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업무 단축 움직임 보이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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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2.07.15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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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기업들 주4일제 실험 속속
카카오, 7월부터 격주 ‘놀금’ 시행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업무 단축 움직임 보이는 기업들
 
주4일 근무제를 향한 목소리가 커지며 국내외 기업들이 잇따라 실험에 나서고 있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업무 단축을 시도하는 것이다. 사회적으로도 주 4일 근무제 전면 도입 논의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생산성 감소 등을 이유로 전면 도입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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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업 중심으로 주4일제 근무 확산
카카오는 7월 8일부터 격주 금요일마다 사내 모든 직원이 일하지 않는 ‘격주 놀금’ 제도를 도입한다고 전했다. 함께 일하고 함께 쉬는 문화를 만들어 조직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를 통해 직원들의 근무시간은 월평균 최대 16시간 줄어들 전망이다. 카카오는 격주 금요일을 ‘휴무일’로 표시한 달력 이미지를 예시로 제시했다. 카카오는 “개별 직원이 당번을 정해 돌아가면서 격주 금요일마다 쉬게 해서는 ‘함께 일하고 함께 쉬는 문화를 만들어 조직 생산성을 높인다’는 취지를 충분히 살리기 어렵다고 보고, 격주 금요일을 모든 직원이 한꺼번에 쉬는 날로 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서 카카오게임즈가 한 달에 한 번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했다가, 지난해 4월부터 격주 주 4일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올해 말까지 전면 원격근무 제도와 격주 ‘놀금’ 제도를 시범 운영하며 데이터 분석과 설문조사 등을 통해 직원 의견을 수렴한 뒤, 이를 바탕으로 내년 1월부터 새 근무 체제로 공식 전환할 계획이다.
 
IT 업계의 주 4일 근무제는 더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올해부터 주 32시간 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원래 월요일 오후 출근하는 ‘주 4.5일제’였지만 근무시간을 더욱 단축했다. 숙박앱 ‘여기어때’ 역시 주 4.5일제를 시행 중이다. 대기업도 예외는 아니라 SK텔레콤은 매달 셋째 주 금요일에 쉬던 ‘해피 프라이데이’ 제도를 6월부터 둘째 주, 넷째 주로 확대했다. 지난 2020년부터 해당 제도를 시행해온 결과, 주 4일 근무제 확대가 생산성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CJ ENM도 매주 금요일 오후를 자기 계발에 활용하는 사실상 ‘주 4.5일제’를 시행 중이다.
 
‘완전한’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하는 기업도 있다. 교육기업 에듀윌은 주말과 원하는 요일에 하루 더 쉬는 주 4일제를 운용 중이다. 주4일제를 도입했다고 해서 임금을 줄인 건 아니다. 에듀윌은 임직원 700여 명의 중견기업임에도 주4일제 이후 매출이 25% 증가했고, 고용 창출 역시 매년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생 교육기업 휴넷도 주 4일제를 도입, 주 32시간 근무에 들어간다. 주 4.5일제를 도입한 지 2년 만에 주 4일로 확대했다. 또한 밀리의 서재와 엔돌핀커넥트 등도 등이 온전한 주4일제(주 32시간제)를 시행하고 있다.
 
 
2019년 4일근무제 시험에 들어간 마이크로소프트 재팬은 시범 운영 이후 생산성이 40% 향상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Pixabay
2019년 4일근무제 시험에 들어간 마이크로소프트 재팬은 시범 운영 이후 생산성이 40% 향상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Pixabay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 트렌드?
주4일 근무제는 해외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입되는 양상이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난 세계 기업들이 주4일제 실험에 속속 뛰어들고 있어서다. 영국의 경우 은행과 병원, 투자회사 등 70여개 기업들이 임금 삭감 없는 주4일 근무제 실험에 착수했다. 비영리단체 ‘주4일 글로벌’과 옥스퍼드, 캠브리지, 보스턴 대학 연구진이 기획한 이 실험에는 다양한 업종 종사자 3,300명 이상이 참여해 향후 6개월간 주4일 근무를 시행한다. ‘100:80:100’ 모델을 기반으로 했는데, 근무시간은 80% 줄이면서 생산성과 임금은 100%를 유지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골자다. 이번 실험을 통해 연구자들은 참가 회사들과 협력해 주4일제 시행에 따른 기업 생산성, 노동자의 복지 여건 변화, 환경이나 성 평등성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측정할 예정이다.
 
일본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주4일제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저출산 및 고령화 대책으로 지난 2016년부터 기업에 재택근무와 근무 일수 단축을 장려해 왔다. 일본 전자업체 히타치는 직원 1만 5,000명을 대상으로 주4일제를 도입하며 내년 3월 안에 노동시간을 자신의 근무일에 맞춰 유연하게 배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기로 했다. 일본에서 가장 먼저 주5일제를 도입한 파나소닉홀딩스도 연내 주4일 근무제 시험 도입에 나선다. 초대형 은행인 미즈호파이낸셜그룹과 시오노기제약 등도 희망자를 대상으로 주4일 근무제를 추진한다.
 
기업들은 주4일제를 통해 노동자의 삶의 질 개선과 기업의 생산성 향상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것이 목표다. 노동시간과 성과가 반드시 비례하진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 재팬은 지난 2019년 여름 한 달 동안 주 4일제를 시범 운영한 결과 직원 1인당 매출이 40%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기 소비량이 23% 줄어들고 직원들의 프린터 용지 사용량은 59% 감소하는 등 환경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정부 차원에서 주4일제 도입을 지원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벨기에 정부는 지난 2월 노동자의 필요에 따라 주4일 근무(38시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노동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스페인과 스코틀랜드에서는 정부가 지원하는 주4일제 시범운영이 시작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주가 주4일제 법제화에 나섰다. 캘리포니아주 의회는 지난 4월 500명 이상 규모의 사업장을 대상으로 기존 ‘주5일·40시간’을 ‘주4일·32시간’으로 근무시간을 줄이는 법안을 발의했다. 법안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삭감을 금지하고, 초과근무에 대해선 정규 급여의 1.5배 이상의 수당이 지급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이에 대해 기업의 노동비용 증가, 노동시장의 양극화 등을 이유로 주4일제 도입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미 캘리포니아 상공회의소는 주4일제 법안에 대해 “노동비용을 너무 높여 되레 ‘일자리 킬러’가 될 것”이라며 “기업을 죽이는 법안”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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