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희망인가 덫인가
시민단체, 희망인가 덫인가
  • 취재/심가현 기자
  • 승인 2011.12.22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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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사회 앞장서는 시민단체 거듭날 것
[이슈메이커=취재/심가현 기자]

[NGO & Vision]

시민단체 명암과 비전

 

[이슈메이커] 시민단체의 대표 아이콘 박원순이 서울시장에 당선되면서 시민단체에 대한 재조명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항상 시민의 편에 서, 사회 경제적 약자들을 위해 공익활동 전개를 모토로 삼는 시민단체. 시민단체 속으로 들어가 시민단체의 긍정적요소와 부정적 측면, 그리고 시민단체에 대한 비전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반값등록금, 비정규직 등 사회적 약자 편에 서

시민단체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공공의 선과 공익을 추구하는 비정부적, 비정파적, 비영리적 민간조직체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정치권력의 오용과 남용, 부정부패가 우리사회에 만연할 때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견제와 감시해 사회경제적 약자인 시민의 입장과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 정치 관련 시민단체들은 바른 정치를 이루기 위한 다양한 활동과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행정감시 활동, 납세자의 권리보호운동을 통해 예산낭비를 감시하는 활동을 하며 사회개혁, 경제 민주화실천을 위한 활동, 사회복지, 환경, 여성 등 각 분야에서 국민들이 직접 나서기 어려운 사안을 해결하는 등 많은 활동을 펼쳐왔다. 이러한 활동으로 인해 처음 일부 단체에서만 관심을 갖던 작은 사안이 사회전반이 주목하는 거대 현안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무상급식, 대학생 반값등록금 운동,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시민단체의 노력으로 서울시를 시작으로 무상급식이 실시됐으며, 대학의 반값등록금운동으로 대학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개혁바람이 불고 있다. 즐거운 교육상상 안영신 집행위원장은 “시민운동이 지역 주민들의 생생한 의견을 모으고 지역 공동체를 복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시민단체가 비판과 감시를 하면서도 대안을 제시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시민단체의 정치참여도 필요한 사안이다. 정부와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수평적 네트워크를 만들어 정부에 대한 감시와 협력을 동시에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시민사회는 정부가 스스로 발견하지 못하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며 “정부가 해결하지 못하는 제도나 정책개선에 대해 전문성을 바탕으로 도움을 주며 함께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는 일반 시민들의 생활 전반에서 생활밀착형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11월 14일 인체 유해성이 드러난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신고가 늘어나고 있지만 정부, 기업 아무도 보상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외면하자 시민단체가 나섰다. 시민단체와 피해자모임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피해사례는 110건, 사망사례는 30건에 달했고 이후에도 피해자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러한 일반시민들의 피해에 시민단체가 앞장서 보상대책을 마련하는 등 가장 가까운 곳에서 도움을 줬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전진한 사무국장은 “일반 소비자물품, 제품 서비스 등 다양한 문제가 불거지고 있듯이 사회이슈는 갈수록 세분화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시민운동은 앞으로 더욱 작고 세밀한 문제와 가치를 지향하면서 발전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1월 20일 참여연대,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이 모여 ‘복지국가 실현 시민사회 연석회의 준비위원회’ 발족식을 가졌다. 복지국가를 목표로 각 분야의 시민사회단체가 비정규직 감축, 무상급식 등 10대 의제마련을 위해 결합했다. 참여연대 박원석 협동사무처장은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복지국가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대중적 동력이 부족한 것을 사실”이라며 “이번 결합을 통해 중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하기 위한 대규모 기구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처장은 “기존 운동들은 정당 간의 통합이나 정치연합 등을 주요목표를 내걸고 있지만 연석회의는 정치연합에 개입하지 않고 시민사회 차원에서 복지의제 설정과 이슈별 공동대응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해 시민단체가 복지국가를 위한 한국사회 만들기에 앞장섰음을 시사했다.

