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을 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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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심가현 기자
  • 승인 2011.12.2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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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억류된 통영의 딸 ‘신숙자 모녀’ 구출운동
[이슈메이커=취재/심가현 기자]

[Human Rights]

세계인권의 날

 

[이슈메이커] 지난 11월 19일 ‘통영의 딸’ 신숙자 모녀와 납북자 구출을 기원하는 1700리 국토 대장정이 통영여중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이는 현재 북한에 억류돼 생사조차 불분명한 신숙자, 오혜원, 오규원 세 모녀와 517명의 납북자를 구출하기 위함이다. 통영시민들과 대학생들은 ‘구출 통영의 딸’이라는 노란리본을 나무에 매달고 대장정의 시작을 알리며 구출운동에 힘을 보탰다.


▲신숙자 모녀
통영의 딸, 신숙자 모녀 납북과정

신숙자 모녀는 오길남 박사의 가족이다. 오길남 박사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후 독일 브레멘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고 그의 아내 신숙자 씨는 간호사로 일하고 있었다. 그러던 1985년 겨울 오 박사는 북한에서 좋은 교수직과 아픈 아내에게 최상의 진료를 보장하겠다는 북한 요원의 꾀임에 넘어가 아내 신 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전 가족이 월북을 했다. 가족을 데리고 북한으로 들어간 오 박사는 처음 한 달간 평양 근교 야산에 있는 초대소에서 지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상황은 약속과 달랐다. 오 박사의 가족은 외부와 차단된 채 공산주의 세뇌교육을 받았고 대남방송요원으로 배치받았다. 그 후 1년, 오 박사는 독일에서 유학하는 학생 2명을 포섭해 데려오라는 북한의 지령을 받고 독일로 가던 중 코펜하겐에서 탈출을 시도해 성공했지만 그 대가로 그의 아내 신 씨와 두 딸인 혜원과 규원은 1987년 북한 요덕수용소에 갇혔다. 오 박사가 탈북을 결심하기 까지 그의 아내 신 씨의 영향이 컸다고 전해진다. 신 씨는 “나는 당신이 우리를 이곳(북한)으로 데리고 온 과오에 대해 어떤 잘못도 용서 할 수 있어요. 그러나 내 사랑하는 딸들이 짐승처럼 박해받을지 언정 파렴치하고 가증스러운 범죄 공모자의 딸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정의를 사랑하는 순결무구한 젊은이들이 대남 공작기구의 제물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곳을 떠나 우리같이 무고한 희생을 당하는 사람들을 막아 우리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해달라”고 말했다. 오 박사는 탈북해 독일에서 생활했다. 하지만 남편의 탈북으로 신 씨와 두 자매는 북한에서 수많은 고문에 시달렸고 이를 참지 못하고 신 씨는 목매어 자살을 기도하거나 방에 불을 질러 가족과 함께 자살을 시도했지만 끝내 성공하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신 씨 모녀의 소식은 탈북귀순자 강철환 씨가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참상을 폭로하며 보고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소식이 끊겨 더 이상 생사여부를 알 지 못한다. 탈북자의 증언 등에 따르면, 신 씨와 두 딸은 1999년까지는 생존해있었다는 것이 확인됐지만 이후 행방은 묘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 박사는 북한을 탈출한 이후 20년 이상 죄인으로 살았다. 그의 수기 ‘잃어버린 딸들 오! 혜원, 규원’에서 자신을 ‘폐인’이라고 표현할 만큼 스스로에 대한 자책으로 살아왔다. 또한 언론 인터뷰도 ‘무슨 낯으로 인터뷰를 응하겠냐’며 거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길남-윤이상, 주장 엇갈리며 통영사회 분열로 번져

지난 11월 6일 경남 통영출신의 세계적인 음악가를 기리는 윤이상 국제음악콩쿠르가 비난 속에 폐막됐다. 시민단체인 ‘대한민국대청소500만야전군’ 회원 100여명은 통영 강구안 문화마당에서 규탄집회를 열며 “윤이상은 통영의 딸 신숙자 모녀를 북한의 생지옥으로 보낸 대가로 호강하며 산 간첩”이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한국의 대표음악가인 윤이상이 간첩으로 몰리게 된 까닭은 오 박사 가족이 월북을 결심을 윤이상이 부추긴 데에 있다. 윤이상, 송두율은 오길남 가족이 월북을 하도록 부추겼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또한 오 박사가 탈북을 해 독일에

