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방송인 이윤석
[단독] 방송인 이윤석
  • 오혜지 기자
  • 승인 2016.03.21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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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오혜지 기자]

 




지식과 웃음을 담아 이윤석만의 웃음을 창조하겠습니다

한 단계 진보한 웃음을 선보이는 개그맨이 될 터

   

 

 

 

 

    

‘개그맨 박사 1호’라는 명칭을 보유한 이윤석은 예능뿐만 아니라 시사와 교양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활동 중이다. 데뷔 후, 멈추지 않고 달려온 만큼 탄탄하게 쌓인 이윤석의 방송인으로서의 스토리를 담아봤다.



올해 24년 차 개그맨으로 활동 중이십니다. 개그맨으로 데뷔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지요?

원래 꿈은 기자, 피디, 국어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대학교 2학년이 끝나갈 때쯤, 취업공부 시작 전 친구들과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일을 찾게 됐죠. 그때 친구들의 응원을 받아 재미삼아 응시한 MBC 개그 콘테스트에서 은상을 수상하게 됐어요. 이후, 자연스레 개그맨의 길을 걷게 된 것이죠.


1993년 MBC 4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 후, 현재까지 방송인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오랜 시간 동안 대중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윤석만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제 타고난 기질이 식물성, 초식성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누군가를 공격하거나 과한 농담을 하지 않죠. 그 모습이 대중들에게 매력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원래 시청자들은 자신들의 이목을 끌지 못하는 사람에게 기대도 덜하고 실망도 덜하잖아요. 또 조심스럽고 선량해 보이면서도 뭔가 터질 듯 터지지 않는 모습이라든지, 저 나름대로 대중들에게 학구적인 이미지를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는데, 실제로 시청자들은 저에게서 뇌섹남적인 모습을 찾지 못하는 아이러니함에 동정표를 준 것도 같고요.


학구파 개그맨답게 ‘개그맨 박사 1호 이윤석’이라는 명칭도 가지고 계십니다.

평소 집에 있을 때, 책 읽는 것을 좋아해요. 그래서 이왕 책을 읽을 거면 체계적으로 읽어보자라는 생각에 대학원에 입학하게 됐죠. 대학원에 다닐수록 공부에 뜻을 두게 됐고, 한번 시작한 일은 끝까지 하자라는 생각에 박사까지 도전하게 됐어요. 사실 그 과정에서 저의 절친한 동료 서경석 씨가 대학원을 소개해 준 것도 한몫했지요. 서경석 씨가 군대에 가서 나라에 충성하는 의미 있는 시간 동안, 저는 공부에 충성해보자는 생각으로 공부에 임했습니다.


현재까지 다수의 방송에 출연하셨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서경석 씨와 함께한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가 기억에 남아요.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는 제 데뷔 후 첫 히트작으로 “아니 그렇게 심한 말을”, “아니 그렇게 깊은 뜻이”라는 제 유행어가 생긴 작품이지요. 또, 지난달 28일, MBC 복면가왕에 쉬즈 곤(She’s gone)의 원곡가수인 밀젠코 마티예비치가 출연했었어요. 제가 김진수 씨와 선보인 립싱크 코미디 ‘허리케인 블루’에서 불렀던 쉬즈 곤을 밀젠코 마티예비치가 눈앞에서 부르는데 감회가 남다르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제 롤 모델인 이경규 형님과 함께한 ‘남자의 자격’이라는 프로그램도 종영 후에도 계속 머리와 마음에 남아있는 프로그램이에요. 방송과 내 실제 삶을 일치시켰던 가장 진정성 있었던 프로그램이기 때문입니다.


24년 방송인으로 활동하며, 힘드셨던 시기도 있으셨을 텐데요.

허리케인 블루라는 작품이 히트한 이후 교통사고를 당했어요. 그때 장애 5급 판정을 받은 뒤 재기까지 긴 휴식시간을 가져야 했죠. 당시에는 대중 앞에 설 수 없는 현실에 개그맨 활동을 은퇴하고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 건 아닌지 정말 많은 갈등을 했습니다. 사실 미래에 대한 걱정은 지금도 하고 있어요. 개그맨과 MC로서 시청자에게 또 가족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 때문이지요. 항상 저라는 캐릭터가 가진 무기와 강점으로 대중들에게 어떤 모습을 어필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하고 있어요. 또한, 시간이 흐를수록 이윤석이라는 사람이 가진 매력이라든지 개그맨으로서의 감각이 떨어질 것 같다는 불안함에 제가 가진 것 외에 더 많은 것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90년대부터 방송환경을 몸소 경험해 오신만큼, 과거와 현재 방송시장의 달라진 점에 대한 견해도 가지고 계실 텐데요.

