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의 생로병사를 연구합니다”
“곤충의 생로병사를 연구합니다”
  • 임성희 기자
  • 승인 2022.12.05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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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의 생로병사를 연구합니다”

윤준선 전북대 농축산식품융합학과 교수 / 곤충생리학 및 분자생물학 연구실 (사진=임성희 기자)
윤준선 전북대 농축산식품융합학과 교수 / 곤충생리학 및 분자생물학 연구실 (사진=임성희 기자)

 

‘해충’과 ‘익충’ 모두 연구대상
곤충의 DNA, RNA, 그리고 RNAi 연구

 

곤충, 영어로는 insect, 우리가 흔히 아는 영어인 bug와 worm도 곤충으로 두루 쓰인다. 한자로 풀면 昆 벌레 곤, 蟲 벌레 충이다. 즉, 곤충은 벌레라고도 하는데, 왠지 곤충보다는 벌레가 낮춤말 같다. 전체 동물 종 가운데 75%를 차지할 정도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곤충의 수와 종류가 많지만, 크기가 작다 보니 우리는 곤충의 존재를 잘 인지하지 못할 때가 많다. 지금도 인간이 사는 여기저기에서 생태계 순환을 위해 그들은 열심히 활동하고 있을 텐데 말이다.

 

“곤충을 연구하신다고요?”
어린 시절 곤충 채집을 즐기던 소년 곤충 박사가 실제 곤충 박사가 됐다. 전북대 윤준선 교수 이야기다. 집 근처 화단에서 땅강아지, 잠자리, 매미, 풍뎅이 등 곤충을 잡아서 관찰하고 수집하길 즐겼다는 그는 곤충 컬렉션을 가지고 있을 만큼 곤충을 사랑하는 소년이었다. 그 소년이 곤충을 놀이대상에서만 멈추지 않고 심오한 연구대상으로 삼고 계속 정진해 나간 것이다. “생물학 쪽으로 진로를 정하고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미국에 있는 대학에 갔어요” 우리나라는 아직 곤충 연구에서는 후발주자다. 미국만 보더라도, 곤충을 연구하는 교수가 한 학교에 수십 명이나 될 정도로 곤충 연구에 많은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데, 그만큼 곤충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간파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곤충을 해충으로만 생각하는데, 생태계 순환을 위해 보호해야 할 익충들도 많습니다. 곤충을 보는 눈을 달리하면, 정말 연구할 거리가 많은 분야입니다” 그는 박사학위 시절 곤충의 RNAi 메커니즘을 연구한 내용으로 미국 국립과학원(NAS)이 매주 발행하는 세계적인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논문을 발표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RNAi 기법으로 곤충의 생로병사 다뤄
“곤충생리학과 해충방제학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박사후과정까지 지낸 윤준선 교수는 2021년 9월 전북대에 임용돼 농축산식품융합학과에서 곤충 몸속에 일어나는 일들을 분자생물학적으로 연구하는 실험실을 꾸려 작물 보호와 해충 방제 분야 연구와 교육을 맡고 있다. “세미나 참여하면서 우연히 전북대에 들러 아름다운 캠퍼스에 좋은 인상이 남아 있었는데, 이곳에서 교수로 활동할 수 있어 정말 영광입니다”라며 그는 “곤충이 농약에 죽지 않는 이유(저항성), 곤충의 면역작용, 곤충의 행동 등 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이 곤충생리학입니다. 이 곤충생리학을 분자생물학적으로 해석하고 이해해나가면서 해충은 방제하고 익충은 보존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자 합니다”라고 전북대에서 진행하는 연구를 설명했다. 윤 교수는 곤충의 유전자 기능을 연구하는데 RNAi(RNA interference ; RNA 간섭현상)방법을 활용한다. DNA에서 RNA를 거쳐 Protein(단백질)이 만들어지는데, RNA가 간섭을 받아 그 발현량이 줄면서 단백질 생성이 줄어드는 현상을 RNAi라 하고, 윤 교수는 곤충에서 RNAi가 일어나는 작용 기작을 연구하는 것이다. RNAi 기작을 규명한 학자들이 2006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을 정도로 인류사적으로 중요한 연구로 손꼽힌다. 현재 RNAi 기술은 질병을 일으킬 만한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하는 의료기술로 연구되고 있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RNA 간섭현상을 조절할 수 있게 되면서, 인간 질병 치료를 위한 바이오기술로도 많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 기술을 곤충에 적용해서 곤충생리학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곤충의 유전자 기능을 연구하고, 익충이라면 곤충의 질병을 막을 수 있는 연구, 또 그 반대로 해충을 농약 없이 방제할 수 있는 연구 등이 주요 내용입니다” 이런 그의 연구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곤충의 RNAi 메커니즘 연구와 이를 활용한 생물농약 개발을 위한 기초 연구’ 한국연구재단 과제 선정은 실험실 성장에 좋은 기회가 됐다. 자신 연구의 장점이자 단점으로 그는 곤충을 RNAi 관점으로 연구하는 연구자가 국내에는 거의 없다는 점을 꼽았다. 개척자의 입장에서 연구를 선도할 수 있지만, 한편으론 없던 길을 만들어 가야 하는 고단과 책임이 크다. 그래도 탄소 중립 시대에 발맞춰 화학농약 사용비율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일면서 화학농약을 대체할 수 있는 RNAi 기술이 주목받고 있는 건 고무적인 일이다. “RNAi 기술이 우리나라에서 상업화될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벌의 개체 수가 줄고 있고, 장수풍뎅이 바이러스로 농가가 힘들어하지만, 아직 명확한 대책이 없습니다. RNAi 기술로 개체 수가 줄어드는 곤충의 질병을 치료하고, 농가에 피해를 주는 해충은 방제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사람의 생명과 식량을 지키는 연구라고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윤준선 교수는 해충으로만 굳어진 곤충 이미지가 안타깝다며, 우리 주변의 수많은 익충이 인간과 공존하며 함께 생태계를 꾸려나가고 있음을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그가 익충과 해충 맞춤형 곤충생리학 발전에 이바지하길 바라본다.(사진=임성희 기자)
윤준선 교수는 해충으로만 굳어진 곤충 이미지가 안타깝다며, 우리 주변의 수많은 익충이 인간과 공존하며 함께 생태계를 꾸려나가고 있음을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그가 익충과 해충 맞춤형 곤충생리학 발전에 이바지하길 바라본다.(사진=임성희 기자)