암묵적 거래 오가는 시민단체의 부정적 요소 커져

시민단체가 갖는 한국사회의 역할비중이 커지기 시작하며 시민단체의 역할이 점점 퇴색되고 있다는 의견이 많

다. 박원순이 소속된 참여연대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회와 마찬가지로 재벌의 지배구조 문제 등 경제정의 실현을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여왔다. 그런데 아름다운 재단, 참여연대의 기부금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참여연대가 재벌 대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비판 이후에 해당 기업이 아름다운 재단에 거액의 기부금을 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참여연대에서 대기업 지배구조 비판활동을 했던 무소속 강용석 위원은 “참여연대가 2000년대 초 생명보험사 상장, 한화그룹 부당내부거래, LG그룹 계열분리를 문제 삼은 후 교보생명, 한화그룹, LG그룹 측이 각각 아름다운 재단에 47억원, 10억원, 20억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름다운 재단은 외환은행 헐값인수 논란을 일으킨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거액의 기부금을 받았으며 박 서울시장은 당시 론스타 의혹을 수사하라는 성명서에 서명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서울시장은 “아름다운 재단이 2004년 론스타 자회사로부터 1억 4,000만원을 기부받았다가 론스타 기업윤리가 문제가 되자 2008년 남아있던 기부금 9,000만원을 되돌려 줬다”고 반박했다. 또한 2006년과 2008년에 걸쳐 감사원은 정부로부터 연간 8000만원 이상 보조받은 543개 비정부기구(NGO)를 조사했다. 감사결과 보조금 총액 4,637억원 중 500억원 남짓이 횡령된 것으로 드러났는데 인터넷뱅킹 공인인증서를 빌려 증빙서류를 조작하거나 포토샵 프로그램을 이용해 은행계좌 이체증을 위조하는 등의 교묘한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민단체들의 비일반화된 문제제기에 피해를 보는 유통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최근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계란에 대해 품질검사 결과 38.5%가 최하위 등급인 3등급, 신선도 역시 불량 이하 제품이 23.1%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소비자시민모임이 조사한 것은 오직 39개의 제품만을 대상으로 해 표본집단을 잘못 설정해 발생하는 오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표본집단이 모집단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게 설계하는 것은 객관적인 조사작업의 기본으로 그렇지 못했을 경우 섣불리 조사결과를 일반화하기 보다는 조사대상에 한정된 해석을 내놨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시민단체는 “계란 브랜드가 수천개에 달하는데다 각각의 브랜드에 대한 정보 없이 표본집단을 만들기 어려웠다”고 해명했지만 이로 인한 유통업체의 잇따른 피해로 해당 유통업체들은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시민단체들이 소비자입장에서 제품을 감시하는 것은 당연히 할 일이지만 주장의 근거가 희박한 경우가 많지만 시민단체의 주장에 반박할 경우 불필요한 논란만 커질 수 있어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시민단체, 우리사회 ‘별’ 될까?

민주화와 함께 ‘시민단체의 시대’가 열렸다. 이제 시민단체는 우리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됐다. 시민운동은 실제 거대 단체 중심에서 지역화·전문화되어가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고 이 같은 현상은 이미 가시화된 상태다. 시민운동이 세밀화 돼가는 과정에서 보다 많은 참여를 이끌어 내야하는 일은 당연하다. 시민운동이 시민들이 원하는 목소리를 새겨들어 좀 더 시민들의 맞는 맞춤형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단체의 정치적 참여 또한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미국의 경우 크고 작은 시민단체가 100만개가 넘어 시민단체의 천국이라 불리는 만큼 시민단체의 ‘정치 참여’가 활발하지만 아직 한국사회는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많다.

이에 시민단체는 정부에 대한 감시와 함께 협력의 역할을 맡아 정부와 국민사이의 중간매개체를 담당해야 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다. 한편 이번 참여연대 대표였던 박원순이 서울시장에 당선됨에 따라 시민단체의 색이 달라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표적인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정치권의 본격 등장을 하면서부터 시민단체도 정치합류라는 기로에 놓이게 됐다. 고려대 사회학과 현택수 교수는 “정부 비판과 감시의 선봉에 섰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갑작스레 감시의 대상이 되면서 딜레마에 빠진 시민단체가 사소한 실수로 ‘같은 편’이라는 오해를 받으면 급격히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10일 진보진영 시민단체 ‘내가 꿈꾸는 나라’는 연합정치조직을 구성해 창립식을 가졌고 혁신과 통합 김기식 공동대표를 포함, 상당수가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시민단체의 정치개입이 구체화됐다. 현재 시민단체의 정치개입에 대한 시선은 엇갈린다. 기성 정치를 대신할 대안이라는 주장과 또 다른 거대 정치권력의 이익집단이라는 주장이 팽배하게 맞서고 있다.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신율 교수는 시민단체 정치에 대해 “그렇게 긍정적이라고 볼 수 없다”며 “결국 제도가 아니라 사람 중심으로 정치를 바라보는 우리 정치문화의 단면”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시민단체는 정치를 잘 감시하는 고유의 역할이 있어 이를 넘나들거나 다른 일에 몰두하게 되면 본연의 목적을 상실할 수 있다”며 우려감을 표했다. 성숙된 시민사회일수록 시민단체는 다양하고 삶과 밀착된 사회 영역에서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낸다. 우리나라 시민단체들의 고민은 시민의 삶의 문제에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에 있다. 시민단체는 정부와 시장인 영리기업을 아우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2년 ‘아름다운 가게’가 출범했고 그 이후 ‘사회적 기업의 시대’의 막이 올랐다. 2006년엔 사회적 기업의 보급을 지향한 시민단체 ‘희망제작소’가 문을 열었고, 정부와 정치권은 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 시행으로 힘을 보탰으며, 보다 효율적인 사회공헌을 고민하던 대기업들은 기부(寄附)를 통해 사회적 기업의 활동을 응원했다. 시민단체는 빠르게 미래를 향해 진화하고 있다. 시민단체는 이제 빠른 성장과 희망을 응원하는 국민들에게 ‘행동주의’를 통해 우리사회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진정한 혁신을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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