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브레이크 없는 무소불위 글로벌 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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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2.05.17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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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인앱 결제 의무화 논란 일파만파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 몫으로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브레이크 없는 무소불위 글로벌 공룡
 
국회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인앱 결제’ 강제 방지법을 통과시켰다. 그리고 올해 3월 15일 법이 시행됐지만 구글은 반기를 들었다. 앱 마켓 구글 플레이에서 외부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는 앱들을 4월 1일부터 업데이트가 되지 않도록 하고, 오는 6월부터는 외부 결제 앱을 구글 스토어에서 삭제하겠다고 공지한 것이다. 이러한 정책 변경으로 국내 콘텐츠 업계는 줄줄이 가격 인상을 시도하고 있다. 결국 피해는 소비자 몫으로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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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꼼수에 무력화된 ‘구글 갑질 방지법’
인앱 결제란 이용자가 앱 마켓에서 받은 애플리케이션에서 디지털 콘텐츠나 서비스 등을 유료로 구매할 때 앱 마켓 사업자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까지 구글은 인앱 결제를 강제해 온 게임 앱과는 달리 디지털 콘텐츠 관련 앱에 대해서는 외부 결제를 허용했다. 하지만 2020년 9월 웹툰·음원 등 디지털 콘텐츠 관련 앱에 대해서도 자사 인앱 결제를 강제하고 30%의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국회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앱 마켓 사업자가 자체 결제방식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인앱 결제 강제 방지법을 제정했다. 올해 3월 15일 ‘구글 갑질 방지법’이 시행됐으나 구글은 이에 반기를 들고 있다. 구글은 구글 플레이에 새 결제 정책 적용을 시작했는데, 앱 개발사에게 구글 플레이 인앱 결제 또는 인앱 결제 내 제3자 결제방식만 허용하고 아웃링크 등 외부 결제 방법은 금지한다고 밝혔다. 개발사들이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활용해왔던 ‘아웃링크’ 방식을 아예 막은 것이다. 제3자 결제는 최대 26% 수준이다. 연간 매출 12억 원까지는 수수료 15%, 12억 원 초과분에는 30% 수수료가 적용된다. 제3자 결제는 결제대행업체(PG)나 카드사 수수료 등을 고려하면 30% 이상이 될 수 있는 만큼 사실상 인앱 결제방식을 유도한다는 지적이다. 구글 인앱 결제를 이용하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대상으로 매월 정기구독료를 납부하는 ‘이용권’에는 15%, 영화 등 콘텐츠 개별 구매에는 30%, 제3자 결제방식에는 최대 26%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4월 5일 구글의 아웃링크 금지 조치가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내용의 유권해석 결과를 발표했다. 실제 금지행위가 발생하면 실태조사에 나서고 위법 사항 확인 시 사실조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사실조사 중 자료 재제출 명령을 이행하지 않거나 금지행위 중지 등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최근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이행 강제금 부과도 활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방통위 제재가 실효성이 있느냐는 의문이다. 구글이 아웃링크를 허용해도 인앱 결제 대신 수수료를 받지 못하는 웹 결제를 이용할지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인앱 결제는 외부 결제보다 결제의 편의성이 높다. 결국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앱 마켓 사업자가 자체 결제방식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인앱 결제 강제 방지법을 제정했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국회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앱 마켓 사업자가 자체 결제방식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인앱 결제 강제 방지법을 제정했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 몫으로
이에 대해 구글은 법을 준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구글 플레이 인앱 결제만 허용하던 것을 인앱 결제 내 제3자 결제까지 확대해 선택권을 늘렸다는 것이다. 아울러 현재 시행령이 아웃링크 방식 결제를 허용하는 것을 의무화하지 않고, 이를 구글이 금지하는 건 결제 과정에서의 보안 문제 등을 고려한 ‘소비자 보호’ 차원이라고 항변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방통위의 시행령 자체를 ‘패싱’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방통위는 시행령 개정 당시 앱 마켓 사업자가 아웃링크 등 다른 결제방식을 안내하는 행위를 금지할 수 있다는 업계의 의견을 수용해 ‘접근·사용 절차를 어렵거나 불편하게 하는 행위’도 금지행위로 포함했다. 이를 두고 당시 ‘구체성’이 부족하단 지적이 나왔는데 구글이 이를 파고든 셈이다.
 
이러한 처사에 결국 피해는 소비자 몫이 될 가능성만 커지고 있다. 콘텐츠 개발사들이 떠안게 되는 높은 수수료 부담이 결국에는 소비자에게로 고스란히 전가되기 때문이다. 수수료 부담 없이 자사 결제 링크를 쓰다 구글 인앱 결제가 시행되자 국내 콘텐츠 업체들은 줄줄이 가격 인상을 시도하고 있다. 업계는 수수료를 기업이 모두 감당하기엔 부담이 크기 때문에 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전한다. 실제 웨이브는 약 15% 가격을 인상했고, 티빙도 인앱 결제 수수료를 반영해 가격을 올렸다. 국내 음원 플랫폼 업체도 요금 인상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는 결제 이용권을 14%가량 올렸고, 지니뮤직 역시 요금 인상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수수료 부담이 증가하면 플랫폼과 창작자들의 몫이 줄어들고 소비자 역시 이용료 증가 등의 피해로 이어진다.
 
