연히 육아는 어렵고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물론 다양한 육아 콘텐츠의 순기능도 있겠으나 이처럼 육아를 힘들게 느끼는 문화는 조금은 우려되는 상황이다.”
 
오은영 박사의 육아법과 다른 점이 있다면
“물론 오은영 박사의 육아가 틀렸다고 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오은영 박사의 경우 앞서도 언급한 것처럼 문제가 있는 아이들 대상의 육아 솔루션이 많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나머지 90% 이상의 평범한 아이들이 존재한다. 문제가 있는 아이의 육아와 평범한 아이의 육아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소아청소년과 역시 이러한 보통 육아, 정상 육아를 위한 곳이다. 물론 문제가 있는 아이들은 그에 맞는 치료와 해결책이 필요하고 이 역시도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점점 보통 육아보다 특별한 육아에 집중하고 미디어에서도 해당 내용에 포커스를 맞추는 부분은 다소 아쉽게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보통 육아를 위한 지원과 관심과 응원이다.”
 
 
육아 서적의 정석 혹은 바이블로 불리는 하정훈 원장의 저서 ‘삐뽀삐뽀 119 소아과’
육아 서적의 정석 혹은 바이블로 불리는 하정훈 원장의 저서 ‘삐뽀삐뽀 119 소아과’

 

그렇다면 육아 콘텐츠 시청을 반대하는 입장인가
“아니다. 유튜브 등에서 소개되는 육아 콘텐츠의 가장 큰 문제는 너무 많은 사람이 너무 많은 정보를 쏟아낸다는 점이다. 물론 그들 역시 자신의 경험으로 다양한 정보를 소개하겠지만 이는 전체를 반영하지 못한다. 반면 육아는 어느 하나만 삐걱거려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육아의 큰 틀을 이해하지 못하고 필요한 정보만 골라서 접근하게 되면 결국 엉터리 육아가 될 확률이 높다. 특정 부분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육아 전체의 큰 흐름이 중요하다. 따라서 육아 콘텐츠를 시청하더라도 육아 전문 서적 등으로 전체적인 맥락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저도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으나 이러한 영상 자료에는 육아의 큰 틀까지 담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육아 콘텐츠 제작은 언제부터였나
“최근 몇 년 사이에 유튜브를 비롯한 영상 콘텐츠 제작이 이슈가 됐지만, 사실 저는 10년 전부터 저서인 ‘삐뽀삐뽀 119’ 역시 QR 코드를 삽입하며 영상 제작으로 육아 정보를 전해왔다. 물론 지금은 유튜브 채널도 함께 운영 중이지만 한 번도 유튜버 혹은 크리에이터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소아과 원장이자 전문가로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고 싶었고 그 채널이 유튜브일 뿐이었다. 따라서 영상 제작으로 돈을 벌고 싶은 마음도 없고 부모들의 경우도 광고가 많은 영상은 꺼리는 경우가 많으니 유튜브의 경우에도 따로 수익창출은 하지 않고 있다. (웃음) 다만 제가 만든 영상으로 조금 더 많은 부모와 대중이 올바른 육아 정보와 육아 문화를 인지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됐다. 특히 유튜브의 경우 많은 사람이 정보를 검색하지만 전문가의 이야기는 그리 많지 않다. 재미와 흥미 위주의 콘텐츠, 혹은 본인 경험 위주의 정보가 많기에 대중에게는 오히려 그릇된 정보와 인식을 심어줄 위험도 있다. 저 역시도 이러한 콘텐츠를 보며 소아과 의사로서 다른 견해가 있었고 재미는 없더라도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전문가로서 제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육아 서적의 정석 혹은 바이블로 불리는 하정훈 원장의 저서 ‘삐뽀삐뽀 119 소아과’
하정훈 원장이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하정훈의 삐뽀삐뽀 119 소아과’

 

유튜브 시작 후 변화된 부분이 있다면
“달라진 건 크게 없다. 많은 사람이 2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라면 인기도 실감하지 않겠냐는 질문도 많이 하는데 제 자랑 같지만 사실 지금보다 과거에 훨씬 유명했다. (웃음)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유튜브든 어떤 플랫폼이든 대중에게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겠지만 제가 소아과 의사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 병원을 방문하는 보호자와 부모들은 달라진 점이 많은 것 같다. 유튜브를 시작하기 전에는 제가 병원에서 하는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들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제 영상을 보고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제 이야기가 조금 더 강력한 메시지로 다가갈 수 있다. 이렇게 조금씩 육아 문화를 바꾸는 저변을 넓혀간다는 점에서 만족하고 있으며 여전히 개인 병원을 운영하면서도 틈틈이 영상 제작에 집중하는 이유이다.”
 
