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동남아 리그 공략 본격화, 20년 만에 동남아 선수 영입
K리그 동남아 리그 공략 본격화, 20년 만에 동남아 선수 영입
  • 김갑찬 기자
  • 승인 2016.03.21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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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20년 만에 동남아 선수 영입
 

기대 효과와 과제에 주목


 

▲ⓒ 전북 현대모터스

 

 

지난 3월 개막한 2016 K리그 클래식에서는 시민구단인 인천 유나이티드가 베트남 미드필더 ‘르엉 쑤언 쯔엉’을 영입 확정했다. 그동안 많은 구단이 동남아시아 선수 영입을 검토해왔지만 실제 영입 사례로 이어진 것은 처음이라 축구계에서는 이들의 영입 물꼬가 트였다는 평가이다. 일본 J리그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리그 경쟁력 확보를 위해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의 선수들을 꾸준히 데려왔고 이는 구단 수익 증대로 이어져왔다. 인천의 이번 영입으로 국내 리그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남아 용병의 역사

K리그 올드팬이라면 지금까지 30년이 넘은 프로축구 역사상 한국 무대에서 활약했던 수많은 외국인 선수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국내 골키퍼들의 자리까지 위협했던 샤리체프, 화려한 세레모니와 뛰어난 골결정력을 자랑했던 라데, 신생 구단 삼성을 강팀으로 이끌었던 샤샤와 데니스 등 많은 선수들이 거쳐 갔지만 축구팬들 사이에서 동남아시아 선수 중 기억에 남는 선수는 딱 1명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모두가 인정하는 동남아 축구스타는 태국의 축구영웅 피아퐁이다. 실제로 그는 K리그 역사상 유일한 동남아 선수로 평가 받는다. 1983년 당시 럭키금성이 창단 당시부터 심혈을 기울여 영입리스트에 올렸던 피아퐁은 1984년 드디어 한국 무대에 데뷔하게 된다. 그가 국내 무대에서 뛴 시간은 고작 2년 반 뿐이지만 43경기 출전 18골 6도움을 기록하며 짧은 시간동안 축구팬들 뇌리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1985년 12골과 6도움으로 득점왕과 도움왕을 동시에 차지한 피아퐁은 소속팀의 첫 우승까지 이끌었다. 하지만 1986년 시즌이 마무리된 후 그가 고국으로 돌아가며 국내 리그에서 더 이상 동남아 선수들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2009년부터 K리그도 아시아쿼터제를 도입하며 외국인 선수 영입에서 추가로 1명의 아시아 국가 선수를 영입할 수 있게 되었지만, 대다수 구단이 동남아 선수의 영입보다는 호주와 일본 선수들의 영입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지난해 7월 대전 구단은 필리핀 출신의 수비수 실바를 영입했지만 그 역시도 완벽한 동남아 선수로 보기는 어려웠다. 스페인에서 태어나고 부모 역시 스페인 국적이지만 할머니가 필리핀인이었기에 스페인과 필리핀 이중국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는 지낸 해까지 스페인 국적을 유지해오다 필리핀 국가대표 발탁을 위해 필리핀 국적을 획득한 경우이다. 대전 구단 관계자 역시 실바가 필리핀 국가대표로 A매치 3경기에 출전했기에 아시아쿼터제 활용을 위해 필리핀 국적으로 K리그에 등록했지만 실제 아시아 선수로 보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K리그 승강제의 본격 도입으로 대구, 안양, 서울이랜드 등 K리그 클래식이 아닌 K리그 챌린지 구단들은 경쟁력을 확보를 위해 동남아 선수 영입을 추진 중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졌지만 실제로 성사된 경우는 없다. 이들 구단 관계자들은 동남아 선수들에 대한 실력의 편견도 분명 있었지만, 비용대비 이들의 실력과 협상과정에서 보인 불성실한 태도가 실제 영입으로 이어지지 않은 이유라고 입을 모았다. 따라서 르엉 쑤언 쯔응이 아시아쿼터제 도입 후 처음 K리그 그라운드를 밟는 순수한 동남아 선수가 되었다.

 

비즈니스적 가치 충분


이번에 인천 유나이티드가 영업한 쯔엉은 베트남에서의 인기가 상당하다. 현지에서는 성인대표팀보다 20세 이하 대표팀의 인기가 더 높은 상황이며 그가 이 팀의 주장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쯔엉의 이전 소속팀이었던 베트남 호앙 안 지아 라이는 수년간 프리미어리그 명문 구단은 아스널과 유소년시스템의 MOU를 맺고 잠재 가능성이 높은 어린 선수들을 집중 육성시켰으며 이들이 현재 베트남 20세 이하 대표님의 주축으로 자리매김 했다. 얼마 전 국내 18세 이하 청소년 대표님을 이끌고 21세 국제친선대회에 참가했던 안익수 감독 역시 눈앞에서 쯔엉의 활약을 지켜보았다. 한국팀과 두 번의 경기에 모두 출전한 쯔엉은 안인수 감독이 평가하기에도 뛰어난 실력뿐 아니라 많은 관중을 몰고 다니며 상품적 가치도 지녔다고 한다. 

 
인천 유나이티드 정의석 단장은 베트남에서는 쯔엉을 모델로 한 캐럭터 상품과 만화책까지 판매될 정도로 그 인기가 상상이며 이러한 그의 인기를 영입 후에도 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인천에는 1만 명 정도의 베트남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되기에 이들 중 10% 정도를 매 홈경기마다 유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구단에서는 입장 수익이나 그를 이용한 다양한 상품판매로 최소 5억 원 이상의 부가 수익이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기에 소속 구단에서도 쯔엉과의 계약에서 기본 수당 보다 성적에 대한 옵션과 마케팅 옵션을 대거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인천 남동공단 등 베트남 사람들의 주요 일터를 타켓으로 집중 마케팅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쯔엉의 영입을 두고 부정적 의견을 내비치는 축구전문가들도 상당수이다. 모 구단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해당 선수가 그라운드에 설 수 있는 실력이 되어야 해당 국가 사람들도 경기장을 찾고 다양한 상품 판매로도 이어진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청소년 대표팀 최정상급 선수들도 K리그에서 꾸준히 실력발휘를 하기 힘든 상황에서 쯔엉의 국내 무대 활역에 회의적이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결국 선수가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면 해당 선수에 대한 열기는 금방 사그라들 수밖에 없다. 이는 인천 유나이티드를 제외한 K리그 클래식, 챌린지 22개 구단이 아시아쿼터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또다른 동남아 선수를 영입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쯔엉이 30년 전 대한민국 축구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피아퐁에 이어 새로운 동남아 선수 영입이 개척자가 될지 아니면 잠깐 불고 마는 미풍에 그칠지는 2016년 시즌이 끝나봐야 객관적 평가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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