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과학자의 해양 탄소순환 연구
지구과학자의 해양 탄소순환 연구
  • 임성희 기자
  • 승인 2022.08.01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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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과학자의 해양 탄소순환 연구

(사진=김민경 교수 제공)
(사진=김민경 교수 제공)

 

남극 아문젠해에서 북극 다산과학기지까지
“지구는 거대한 오픈시스템, 해양 탄소 움직임이 쥔 열쇠는?”  

북극 다산과학기지에서 이메일이 날아왔다. 정말 신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일반인은 평생 가보기도 힘든 곳에서 온 이메일이라니, 우주에서 온 이메일과 같은 느낌이다. 김민경 교수는 연구수행차 북극 다산과학기지에 있다고 했다. 지구과학자로서, 극지 과학자로서 또 여성학자로서의 김민경 교수의 연구 일상을 들여다봤다.

북극 다산과학기지에서 온 이메일
“이곳은 북극 다산과학기지에요. 그래서 인터넷 사용이 여의치 못함을 이해해주세요” 김민경 교수가 기자에게 이메일로 자료를 보내며 건넨 멘트다. 물론 충분히 이해한다. 국가적인 연구를 위해 그녀는 북극으로 향했고, 거기서 머무는 짧은 시간 동안 충분한 시료를 채취해야 한다. 학부생 때 과학교육과에 다녔는데, 교수님의 필드 사진을 보고 지구과학자의 삶에 큰 매력을 느꼈다는 김 교수는 망설임 없이 지구과학 중에서도 해양생지화학 연구를 시작했다. 그의 연구 열정과 또 그를 통해 얻은 좋은 성과로 글로벌박사펠로우쉽, 한-스위스 박사과정생연수사업, 박사후국외연수 등 다양한 한국연구재단 과제 및 해외 연구과제에 선정되며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지원을 받았다. 또한, 김 교수는 SCAR(Scientific Committee on Antarctic Research, 남극 과학 위원회)에서 전 세계에서 3, 4명 선정할 만큼 까다로운 연구과제에 2020년 한국인 최초로 선정돼, 독일 AWI 극지연구소에서 방문연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해양의 탄소순환 연구가 그의 주요 연구주제인데, 이를 위해선 직접 바다로 나가 시료를 채취해야 한다. 이미 3번이나 남극 아문젠해를 다녀온 터였다. “북극 다산기지 주변 Kongsfjorden 해역의 육상기원 유기물 유입 파악 연구과제로 처음 북극을 찾았는데요, 많이 설렜습니다. 그동안은 주로 연구선을 타고 먼 바다(open ocean)로 나가 연구를 수행해 와서, 연안에서의 연구는 처음입니다. 실제로 비가 많이 내리는 날 배를 타고 나가보니 육상 주변부 쪽 해수의 색이 변하는 것을 눈으로 보아 신기했습니다. 해수와 해양 퇴적물, 육상 퇴적물, 암석 등 다양한 시료를 채취해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라며 그는 “제 첫 학생이랑 다산과학기지를 동행하면서 보람이 컸습니다. 학생도 매우 즐거워했고요, 샘플링 방법, 전처리 방법 등을 현장에서 알려주는 유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그렇게 직접 필드에 나가 시료를 채취하고 학교 실험실로 가져와 분석해서 해양표층에서 해양심층으로 유기탄소가 이동하는 기작인 생물학적 탄소 펌프 및 해양 탄소순환 양상을 연구한다. 2019년 8월에 서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김민경 교수는 스위스 연방공과대학교(ETH Zurich)에서 박사후연구원을 지내다가, 2021년 4월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에 선임연구원을 거쳐 2021년 9월 경북대에 임용됐다. 그는 2017년 남극 아문젠해를 다녀와서 ‘그대의 계절’이라는 제목으로 수필을 작성해 제11회 ‘해양문학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극지연구소에서 주관하는 제6회 ‘전재규 젊은 과학자상’을 받았다. 2021년 한국해양학회 ‘해수부 장관상’, 2022년 제4회 문무대왕 해양대상 ‘젊은과학자상’ 수상 등 화려한 수상경력은 그의 우수한 연구 활동을 입증한다.

자신의 첫 학생과 북극 다산기지를 처음 찾으며 많이 설렜다는 김민경 교수는 풍부한 연구를 위해 다양한 시료를 채취해왔다고 밝혔다.(사진=김민경 교수 제공)
자신의 첫 학생과 북극 다산기지를 처음 찾으며 많이 설렜다는 김민경 교수는 풍부한 연구를 위해 다양한 시료를 채취해왔다고 밝혔다.(사진=김민경 교수 제공)

 

재부유 퇴적물의 이동 기작과 경로 추적에 적절한 북서 대서양 연구 진행
김민경 교수는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로 ‘유기적/무기적 동위원소 추적자를 활용한 해양 입자의 기원지와 이동 기작 추적’ 과제도 진행하고 있다. 그의 박사후연구원 지도교수인 Timothy Eglinton 교수, Samuel Jaccard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각각 유기적 추적자와 무기적 추적자 분석을 수행할 예정이다. “북서 대서양 해역은 특히 강한 해류로 인해 해저 면에서 입자의 재부유와 수평 이동이 많이 발생하는 곳으로, 재부유 퇴적물의 이동 기작과 경로를 추적하기에 적절한 환경이며, 제 공동연구자들이 이미 많은 선행연구를 진행한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그 과정에서 공동연구자들과 협업할 좋은 기회를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사진=김민경 교수 제공)
김민경 교수가 남극으로 간 까닭은? (사진=김민경 교수 제공)

 

“다학제적 연구 관심, 다양한 토론으로 내 연구의 질 높일 수 있어”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그냥 흙이나 물 같지만, 연구자의 관점에서 남극이나 북극에서 채취해 온 퇴적물, 해수, 플랑크톤 등은 실험의 원동력과 같다. “해저 면으로 침강하는 다양한 입자의 규명은 현재의 탄소순환을 밝히는 열쇠고, 퇴적물은 과거의 유기탄소순환을 이해하는 좋은 열쇠가 됩니다” 그는 이 순환의 과정을 연구하는 기초과학자다. 자연의 신비를 밝혀내, 우리가 겪지 못한 과거의 시스템을 유추하고 또 현재, 더 나아가 미래의 모습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김민경 교수는 다학제적 연구에도 관심이 많아,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주제를 아직 특정할 수 없지만, 지질학(geology)이나 생물학 등 다른 연구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새로운 해석을 할 수 있는 다학제적 연구를 추진하고 싶습니다” 김민경 교수를 보면서 EXPLORER란 생각이 든다. 남극해와 북극해, 그리고 빙하들을 보며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김민경 교수 모험의 결과물들이 얼마나 인류의 호기심을 풀어줄 수 있을까? 그의 거침없는 탐험, 그리고 연구의 열정을 응원한다.
 

[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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