▲신숙자씨 남편, 오길남 박사
머무르는 동안에도 북한에 돌아갈 것을 수차례 종용했다고 한다. 오 박사는 지난 1992년 5월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윤이상과 뮌헨스테대 송두율 교수가 월북을 협박했다고 밝혔다. 오 박사는 “윤이상이 같이 통일운동을 하자고 권유했고 통일운동의 구체적인 것은 북한 가서 알아보고 일을 해봐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주장에 국가안전기획부는 윤이상과 송두율이 북한 공작조직과 깊이 관계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또한 박정희 정권시절 중앙정보부는 1960년대 작곡가 윤이상과 화가 이응로 등이 포함된 독일과 프랑스 교민 등이 동베를린의 북조선 대사관 및 평양에서 간첩교육을 받고 대남적화활동을 했다고 밝혀 더욱 큰 논란이 일었다. 이에 1992년 5월 23일 윤이상과 송두율은 서독에서 반박성명을 발표하고 서독 교포들이 발행하는 월간지인 ‘한인회보’ 6월호에 반박문을 실었다. 윤이상은 “나는 그가 이북에 간 것을 모르고 있었으며 오길남은 나에게 찾아와 가족의 독일 귀환 가능성을 타진해 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고 말했다. 송두율 또한 “이 사건 발표가 노리는 효과는 남쪽이 해체를 요구하는 범민련을 약화시키고 그동안 국내 학계와 독자를 위해 집필한 필자를 이들로부터 고립시키는 데 있다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당시 독일에서 오 박사와 함께 민주화운동을 했던 한국기독교사회발전협회 이삼열 이사장은 한 언론을 통해 “당시 오 박사가 북한에서 경험한 것을 얘기해줬지만 윤이상이나 송두율이 북으로 가라는 협박을 한 것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다”며 “윤이상과 송두율이 북한에 드나들었다고 해서 앞잡이나 그럴 사람들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해 사건의 진실을 더욱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했다. 이러한 이들의 주장에 대한 공방은 1995년 윤이상이 사망한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통영은 현재 윤이상에 대한 기념사업을 계속 추진해야 하는지에 대한 통영 시민들 간의 분열이 일어나고 있다. 한 시민은 “윤이상이 오 박사의 가족이 월북하도록 부추겼다는 것이 사실이면 윤이상 기념사업은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윤이상 선생은 이미 고인이 됐고 진위를 알아낼 길이 없어 답답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통영현대교회 방수열 목사는 “오 박사의 가족이 북한에 남아 고통을 당하는 것 이상의 큰 증거는 없을 것이다”라며 “증거는 없더라고 오 박사의 저서를 보면 아주 구체적인데 이는 사실을 적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숙자 모녀가 구출되면 모든 게 밝혀질 것이다”라고 피력했다.

신숙자 모녀 구출서명 10만 돌파, 각지에서 힘 보태

북한에 억류된 신숙자 모녀를 구출하기 위해 남편 오길남 박사는 미국에서 증언 및 간담회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오 박사는 지난 11월 13일 출국해 ICNK(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 대표단과 함께 미국 워싱턴DC의회에서 열리는 ‘IPCNKR(북한 자유이주민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 제 8차 총회에 초청돼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 대해 증언했다. 한국에서도 신숙자 모녀 구출운동을 위한 다양한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남북청년행동은 지난 11월 19일 ‘구출! 통영의 딸 백만엽서 청원운동’을 열어 통영의 딸 신숙자 모녀와 517명의 납북자들을 잊지 말라는 취지의 ‘노란손수건달기운동’을 실시한다. 경남 통영에서 국토대장정을 시작해 각 도시의 나무 세 그루에 517개의 노란손수건을 매다는 캠페인으로 신숙자 모녀와 517명의 납북자들을 기억하고 전 국민의 관심을 환기시킨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남북청년행동의 최홍재 대표는 “이번 국토대장정은 통영의 딸과 납북자들에 대한 전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대장정을 하면서 각 지역의 도시를 방문해 여러 가지 행사를 진행 할 것”이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어 “날씨가 쌀쌀해 국토대장정에 어려움은 있지만 12월 10일이 세계인권의날인 만큼 신숙자 모녀와 납북자들,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위해 이 시기에 행사준비를 강행했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 5월 25일 통영시내 경상대 해양과학대학 도서관에서 북한 정치범수용소 전시회를 열며 통영의 딸 구출 촉구 서명을 받기 시작해 5개월 만에 서명인원이 10만명을 돌파했다. 이러한 국민들의 성원에 국가인권위원회도 힘을 모았다. 지난 10월 24일 인권위 전원위원회에서 김태훈 특별위원장은 “통영의 딸 송환을 위한 권고안을 심의 의결한다”며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되면 국무총리는 범정부적 송환기구를 구성하는 등 국회의장, 국무총리, 통일부장관, 경남지사, 통영시장 등이 역할을 분담해 신숙자 모녀를 구해내기 위한 일들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 목사는 “반기문 UN사무총장과 국제인권기구에 서한 등과 함께 서명부를 보내 모녀소환을 강력히 촉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UN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마르주키 다루스만이 신숙자 씨의 남편 오길남 박사를 면담하기 위해 지난 11월 20일 방한했다. UN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북한 인권상황을 조사하고 그 결과 및 권고사항을 UN에 보고토록 하는 목적으로 2004년 UN 인권위원회(現 인권이사회) 결의로 설치됐다. 이번 방한을 통해 다루스만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66회 유엔총회에 제출한 북한인권상황에 관한 탈북자. 정치범수용소, 식량부족 등 인도적인 차원으로 북한의 인권문제를 주요하게 다뤘으며 신숙자 모녀 등과 같은 북한인권 관련 민간 개인과 단체를 방문해 면담했다. 12월 10일 세계인권의 날을 맞아 세계적으로 인권문제가 심층적으로 다뤄지고 있는 지금, 북한에 억류된 신숙자 모녀의 구출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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