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을 위한 ‘디자인 스타트업’
‘스타트업’을 위한 ‘디자인 스타트업’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2.09.02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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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기반 예비 창업가들의 ‘멘토’이자 ‘도우미’
디자이너의 사회적 책임 위한 역할도 이어가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스타트업’을 위한 ‘디자인 스타트업’

 

‘창업’은 희망과 불운이 공존하는 긴장의 연속이다. 성공과 실패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예측하기 쉽지 않아서다. 특히 하드웨어 제조 창업을 준비하는 창업가들은 더욱 그렇다. 다른 분야에 비해 교육기관이 많은 것도 아니고 정보의 창구가 넓지도 않아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사진=손보승 기자
사진=손보승 기자

 

‘상생’의 가치로 ‘동반성장’을 추구하다

제조 창업은 실물이 있는 제품을 만드는 과정이다. 아이디어를 구상해서 제품 디자인이 진행되면 기구 및 회로설계가 이뤄지고, 시제품과 금형 제작에 이은 생산까지 진행된다. 이와 같은 일련의 제작 단계에서 자칫 방향을 잘못 설정하면 비용은 비용대로 소요하고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지 않는 제품이 만들어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502디자인랩의 이창열 대표는 이러한 흐름 속 디자이너의 역할을 끊임없이 고민하며 그간 다양한 창업가와 협업해 그들의 ‘불안함’을 ‘희망’으로 바꾸는 멘토이자 도우미로 자리매김해왔다. 이는 이 대표가 지난 20년간 산업 디자이너로서 굵직한 프로젝트들을 다수 수행하며 쌓은 경험과 노하우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그를 만나 창업 스토리와 디자이너로서의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502디자인랩은 현재 다양한 지역에서 활동하는 하이테크 기술 기반 기업들을 위한 디자인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하고 있다. ⓒ502디자인랩
502디자인랩은 현재 다양한 지역에서 활동하는 하이테크 기술 기반 기업들을 위한 디자인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하고 있다. ⓒ502디자인랩

 

창업 이전의 경력들을 소개해 준다면?

“2002년 경북 구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제품 디자인 협력업체에서 당시 ‘가로본능’이라 불리던 휴대폰 디자인 프로젝트에 처음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만 20년차가 된 산업 디자이너이다. 삼성전자 휴대폰 디자인 협력업체를 거쳐 싱가포르 시리우스 모빌리티 국내 연구소와 애플 제품의 생산기지로 알려진 ‘폭스콘’의 국내 연구소 등에서 인하우스 제품 디자이너로 근무하며 다양한 휴대폰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이후 음향, 스피커 관련 디자인 프로젝트나 IT 디바이스, 의료기기 및 헬스케어, 홍채인식 디바이스 등 기술기반 제조 기업 위주의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502디자인랩을 설립하게 된 계기도 궁금하다

“처음 대구 지역에서 비즈니스 활동을 전개하고 계시는 기술기반 제조 기업들과 간헐적으로 프리랜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클라이언트분들의 권유로 2019년 502디자인랩을 설립하게 됐다. 대구가 고향인 이유도 있었지만, 지역사회에 저와 같이 인하우스 디자이너 출신이면서 기술기반의 프로젝트를 양산까지 진행할 수 있는 디자인 회사가 수요 대비 많지 않아 고객사 분들이 항상 아쉬워하시는 부분들을 많이 목도했던 것도 큰 계기였다. 그래서 지역 내 다양한 창업가들과 함께 호흡하고 이들과 동반성장을 이뤄내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창열 대표는 드론 관제 기술 스타트업 (주)무지개연구소에서 ‘회사 전반적인 부분에 대한 디자인’을 담당하며 CMO 직책을 겸업 중에 있다. ⓒ502디자인랩
이창열 대표는 드론 관제 기술 스타트업 (주)무지개연구소에서 ‘회사 전반적인 부분에 대한 디자인’을 담당하며 CMO 직책을 겸업 중에 있다. ⓒ502디자인랩

 

기업을 통해 어떤 사업과 활동을 전개 중인지

“502디자인랩은 KIDP 공인 산업 디자인 전문회사이다. 창업 초기에는 오래전부터 개인적으로 협업을 하던 고객사 위주의 IT 제품이나 휴대폰 관련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면, 최근 들어 드론 관제 솔루션 스타트업을 비롯해 실버세대 헬스케어, 전자코 센서제어, 의료기기 제조기업, 뇌파 솔루션 기업 등 지역에 있는 하이테크 기술 기반 기업 위주의 디자인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 중이다”

 

왜 지역의 제조 스타트업에 주목한 것인가

“IT 기술 기반 제품 혹은 아이디어 기반 생활용품 제조 스타트업을 꿈꾸는 예비 창업가들 중 하나의 제품이 기획되고 설계되며 생산되는 일련의 과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창업을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요즘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는 창업 관련 교육을 받은 후 디자인 의뢰를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다수의 창업 대표님들은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노하우나 인적 네트워크와 같은 인프라가 부족하다 보니 문제해결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분들을 위해 대구 지역 창업 플랫폼의 멘토 역할을 병행하며 제조 창업을 희망하시는 청년 창업가분들에게 디자인뿐만 아니라 제조와 관련한 정부 지원 자금조달 방법 및 설계·개발과 관련한 프로세스 등을 컨설팅하고 있다”

