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공정성’ 대립으로 뚜렷한 해법 못 찾아
[이슈메이커] ‘공정성’ 대립으로 뚜렷한 해법 못 찾아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2.10.1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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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인 병역특례 두고 갑론을박 이어져
국위선양과 형평성 두고 찬반 의견 팽팽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공정성’ 대립으로 뚜렷한 해법 못 찾아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병역특례를 제공하는 문제에 대해 국방부와 병무청, 정치권이 출구를 찾지 못한 채 헤매고 있다. BTS가 그동안 거둔 아티스트로서의 성취나 병역특례 제도의 형평성 문제가 병역의무 원칙 및 공정 논란과 팽팽히 맞서며 쉽사리 결론이 나지 않는 모습이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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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위선양’ BTS 병역특례 대상자로 둬야

현행 병역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예술·체육 분야 특기를 가진 사람으로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추천한 사람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00년 이후 그동안 예술요원 병역특례자는 67개 대회에서 모두 607명이 나왔다.

 

하지만 BTS와 같은 대중문화예술인은 마땅한 기준이 없어 그간 병역특례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이로 인해 대중문화 분야에서도 일정 기준의 업적을 달성한 경우 병역특례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힘을 얻기 시작했다. 특히 BTS가 2018년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앨범차트 빌보드200에서 1위에 오르며 이들의 병역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그동안 BTS는 빌보드 200 1위에 올랐을 뿐 아니라 빌보드 뮤직어워즈와 아메리칸 뮤직어줘드 등 각종 시상식에서 60여개가 넘는 상을 받았다.

 

성과가 워낙 뛰어나다 보니 특례 적용에 대한 이야기가 수년 전부터 제기됐고,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시간이 흐르며 멤버 중 일부는 당장 올해 안에 입대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1992년 12월생인 진의 경우 원래대로라면 지난해 12월 입대해야 했으나 지난해 6월 대중문화예술 우수자에 대한 병역법이 개정되면서 입영 연기를 신청, 입영 시기를 올해 말까지 미룬 상태다. RM,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까지 멤버 전원이 대한민국 국적자인 현역 입영 대상자로 내년부터 병역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박형준 부산시정은 대통령실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인 방탄소년단(BTS)의 대체복무 적용을 건의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박형준 부산시정은 대통령실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인 방탄소년단(BTS)의 대체복무 적용을 건의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국민의힘은 대중문화 예술인도 병역특례자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MBC 라디오 프로그램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BTS 같은 대한민국을 빛냈거나 빛낼 젊은이들이 있는데, 그래미 어워드에서 상을 탄 것에 (병역특례를) 안 해주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성 의장은 “BTS에게만 혜택을 주자는 게 아니라 현재 실시되고 있는 제도와의 형평성에 맞지 않으므로 균형을 맞추자는 것”이라며 국가 이득의 측면에서 대체 복무를 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대중문화예술인 병역특례를 제공할 경우 기준이 될 수 있는 시상식이나 빌보드 차트 순위 등이 악용될 여지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외 민간 기관이 주관하는 시상식 수상 실적을 기준으로 하면 공신력에 대한 의문과 함께 대형기획사 또는 팬덤이 직접 나서 악용할 우려도 있다. 나아가 배우 등 다른 대중 예술 종사자와 형평성 문제도 있고, 국위선양에 대한 기준이 애매한 것도 문제다. 결국 본질은 BTS 개인의 성취이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BTS)은 병역 문제는 2018년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앨범차트 빌보드200에서 1위에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하이브
방탄소년단(BTS)은 병역 문제는 2018년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앨범차트 빌보드200에서 1위에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하이브

 

현역 복무 청년들에게 괴리감 줄 수 있어

국방부와 병무청도 병역특례를 부여하는 데 신중한 입장이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병역 자원이 급감해서 병역특례 대상자를 줄이고 있는 측면, 병역의무 이행에 대한 공정성과 형평성의 가치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다만 국방부는 BTS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하겠다고 전했다가 비판이 쏟아지자 ‘여론조사 결과만으로 방탄소년단 병역문제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이기식 병무청장 역시 국회에 나와 “대중문화 예술인을 또 추가하는 것은 전체적인 병역특례에 대한 틀을 깰 수가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신중론’을 이어가고 있다. 이어 언론 인터뷰에서는 BTS 병역특례 문제를 계기로 보충역 제도를 전반적으로 축소하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현역 복무를 하는 청년들에게 괴리감 등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BTS 병역특례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도 엇갈린다. 지난 9월 8일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BTS 대체복무 전환’ 동의 여부에 대해 응답자 67.5%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조원씨앤아이가 9월 4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BTS가 병역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응답이 54.1%로 나타났다. 한편 국회 국방위원회는 지난 14~15일 ‘국위선양 대중문화예술인의 대체복무 전환 동의 여부’에 대해 국민 여론조사를 한 결과 ‘찬성’ 답변이 60.9%, ‘반대’ 답변이 34.3%를 보였다고 밝혔다. 대체복무 전환에 반대한 응답자들 가운데 ‘군에 입대하되 공익을 위한 공연 등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인 이들은 절반을 넘는 58.7%로 나타났다.

 

이처럼 한국 사회에서 병역 문제는 매우 민감한 문제다. 가수 스티브 유(한국명 유승준)는 병역 기피라는 굴레에 갇혀 20년 넘도록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이 있다 보니 최근 가디언지가 ‘BTS 병역 논란, 분열된 한국’이라는 기사를 내보낼 정도로 외신의 관심도 크다. 정부와 정치권이 소모적 논란 속 공정과 상식의 틀 안에서 국민이 공감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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