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당심’ 100% 당 대표 선출안 의결
[이슈메이커] ‘당심’ 100% 당 대표 선출안 의결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2.12.27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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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 개정 이후 전당대회 모드 돌입
당심과 여론 달라 결과에 촉각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당심’ 100% 당 대표 선출안 의결

 

국민의힘 상임전국위원회가 당 대표를 여론조사 없이 100% 당원 선거인단의 투표로만 선출하고 1위와 2위 간 결선투표를 하도록 하는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여론조사 시 역선택 방지조항은 명문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펼쳐진 계파 간 치열한 ‘룰 전쟁’이 사실상 마무리되며 국민의힘은 본격적인 전당대회 모드로 돌입할 전망이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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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선투표도 새롭게 도입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제9차 상임전국위원회를 비대면으로 개최하고 모바일 투표를 진행한 결과 ‘당헌 개정(안) 작성 및 발의의 건’을 원안 가결했다고 밝혔다. 재적 55명 중 39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35명, 반대 4명으로 의결됐다. 비대면으로 진행돼 투표 참여를 참석으로 간주하는 식으로 정족수 충족 여부를 판단했다.

 

당헌 개정안은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출 시 당원 선거인단 유효 투표 결과 70%, 국민여론조사 결과 30%를 반영하는 현행 규정을 당원 선거인단 유효 투표 결과만을 반영하는 것으로 개정하고, 최다 득표한 자의 득표율이 50%를 넘지 못하면 1위와 2위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실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 그동안 당헌 당규에 명문화되지 않았던 여론조사 시 역선택 방지조항을 강행규정으로 뒀다.

 

 

국민의힘 상임전국위원회가 당 대표를 여론조사 없이 100% 당원 선거인단의 투표로만 선출하는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
국민의힘 상임전국위원회가 당 대표를 여론조사 없이 100% 당원 선거인단의 투표로만 선출하는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

 

상임전국위 의장인 윤두현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당의 책임당원이 80만 명에 육박하는 명실상부한 국민정당의 모습 갖추게 됐다. 어느 때보다 당원동지의 자긍심도 높고 대표성이 커졌고, 그만큼 당원들의 역할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며 당헌 개정안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개정안을 설명한 비대위원 정점식 의원은 “정당 민주주의 확립과 당심 왜곡 방지를 위한 것”이라며 “당원이 우리 당의 주인인 만큼 당원의 뜻을 모아 당원이 원하는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 상임전국위원들이 부디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새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는 현 비대위 임기가 끝나기 전인 2023년 3월 초에 열릴 전망이다. 내년 3월 8일이 유력하게 부상했다. 이와 함께 이번에 새롭게 도입된 결선투표로 전당대회를 하루에 끝마치지 못할 수 있다는 염려에 대해 당 관계자들은 가급적이면 하루에 결과를 내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결선투표는 어느 한 후보가 과반 지지를 획득하지 못하면 1·2위 후보끼리 다시 승부를 가리는 제도다. 아울러 전당대회를 관리할 선거관리위원장으로 당 상임고문 등 원로 인사들에 대한 접촉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는 명분으로 룰 개정이 타당하다고 전한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는 명분으로 룰 개정이 타당하다고 전한다. ⓒ국민의힘

 