인물이라든지 코너, 프로그램 등 히트 상품 수명이 단축됐다는 것이 가장 큰 달라진 점이라고 생각됩니다. 20년 전에는 대중의 이목을 끈 프로그램은 대략 3년 동안 사랑을 받을 수 있었죠. 하지만 현재는 아무리 사랑받는 작품이라도 3개월을 유지하기 힘들어졌어요. 방송 시장이 변화하다 보니 방송인들도 이에 맞춘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중점 프로그램을 최소화하고 한 프로그램 수명을 연장해 희소성을 지키고자 한 방송인들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다수의 방송인이 인기가 있을 때, 최대한 많은 프로그램을 하고자 하지요. 다작의 시너지 효과와 선순환 작용의 힘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것이 메리트가 돼버렸기 때문이에요.


이윤석을 롤 모델로 삼는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늦게 뜰수록 오래 간다’라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지금 안된다고 계속 안 될 거라 단정할 수 없는 것이 사람 인생입니다. 본인이 노력하고 뛰어난 재능이 있어도 시스템의 문제와 운, 시대, 문화 등 다양한 변수가 도사리고 있는 곳이 방송 시장입니다. 그래서 방송인이 되고자 한다면 기다리고 버티는 정신력은 필수예요. 그리고 가능하면 주류가 되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타고난 감각과 순간 몰입력이 예능인으로서의 최고의 조건이죠. 그리고 그걸 갖춘 분들도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만약, 주류가 되지 못했다면, 마이너로도 어필할 수 있는 무기를 지녀야 합니다. 그 무기가 노력이든 지식이든 재주이든 취미이든 경험이든 말입니다. 저 같은 경우도 주류가 아닌 마이너 스타일의 개그맨이지만, 지식과 노력이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지요. 전 일이 없으면 집에 24시간 틀어박혀 책만 읽습니다. 주변 동료들이 활동할 때, 저는 책을 읽으며 무언가를 내면에 쌓고 있어요. 요즘은 팟캐스트 ‘지내넓얕’을 보고 있습니다. 제가 만들고 싶어 여러 피디님에게 제안했던 콘텐츠로 방송을 하고 있더라고요. 반갑기도 하고 내가 하고 싶던 것을 다른 사람이 한다는 점에 마음이 아프기도 했죠. 하지만 방송과 팟캐스트는 다른 미디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현재 팟캐스트에서 선보여진 콘텐츠를 언젠가 저만의 컬러와 톤으로 재창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떤 방송을 선보이고 싶으신지요.

웃음과 지식을 함께 파는 지식 호객꾼이 되고 싶습니다. 진지한 지식과 유쾌한 웃음이 함께 할 때 새로운 종류의 웃음을 창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시청자들의 심각하게 처진 입꼬리를 치켜 올려 웃게 만들 때 개그맨으로서 한 단계 진보한 웃음을 만들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그래서 저는 국민들에게 무언가를 전달하고 이를 통해 시청자들이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방송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대중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20년 후, 대중들에게 “우와 저 양반 비실비실하더니 아직도 방송하고 있네” 혹은 “저 사람 영 존재감이 없더니 결국 자기가 하고 싶은 방송을 하고 있네”라는 놀라움을 안겨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방송인 이윤석으로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라디오 DJ, 전공 교수, 전문기자,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약하며 웃음이라는 조미료를 듬뿍 친 다양한 주제의 지식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문학도 좋고 심리학, 철학, 역사, 물리학, 생물학, 경제, 정치 등 분야를 막론하고요. 장기적인 계획으로는 오랫동안 방송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이죠. 왜냐하면, 방송은 내게 직업이자 병원이기 때문입니다. 방송을 통해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는 것도 있지만, 그보다 방송은 저를 밝은 빛,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준 존재입니다. 저는 소중하고 고마운 방송을 끝까지 손에서 놓치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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