“Re-Re-Re Search 합니다”
남들이 진로를 고민할 학창시절, 일찍 연구자의 길을 선택한 윤준선 교수는 Re-search의 삶이 익숙한 듯했다. “내가 search 한 횟수만큼 보는 눈이 생깁니다. 우연히 좋은 정보를 찾더라도 보는 눈이 없으면, 구별해 낼 수 없습니다. 테크니션이 아닌 연구자가 되기 위해선 search하고 또(re) search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곤충을 사랑했던 덕(취미)이 곤충을 연구하는 업(일)이 되는 덕업일치의 경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기자가 덕업일치의 기분을 물으니, 그는 “아주 좋다”고 답했다. 기자가 느끼기에는 ‘그냥 저의 일상이에요, 덕하고 업이라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라고 들리는 것 같았다. “제 꿈은 저의 작은 연구와 큰 연구들이 나중에 곤충생리학과 해충방제학분야에 크게 이바지하는 것입니다”라며 윤준선 교수는 교육자로서는 학생들의 어른으로서 학생들이 랩을 발판삼아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윤준선 교수가 가는 길이 우리나라 곤충 연구의 척도가 될 것이다. 지금도 인간과 공존하는 수없이 많은 곤충, 그 속에서 소중한 정보를 얻기까지 그의 Re-search는 계속될 것이다.
 

 

[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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