민심 배제에 당내 반발 만만찮아

당원투표 100%로 경선을 치르는 전당대회 룰 개정은 지난 2004년 당시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여론조사를 도입한 지 18년 만의 회귀다. 지도부는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는 명분으로 룰 개정이 타당하다고 전한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국가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듯이 당의 권력은 당원으로부터 나온다”며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킨 책임당원들에게 당의 미래와 방향을 결정할 지도부 선출을 맡기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것이 대한민국 헌법이 정하고 있는 정당민주주의의 가치”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정당 운영의 상당 부분이 국민 혈세로 충당되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민심 반영 장치를 배제했다는 비판도 함께 나오고 있다. 정당이 당원의 당비로만 운영되는 것이 아닌 만큼 일반 국민의 여론을 배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당 안팎에서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완전히 배제하는 방식의 당 대표 선출 규정으로 당이 민심과 동떨어질 것이란 우려와 함께 사실상 ‘친윤계’ 대표 선출을 위한 룰 개정이 아니냐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실제 당내 반발이 만만찮다. 유승민 전 의원은 “국고보조금을 그리 받으면서 민심을 0으로 하고 그 돈을 쓴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고 윤상현 의원 역시 “우리는 국고보조금을 받는 정당이다. 세금으로 정당 보조금을 받는데 국민의 충분한 여론 수렴 없이 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당 대표 선호도에서 여론조사에서는 ‘비윤’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호도에서 여론조사에서는 ‘비윤’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KBS라디오에서 ‘당원투표 100%’에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그 우려 때문”이라며 “우리가 좀 더 국민들과 당원들 앞에서 당당하게 나섰으면 좋겠다. 속된 표현으로 당 대표 뽑는 게 골목대장이나 친목회장을 뽑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역사가 있는 당헌이고, 당의 헌법이나 마찬가지다. 이것을 18년 동안 유지한 이유가 다 있는데 자칫하다가는 국민 여론이 악화되고 대통령께도 부담이 될 수 있을까봐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허은아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당이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가고자 하는 것을 분명하게 반대한다”며 “18년 전 어려움에 처했던 당을 살리기 위해 박근혜 대표 때 만들었던 당원 7, 국민 3의 룰이 당원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계파 정치의 고착화”라며 “모든 후보자들은 투표권이 있는 당원들에게 절대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당협위원장을 줄 세우기하려는 강력한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 국민과 무관한 당 대표를 뽑겠다는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김웅 의원도 SNS에 글을 올려 “2024년 4월(총선)에 또 이럴 건가. 그때 국민의 뜻을 존중하겠다고 읍소한들 한번 배신당한 국민이 돌아오겠나”라며 “환대는 물에 새기지만 천대는 돌에 새긴다. 국민을 버리고 권력에 영행한(영합한) 오늘을 국민은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차기 당권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당심’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중이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나경원 전 의원은 차기 당권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당심’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중이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선호도 1위 ‘유승민’, 당심은 ‘나경원’

규칙 변경으로 인해 구도 역시 요동치고 있다. 친윤석열계 당권주자들이 유리한 반면 민심에서 우세를 보인 비윤 당권주자들은 불리해져서다. 친윤계는 당내 친윤 당권주자에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차출론을 제기하며 후보군을 넓히고 있다. 결선투표가 도입되면서 ‘친윤 단일화’ 부담도 상대적으로 덜어지게 됐다.

 

한편 차기 당 대표 선호도에서 여론조사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17~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결과, 유 전 의원이 36.9%로 1위로 조사됐다. 이어 나 전 의원 14.0%, 안철수 의원 11.7%, 주호영 원내대표 5.7%, 김기현 의원 5.6%, 황교안 전 대표 4.1%, 권성동 의원 2.5%, 윤상현 의원 1.2%, 조경태 의원 1.0%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 한해서는 나 전 의원이 26.5%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안철수 15.3%, 유승민 13.6%, 김기현 10.3%, 주호영 9.4%, 황교안 5.3%, 권성동 4.3%, 조경태 1.7%, 윤상현 1.1% 순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선 유 전 의원이 58.3%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안철수 6.3%, 나경원 5.5%, 주호영 3.3%, 황교안 3.1%, 권성동 1.4%, 윤상현 1.3%, 김기현 1.2%, 조경태 0.0% 순으로 뒤를 이었다.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에선 유승민 41.2%, 안철수 13.9%, 김기현 4.7% 순을 기록했다. 이를 살펴보면 유 전 의원이 다른 후보들을 앞섰지만 ‘당심 100%’ 적용을 골자로 한 국민의힘 전당대회 경선 규칙 변경 방침에 따라, 차기 주자 간 희비도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선 두각을 나타냈지만 차기 당권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당심’ 면에선 후 순위로 밀려났다. 반면 나 전 의원은 여당 지지층에서 높은 지지를 얻었다. 민심과 당심 간 괴리가 확인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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