 
구글의 새 결제 정책은 콘텐츠 개발사들이 떠안게 되는 높은 수수료 부담으로 소비자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Pixabay
구글의 새 결제 정책은 콘텐츠 개발사들이 떠안게 되는 높은 수수료 부담으로 소비자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Pixabay

 

게임사 자체 결제 시스템 움직임
이러한 흐름 속에 최근 국내 게임사 넥슨은 신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출시하면서 처음으로 ‘자체 결제’ 방식을 도입했다. 던파 모바일은 PC와 모바일 연동이 가능한 ‘크로스플랫폼’ 형태로 운영된다. 모바일 버전엔 인앱 결제를 적용하지만 PC 버전엔 넥슨의 자체 결제방식을 쓴다. 이처럼 게임 업계에선 PC 버전에 대해서는 구글로부터 특별한 편의를 제공받지 않는 만큼 인앱 결제를 적용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자체 결제 도입 사례가 늘어나는 이유다.
 
이는 국내 게임사들이 더는 앱 마켓에 ‘의미 없는 수수료’를 내지 않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그간 게임사들은 주요 앱 마켓이 강제하는 ‘인앱 결제’ 원칙을 고수하기 위해 모바일 버전뿐 아니라 PC 버전에도 이를 적용하고 있었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 분석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들이 지난해 구글에 납부한 수수료는 9,529억 원가량이다. 국내 게임 상위 업체인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도 매년 수 백억원의 수수료를 구글에 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넥슨의 움직임을 시작으로 게임업계에서 추가 사례가 나올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또 다른 대안으로 새로운 기업이 나타나 구글이 사실상 독과점하고 있는 앱 마켓 결제구조를 개선하는 방법도 제시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네이버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협업을 통해 개발이 진행 중이다. 또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국제 공조를 통한 규제가 꼽히기도 한다.
 
다만 업계에서는 결국 법적인 규제와는 별개로 게임 업계와 같은 자율적인 움직임이 있어야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법 위반 행위가 벌어져야 법적제재를 내릴 수 있는 구조인 상황이라 정부가 법으로 일일이 규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서다. 자체 결제 시스템을 만드는 등의 시도가 활성화된다면 구글도 마냥 인앱 결제를 통한 높은 수수료를 강제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그동안 국내 인터넷제공사업자(ISP)에 망 이용료를 낼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해왔다. ⓒ방송통신위원회
넷플릭스는 그동안 국내 인터넷제공사업자(ISP)에 망 이용료를 낼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해왔다. ⓒ방송통신위원회

 

넷플릭스의 ‘망 무임승차’ 논란
한편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법인세 관련 이슈도 화두다. 애플코리아의 경우 지난해 한국 시장 매출은 약 7조 971억 원에 달하지만, 이들이 계산해 내놓은 영업이익률은 1.6%에 그쳐 한국에서 납부한 법인세는 약 629억 원에 불과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무소속 양정숙 의원은 애플의 영업이익률이 일본 44.9%와 중화권 41.7%, 유럽 36.4%, 미주 34.8%였다는 점을 꼬집는다. 이들 지역의 영업이익률은 한국보다 많게는 28배까지 높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괴리는 유통구조 차이에서 비롯된다. 애플코리아의 주요 제품을 싱가포르 법인인 ‘애플 사우스 아시아’를 통해 수입하면서 매출 대부분을 수입대금으로 처리해 영업이익률을 낮추고 있다. 업계에선 한국에서 세금을 회피하려는 목적으로 이 같은 구조를 유지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는 넷플릭스도 마찬가지다. 넷플릭스의 본사 매출원가 비율은 60% 이하로 감소했음에도, 넷플릭스 한국법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매출원가를 80% 이상으로 책정해 법인세를 낮추고 있다. 실제 지난해 국내에서 4,154억 원의 매출을 올린 넷플릭스는 법인세를 21억 원만 냈다. 넷플릭스의 경우 망 이용료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넷플릭스는 2019년부터 이어온 방통위 제정 절차를 무시하는 한편, 지난해 법원에서 패소 판결을 받은 후에는 불복 의사를 전달했다. 또한 지난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망 이용료를 낼 수 없다고 주장했고, 지난해 11월 딘 가필드 넷플릭스 공공정책 부사장이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망 이용료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쏟아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들에 대한 규제가 조속히 자리를 잡아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 간 역차별을 막고 이들이 자신들의 지배력을 활용해 국내 업체들에 행하는 각종 행위들을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망 사용료 관련 규제에 대해서는 이미 통신업계를 중심으로 규제의 필요성이 숱하게 제기돼 왔다. 지난 4월 6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만난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와 한국알뜰폰통신사업자협회(KMVNO) 역시 넷플릭스와 구글 등 글로벌 CP의 망 이용 대가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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