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시대가 말하는 평균의 기준
현 시대가 말하는 평균의 기준
  • 서재창 기자
  • 승인 2016.03.2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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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서재창 기자]

 

 


현 시대가 말하는 평균의 기준

박탈감이 생산하는 사회적 현상의 개선책 필요


 

▲ⓒ조이코퍼레이션



지난 2월 발표된 고용노동부의 ‘2016년 1월 사업체 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평균 월급이 전년보다 3.5% 증가한 330만 원으로 책정돼 대중의 이목이 집중됐다. 대다수의 직장인들이 괴리감을 느꼈던 이번 통계 발표는 대중에게 현 시대가 말하는 평균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오늘날 다양한 평균의 조건에 맞추기 위해 고단한 현대인에게 대한민국의 평균은 취하기 어려운 왕관이 돼버렸다.

 
 


평균의 기준에 맞춰야 행복한 시대

고용노동부에서 발표된 직장인의 평균 월급 통계는 대중에게 의문점을 삼게 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국제기구나 외국계 기업은 제외됐다고 하지만 상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저소득층 근로자도 조사에서 제외됐다. 조사대상에는 고용계약이 1년 이상인 임금근로자, 정규직 근로자만으로 한정돼 현실에 대한 반영이 이뤄지지 않았다. 또한, 수억 원의 연봉을 받는 사장을 포함한 최고 임원도 포함돼 있어 자료에 대한 신빙성이 더욱 떨어뜨렸다. 대중 평론가는 대중이 자료의 진위 여부에 의심을 품기 보다는 자료의 실효성에 대해 논란을 제기했다고 평가했다. 현실적으로 이 조사는 2,000대 기업 안에 드는 정규직 직장인이 공감할 수 있었기에 평균치에 도달하지 못한 일반 직장인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경험했다.
 
인생의 과업 가운데 하나인 결혼도 평균의 벽을 실감하는 지표가 됐다. 국내 대표 결혼정보업체인 듀오에서 신혼부부 500쌍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평균 결혼 비용은 총 2억 7,420만원으로 전년 대비 13%나 증가했다. 결혼자금은 주택구입비, 예식장 대관, 결혼예물, 혼수 등으로 사용됐고, 결혼 전 주택 자금을 제외한 소요 비용도 총 8,246만 원으로 나타났다. 결혼 전문가는 “정신적인 안정과 합의가 중요한 결혼에서 물질적인 요소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된 건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입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현대 사회에서는 평균 이상의 결혼자금이 마련되지 않으면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인식이 팽배해진 것도 하나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한국에서 미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타 국가에 비해 월등히 높다. 국내로 성형관광을 올 정도로 미에 대한 평균과 기준치가 높아진 탓에 국내의 성형외과는 연일 성황을 이룬다. 획일화된 미의 평균은 부작용을 비롯한 의료 소송 및 인권과 연관한 사회 문제를 양산해내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블로그



양극화, 수저계급론 등 제기되는 사회적 현상

평균의 기준이 평균 이상으로 상향됨에 따라 국내 사회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다.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부의 양극화는 수도권 내 일부 도심 지역과 지방 지역과의 편차가 해마다 늘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발표한 ‘시도별 증여세 결정현황’에 따르면, 서울 내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개 자치구의 한 해 증여세는 1조 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걷힌 증여세는 총 3조 4,880억 원으로 서울 지역이 2조 966억 원으로 전체의 60.1% 차지하기도 했다. 부가 편중되는 현상은 일부 기업의 이윤의 극대화 추구와 국내 중산층의 부재가 일종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해야 했던 3포 세대를 넘어 삶을 이루는 대부분의 요소를 포기하고 사는 N포 세대는 이제 가까이서 찾을 수 있게 됐다. 평균을 달성하지 못해 N포 세대가 되는 상황에 놓인 청년들은 평범한 삶의 기쁨조차 누리는 걸 포기하게 됐다. 20대와 30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귀하는 N포 세대에 속합니까’라는 질문에 69%가 그렇다고 답했다. ‘결혼’을 포기했다는 응답은 56%로 남녀 모두에게서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꿈과 희망, 내 집 마련, 연애, 출산, 인간관계, 건강 등의 순으로, 평균  다섯 가지 이상을 포기하고 있었다. 늦어지는 결혼 적령기는 향후 인구 하락, 경제 활성화 저하 등 국가 발전을 저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에 사회적으로 화두가 된 수저계급론 역시 평균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열등감과 박탈감으로 인해 발생한 개념이다. 자신이 처한 환경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해진 현대 사회에서는 서로를 냉소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각박한 사회 분위기를 형성하게 된다.  
 

▲남과 비교하기 보다는 명확한 자신만의 삶의 지침이 필요하다.



평균의 아름다움을 지향하기 위한 노력

‘숫자의 이면을 읽는다는 것은 현실의 이면을 읽는다는 것이다’라는 경제학자 가도쿠라 다카시의 말처럼, 현 사회에서는 수치를 넘어서 전체를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해 보인다. 정부에서는 부의 불균형에서 출발하는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기 위해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공생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힘써야 함을 말했다. 이는 정치, 경제, 사회 등을 아우르는 문제이기에 법적·제도적 차원의 개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 전문가는 기업은 고용 친화적이고 기부를 독려하는 조세정책이 필요하며 기본 생활 유지를 위한 복지제도도 확충돼야 함을 말했다. 이에 국가 산업의 성장 동력인 중소기업을 주체로 활용하고 내수시장을 성장시켜야 함을 강조했다. 이에 비정규직의 차별에 대한 방안으로서 4대 보험 혜택, 사내 복지 등 정규직과 동등한 조건으로 근무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는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양극화가 심해지고 계층구조는 고착화 됐다. 노력을 통한 지위 상승의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인식은 전 국민적으로 팽배해지면서 높아지는 평균의 수치로 인해 타인과 사회에 대한 반감마저 심어줬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일반적인 사람은 평등이라는 가치에 집착해 자신과 남들을 비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라며 “스스로가 가진 행복의 요소를 간과해 경제력 등 외적인 요인으로만 평가의 기준을 삼는 경향이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평균이라는 목표점을 지향하면서 달성하지 못한 스스로를 폄하하는 인식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사회현상 전문가는 오늘날 평균을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하는 태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 시대가 제시하는 높아진 평균치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스스로를 차분히 돌아보며 명확한 삶의 지침을 세워가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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