 

 

태국 구순구개열 아동의 한국행 비행기 표와 수술비를 지원하는 ‘스마일플러스’ 캠페인 당시 이창열 대표는 케이스 디자인과 EI(Event Identity) 디자인을 재능기부 한 바 있다. ⓒ502디자인랩
태국 구순구개열 아동의 한국행 비행기 표와 수술비를 지원하는 ‘스마일플러스’ 캠페인 당시 이창열 대표는 케이스 디자인과 EI(Event Identity) 디자인을 재능기부 한 바 있다. ⓒ502디자인랩

 

앞서 언급한 ‘동반성장’, ‘상생’의 실현인 것 같은데

“그렇다. 더욱이 제조 기업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근무한 경험이 제 디자인 업무 베이스에 깔려 있다 보니 ‘단타성’으로 끝나는 디자인 프로젝트보다 제품 개발 전 주기에 함께 참여하는 것을 선호한다. 클라이언트와 함께 양산을 위해 사출 공장에서 같이 밤을 샌다거나, 때로는 제품 기획이나 마케팅 시각화에서 유통까지 저희의 인프라가 필요하신 고객사에게 도움을 드리고 있다. 그 결과 감사하게도 저희 클라이언트 대부분과 디자인 외주용역으로 끝나지 않고 진정한 협업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높은 신뢰 역시 보내주셔서 이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사회적 역할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고 들었다

“5년 전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하나 있다. 태국에는 아직도 2~3천 명의 구순구개열 환아가 태어난다고 한다. 평소 친밀한 협업 관계에 있던 사업기획자 이사님과 방콕에 지점을 두고 있는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대형 성형외과 원장님과 함께 이들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 특별히 디자인한 스마트폰 케이스를 판매해 그 수익금으로 구순구개열 아동의 한국행 비행기 표와 수술비를 지원하는 ‘스마일플러스’라는 캠페인이었다. 케이스 디자인과 EI(Event Identity)의 디자인을 재능기부 했고, 그 이벤트로 첫 번째 아이의 수술이 진행되어 산업 디자이너로 세상에 하나의 보탬이 되었다는 큰 보람을 느낀 바 있다. 향후에도 이러한 캠페인을 지속해서 추진하고자 한다”

 

 

지난 20년간 산업 디자이너로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창열 대표는 앞으로도 예비 창업가들의 멘토이자 도우미로 자리매김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502디자인랩
지난 20년간 산업 디자이너로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창열 대표는 앞으로도 예비 창업가들의 멘토이자 도우미로 자리매김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502디자인랩

 

앞으로의 비전도 제시해 준다면?

“현재 여러 기업 대표님들과 컨소시엄을 통한 공동 사업 추진 등 새로운 사업 아이템에 대해 고민하며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대구 지역의 센서 알고리즘 개발 및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고객사, 그리고 대구한의대와 공동으로 여성 전문 헬스케어 제품을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에 있으며 브랜딩 중이다. 이밖에 오랜 기간 협업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부천에 위치한 IT 주변기기 제조 기업의 대표님과도 주기적으로 만나 IT 액세서리 제품의 문화, 기술 트렌드에 대한 정보교류를 하며 꾸준히 새로운 제품도 출시하고 있다. 또한 텍스타일과 CMF를 전담해주시는 502디자인랩의 실장님이 원석과 비즈의 쥬얼리 디자인 브랜드인 ‘502GEM’을 지난해 론칭해서 온라인 판매 중이기도 하다. 아울러 스타트업들을 위한 지원 단체 설립도 협의 중이다. 요즘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자원에서 창업 지원을 하는 기관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고, 그런 곳에 가면 체계적인 교육부터 창업자금 지원까지 너무 잘 이뤄지고 있다. 그래서 지원사업의 경쟁률도 많이 높아지고 있는데, 어떤 분들은 이러한 사업이 있는지조차 모르기도 하고, 또 어떤 분들은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공공기관에 대한 막연한 부담, 사업발표에 대한 공포로 인해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음에도 도전을 포기하시는 분들이 예상외로 많이 계신다. 그래서 이러한 분들이 조금 더 편하게 전문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체계화된 교육과 디자인 개발, 양산 프로세스 전반에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 제조 스타트업 지원 단체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여러 기업 대표님들 및 대학 교수님들과 클러스트를 만들기 위해 긴 호흡으로 협의 중에 있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지방 도시에도 기술기반 제조 기업들이 많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진출하고 계시는 대표님들이 많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서비스와 플랫폼 기반 창업이 대세라 할지라도, 기술기반 제조 창업도 아이디어와 의지만 있으면 누구나 창업이 가능하다는 점도 꼭 전해드리고 싶다. 아울러 이 자리를 통해 502디자인랩과 함께 해주시는 모든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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