아빠 하정훈의 육아는 어땠나
“예를 들어 흡연하는 사람이 금연의 중요성을 말하지 못할까요? 그렇기에 제 육아 경험은 큰 의미가 없다. (웃음) 저도 우리 아이를 키우며 수많은 실수를 했지만, 이러한 시행착오가 있었기에 다른 사람에게 더 좋은 정보를 전할 수 있었다. 육아뿐 아니라 모든 것이 마찬가지다. 실패 없는 성공은 결코 없다. 저도 그랬던 것처럼 이 글을 보게 될 부모 역시 육아 과정에서 자책하지 않았으면 한다. 실패도 인생을 살아가는 하나의 방법이고 나중에 후회해도 결국 이 역시도 우리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최근 육아 문화의 변화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육아 문화를 언급하기에 앞서 대한민국 육아 관련 의료보험 시스템에 대해서 할 이야기가 있다. 미국의 경우만 봐도 질병, 접종, 상담의 비율이 비슷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의료보험의 질병에 집중되어 있다. 따라서 의사 역시 육아 상담으로는 수익이 되지 않기에 아무도 이러한 부분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육아 문화가 붕괴된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는 당연히 저출산 문제와도 이어진다. 아이 하나를 키우지 못한다는 문화가 너무나 당연해졌다. 국가도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과 비용을 집중 투자하고 있으나 이보다는 시스템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현재의 시스템과 육아 문화로는 아이를 키우기 힘들다. 부모에게 다양한 정보와 지원이 존재하나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국 육아 문화의 붕괴로 저출산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이러한 부분을 우려하며 20년째 변화를 위해 노력했으나 여전히 변한 것은 없었다.”
 
 
사진=김갑찬 기자
사진=김갑찬 기자

 

그렇다면 바람직한 육아 문화는 무엇인지
“예를 들어 부모가 엄하게 아이를 대하더라도 심지어 아이가 마음의 상처를 입더라도 육아의 틀은 유지하면서 배려를 잘해준다면 문제 될 것은 없다. 그러나 최근 육아 문화는 틀, 특히 부모의 권위와 위계질서를 무너뜨렸다. 특히 요즘엔 친구 같은 부모를 지향하는 사람이 많은데 어떻게 부모와 자식이 친구가 될 수 있나? 부모의 권위가 있어야 모든 것이 유지된다. 심지어 동물 세계에서도 권위는 존재한다. 자연적이고 당연한 건데 우리 사회는 이러한 당연한 것이 가장 어려워졌다. 물론 여기서 부모의 권위라는 것이 ‘권위적’인 것과 동일하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부모의 권위가 자연스러운 사회 분위기와 육아 문화가 필요한 이유이다.”
 
저출산 문제 해결책도 비슷한 접근이 필요할까
“물론이다. 계속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아이들 돌보는 것이 힘들다는 사회 분위기가 문제다. 산후조리원 역시 해외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선진국에서조차 본인 아이는 스스로 키운다. 그러나 우리는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아이를 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한다면 저출산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이처럼 육아 문화의 붕괴는 몇 년이 걸리지 않았으나 이를 복구하기 위해서는 그 몇 배가 소요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 시기 동안 우리 사회와 구성원들은 많은 과도기적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그럼에도 육아 문화는 복원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실제로 다른 나라의 사례를 가져와도 좋고 언론과 미디어가 육아는 쉽다는 이미지를 만들어줘야 한다. 왜 해외에서는 2~3명의 아이를 낳아도 쉽고 재미있게 키우는지 우리도 알 필요가 있고 이러한 육아의 재미와 보람이 당연해진다면 저출산 문제 역시 자연스럽게 해결되라 본다.”
 
마지막으로 하정훈 원장은 아이를 키우는 혹은 출산 예정인 부모들에게 꼭 전하고픈 메시지가 있다고 한다. 하 원장은 “육아는 부모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부모가 행복하지 않은 육아는 가짜 육아입니다. 육아를 하는 과정에서 부모 위주의 삶에 아이가 바라보고 따라오게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도 그렇고 여러분도 그렇게 자라왔듯이 부모의 권위와 위계질서 속에 규칙과 한계를 정해주고 적당한 배려를 해준다면 육아는 조금 더 쉬워지리라 생각합니다. 아이는 항상 부모의 일상 속에서 자라야 합니다. 즉 아이 중심 육아가 아닌 내가 중요하고 부부가 행복한 육아가 필수임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이에게 너무 많은 것을 해주기보다 5% 정도 부족하더라도 지켜보며 스스로 할 수 있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부모가 행복하면 육아가 쉽고 편해지며 2명, 3명 낳고 싶다는 생각과 보람도 함께하리라 확신합니다.”라는 격려와 조언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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