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일상의 혁신 부른 새벽 배송
[이슈메이커] 일상의 혁신 부른 새벽 배송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2.08.19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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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1호 상장 주인공 될까
고질 적자에 연착륙 ‘물음표’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일상의 혁신 부른 새벽 배송

 

2015년 컬리가 ‘샛별 배송’이란 이름으로 처음 도입한 새벽 배송은 유통산업의 혁명이었다. 지금은 익숙해진 개념이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등을 겪으면서 이제는 삶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그렇게 트렌드를 선도한 마켓컬리는 성장을 거듭하며 지난해 거래액 2조 원을 넘겼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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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와 ‘품질’ 모두 잡으며 고속 성장

마켓컬리를 지금 이 자리에 있게 한 ‘샛별 배송’은 김슬아 대표의 고민으로부터 시작했다. 창업 전 외국계 회사에 재직한 ‘잘 나가는 직장인’이던 김슬아 대표는 맞벌이 부부로서 ‘잘 챙겨 먹는 것’이 쉽지 않았다. 신선한 식재료를 구하기 위한 장을 볼 시간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이를 집에서 편하게 받아볼 수 있을지 생각하다 배송을 생각한 그는 모든 사람이 집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을 고려해 ‘새벽 배송’을 시작하게 됐다.

 

2015년 현재의 컬리의 전신인 더파머스로 사업을 시작한 김 대표는 국내 최초로 주 7일 새벽 배송 시스템을 선보이며 시장을 개척했다. 이후 그들의 성공 신화는 잘 알려져 있다. 2016년 173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던 마켓컬리는 이듬해 465억 원에서 2018년 1,571억 원을 넘어섰고, 지난해 1조 원(1조 5,613억 원)을 돌파했다. 거래액 기준으로는 2조 원을 넘겼고 회원 1,000만 명, 월간 순 이용자 300만 명을 달성했다.

 

마켓컬리의 서비스 도입 이후 주요 국내 유통업체들도 경쟁적으로 유사한 서비스를 선보이기 시작했으나 원조의 영향력은 여전히 대단하다. 컬리가 이런 기록을 만들 수 있었던 배경에는 김 대표의 철학이 있다. 그는 ‘배송 속도’보다 ‘상품의 품질’에 가장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마켓컬리 경쟁력과 온라인 신선식품의 핵심은 다름 아닌 ‘차별화된 상품’이라는 것이다.

 

실제 김 대표는 입점 상품을 깐깐하게 선별하는 것은 물론 마켓컬리가 취급하는 모든 제품을 직접 먹어보고 살펴보며 유통 여부를 결정한다. 대표적인 것이 매주 열리는 상품위원회다. 100여 명의 MD들이 70개 기준으로 까다롭게 고른 상품을 상품위원회에 제출하면, 김 대표를 포함한 10여 명의 상품위원회가 만장일치제로 상품 입점 여부를 정한다. 또한 고객 리뷰도 직접 살피는 등 본인이 직접 사업을 하나부터 열까지 살피는 열의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제주도에서 100대의 차량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쏘카는 10년 만에 만 대까지 운영 차량을 확대하며 ‘폭풍 성장’을 이어왔다. ⓒ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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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 분명하지만 불안한 미래

이와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컬리는 IPO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했고, 지난해 11월 프리 IPO(상장 전 투자유치)를 통해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2,500억 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받아 기업가치 4조 원을 인정받았다. 업계는 컬리가 IPO에 성공할 시 기업가치를 5~7조 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컬리의 IPO는 현재 도전을 맞고 있다. 경기침체, 인플레이션 등 좋지 않은 대외변수 탓에 마켓컬리가 원하는 만큼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와서다. 무엇보다도 IPO 이후 주가가 곤두박질친 쿠팡의 선례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쿠팡은 지난해 3월 11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해 630억 달러(약 81조 원)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7월 초 기준 시가총액은 265억 달러(약 34조 원)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마켓컬리를 둘러싼 반응이 냉랭해진 또 하나의 이유는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적자’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영업적자 2,177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이다. 더욱이 마켓컬리가 목표대로 상장에 성공하더라도 창업자인 김슬아 대표의 지분율이 5.75%(2021년 기준)에 불과해 경영권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러한 도전을 맞이한 컬리는 상품군 확대를 통한 외형 확대와 우호 지분 확보를 통한 경영권 안정화, 상품 차별화 등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6월 판매 상품 카테고리를 식품에서 나아가 뷰티와 전자, 여행, 펫(pet) 등으로 확대했다. 실제 올해 뷰티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222%) 증가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여러 악재 속에서도 외형 확장과 수익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는 컬리의 향후 행보를 좀 더 지켜봐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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