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이자 부담에 집값 하락까지 이중고 겪는 ‘영끌족’
[이슈메이커] 이자 부담에 집값 하락까지 이중고 겪는 ‘영끌족’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2.11.29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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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껑충 뛴 은행권 대출금리
대출자 이자 부담 커지며 큰 타격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이자 부담에 집값 하락까지 이중고 겪는 ‘영끌족’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급등으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최고 8% 돌파를 눈앞에 뒀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의 일이다. 미국 등 주요국의 고강도 긴축정책으로 ‘주담대’ 최고금리는 9%를 넘어 10%에 이를 수 있단 전망도 나와 차주들의 빚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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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연 10%까지 금리 오를 수도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은행권 대출금리는 1년 만에 껑충 뛰었다. 더욱 큰 문제는 ‘정점’이 아직 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8%에 육박한 상황인데, 내년에도 한국은행과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을 고려하면 연 10%까지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1월 18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28~7.80%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6월 중순의 연 2.35~3.99%에 비하면 급격히 오른 수치다. 올 6월만 하더라도 이들 은행의 금리는 연 3.69~5.63%으로 4%대 주택담보대출을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었으나 반년도 되지 않아 4%대 상품은 자취를 감췄다.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은행권 대출금리는 1년 만에 껑충 뛰었다. ⓒAdam Fagen/Flickr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은행권 대출금리는 1년 만에 껑충 뛰었다. ⓒAdam Fagen/Flickr

 

신용대출 금리 역시 급등했다. 4대 은행의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8월 말 연 3.02~4.17%에서 11월 중순 6.14~7.46%로 올랐다. 이처럼 고신용자 신용대출 최저 금리가 6%대라는 건 사실상 시장에 5%대 대출이 없다는 의미다. 안정적인 소득이 보장돼 연체 가능성이 매우 낮은 차주조차 매년 6%의 이자를 물고 대출을 받게 된 상황이다.
 
이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이 직접적이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포함해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리는 상황에서 물가상승률이 관리 목표치인 2%를 넘어 6%를 넘기는 등 인플레이션까지 가속화되자 한국은행은 올해만 기준금리를 2%p 올렸다. 지난 7월과 10월엔 설립 이래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와 같은 대출금리 상승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은 변동형 주담대 최고금리가 내년 상반기엔 연 9%를 넘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선 연 10%에 도달한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수억 원씩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영끌족’의 경우 월급의 상당 부분을 은행 빚을 갚는 데 써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연쇄 도산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수억 원씩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영끌족’의 경우 월급의 상당 부분을 은행 빚을 갚는 데 써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연쇄 도산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집값 하락에 거래 절벽까지
이로 인해 지난해 수억 원씩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영끌족’의 경우 월급의 상당 부분을 은행 빚을 갚는 데 써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연쇄 도산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실제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은행 대출 창구는 물론 주요 대출·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이자 상환 부담을 토로하는 게시글과 문의가 늘고 있다.
 
지난해 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 5억 원을 연 4% 금리(30년 만기, 원리금균등분할상환 조건)로 빌린 경우 대출 초기 월 이자 부담은 약 165만 원, 원금을 합친 원리금은 238만 원 정도였다. 그러나 대출금리가 연 8%로 오르면 월 이자만 약 330만 원(원리금 약 366만 원)으로 2배가량 늘어난다. 만약 연 9%까지 금리가 오르면 월 이자는 약 375만 원(원리금 약 402만 원)으로 불어난다. 연간 원리금 상환액만 4,824만 원으로 직장인 기준 월급을 고스란히 은행에 내야 하는 셈이다.
 
한국은행 데이터 등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될 시 대출자들의 전체 이자 부담은 연 3조 4,500억 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8월 이후 8차례 기준금리가 인상된 것을 고려하면, 1년여 만에 불어난 가계 이자 부담액은 34조 5,000억 원에 달한다.
 
 
집값 하락이 본격화하면서 집주인이 집을 팔아도 전세금을 온전히 돌려주지 못하는 ‘깡통전세’가 속출할 수도 있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집값 하락이 본격화하면서 집주인이 집을 팔아도 전세금을 온전히 돌려주지 못하는 ‘깡통전세’가 속출할 수도 있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무엇보다 큰 우려를 낳는 건 지난해 저금리 기조에 무리하게 빚을 끌어다 쓴 젊은 세대가 이번 인상기에 가장 큰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2020년 무주택자였다가 작년에 유주택자가 된 사람은 103만 6,000명에 달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7년 이후 역대 최대다. 시장에서는 신규 유주택자 증가는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영끌족이 불어난 영향이라는 분석이 중론이다. 한은 조사에서 20~30대 가계대출은 지난해 말 기준 475조 8,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35조 2,000억 원 늘었다. 그중 취약차주 비중은 6.6%로 다른 연령층 평균(5.8%)보다 높다.
 
이런 상황에서 영끌족을 더욱 힘들게 하는 건 집값 하락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가격은 1.51% 하락했다. 특히 영끌족이 집중 매수한 도봉과 노원, 강북 지역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9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담긴 내용도 암울하다. 한국은행은 “2021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이 가계 대출 규제 강화와 맞물리면서 주택매수심리가 약해지고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 주택가격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한은은 “가계 자산의 86%를 차지하는 실물자산 가격이 빠르게 내려가면 모든 계층에서 자산을 팔아 부채를 갚는 대응 능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금리상승 국면에서 대출 비중을 본인의 소득수준에 맞게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Pixabay
전문가들은 금리상승 국면에서 대출 비중을 본인의 소득수준에 맞게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Pixabay

 

‘깡통전세’ 속출 가능성
이른바 ‘전세 난민’들도 좌절감을 호소하고 있다. 통계를 살펴보면 2030세대의 전세대출 잔액이 가장 많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전세자금 대출 현황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은행권 20대 전세대출 차주 수는 30만 6,013명(22.2%), 30대 차주 수는 54만 2,014명(39.4%)으로, 전체의 61.6%에 달한다. 대출금액 기준으로도 이 연령대는 100조 원에 달하는 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같은 기간 전세대출 잔액은 93조 9,958억 원으로 전체 전세대출 비중의 55.6%를 차지한다.
 
문제는 집값 하락이 본격화하면서 집주인이 집을 팔아도 전세금을 온전히 돌려주지 못하는 ‘깡통전세’가 속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 집값이 비쌀 때 전세로 들어간 세입자들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뜻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 자료에 따르면 8월 85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총 511건(1,089억 원)의 보증사고가 발생했다.
 
그렇다면 금리상승 국면에서 영끌족은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대출 비중을 본인의 소득수준에 맞게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손절이든 보유든 우선 고려해야 하는 건 자기 소득수준과 그에 따른 원리금 상환 가능 여부를 따져보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날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 최고 1.2% 중도상환수수료가 부과된다. 금리를 고려해 대출을 갈아탔지만 이자 절감액보다 중도상환수수료가 더 많다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 다만 은행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대출자라도 같은 은행 대출 상품이라면 변동금리에서 혼합형,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탈 때 중도상환수수료가 발생하지 않으니 상담을 받아보기 바란다. 대출을 받은 후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는 3년이 지났다면 금리 조건이 유리한 다른 은행 대출상품으로 갈아탈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대출 비중을 줄이는 전략도 고려해볼 만하다. 우 교수는 “빚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등으로 신규 대출을 받는 게 쉽지 않으니 현재 부채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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