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의 새로운 트렌드 긱 이코노미, 세계적 경제 불황의 돌파구로 제시
고용시장의 새로운 트렌드 긱 이코노미, 세계적 경제 불황의 돌파구로 제시
  • 박경보 기자
  • 승인 2016.03.02 0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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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박경보 기자]

 

단기계약 근무제, 세계적 경제 불황의 돌파구로 제시

노동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다는 우려 극복해야


 

▲ 긱 이코노미의 중심이 되고 있는 ‘우버 택시’ ⓒpolitico


세계적으로 고용시장이 급격히 냉각되면서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긱 이코노미(gig economy)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초단기 고용, 기간제 업무를 의미하는 긱 이코노미는 우버와 에어비앤비 등의 공유 경제 서비스의 부상과 맞물리면서 급부상하고 있다. 임시 계약직인 프리랜서도 긱 이코노미에 해당되는데, 최근에 온디맨드(on-demand, 수요 중심) 서비스가 급격히 증가하며 긱 이코노미도 더불어 주목받는 중이다.



온디맨드와 경제 불황으로 생겨난 유연근무제, 긱 이코노미

고용시장의 가장 큰 현안으로 지적되어 오던 계약직과 비정규직이 세계적인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계약직과 비정규직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경제 불황으로 인해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임시직 근로자가 늘어나며 생긴 현상이다. 특히 미국 언론에서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라는 단어가 꾸준하게 사용되고 있다. 미국의 이른 바 ‘긱 족’은 새롭게 떠오른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에 의해 노동 수요에 따라 생겨난 세대다. 노동 컨설팅 업체인 ‘MBO 파트너스’는 작년 말, 긱 경제에 종사하는 독립형 근로자의 수가 미국에서 3,020만 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이 독립형 근로자들이 2014년 기준 1조 1,00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면서 미국 경제 성장의 7%에 일조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본래 ‘긱(gig)’이라는 단어는 재즈 용어에서 나온 말로 최초 사용 당시에는 IT 업계의 비정규직을 일컫는 말로 많이 쓰였다. 지금은 파트타임과 임시직, 그리고 프리랜서와 자영업까지 포함해 폭넓은 용어로 쓰이고 있다. 누군가에게 고용된 것이 아닌, 필요할 때 일시적 고용 형태로 돈을 버는 것을 의미한다. 긱 경제라는 용어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이유는 공유경제 즉, 온디맨드 경제 때문이다. 온디맨드 서비스는 이제 새로울 것 없이 일상 생활에 녹아들어 있으며 다양한 방향으로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물품이나 서비스를 원하는 시간에 즉시 제공하는 온디맨드 서비스에서 대표적으로 손꼽히는 업체는 차량공유 업체인 ‘우버’나 숙박공유 업체 ‘에어비앤비’이다. 이 두 업체의 공통점은 직원을 뽑는 것이 아니라 일반 사람을 계약해 고객과 연결해 준다는 점이다. 이러한 온디맨드 서비스에 고용되는 근로자들은 정규직이 아닌 독립계약자다. 예를 들어 아마존 플렉스에 참여하는 운전자들은 시간당 25달러 가량을 받으며 일하는 시간을 2, 4, 8시간 중에 골라서 일을 하는 계약직이다. 긱 이코노미가 떠오르면서 비정규직이 새로운 직업 형태로 자리잡자 경제 전문가들은 앞으로 세계 경제의 판이 바뀔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IT 컨설팅업체인 아피리오의 부회장은 “긱 이코노미가 인재채용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경영자들이 알아가고 있다. 기업은 이를 통해 고도로 능력 있는 노동자들을 필요에 맞춰 채용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라고 전했다.
 

▲ 우버는 노동자를 보호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Uber

 

 

고용 혁신 또는 불안정, 갈림길에 놓인 긱 이코노미

긱 이코노미가 주목받기 시작한 배경에는 온라인 접근성의 확대가 있다. 긱 이코노미는 기존에도 있었던 개념이지만 서비스의 수요자와 공급자를 이어주는 온라인 플랫폼의 인기가 높아지며 고용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긱 이코노미를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특정 기술이나 능력에 대한 수급 불균형을 완화할 수 있다는 데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일본 등 전 세계적으로 노동가능 인구의 30 ~ 45%인 약 8억 5,000만 명이 파트타임 정도의 단순노동 일만 하고 있는데, 이들에게 더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맥킨지앤컴퍼니는 이를 '온라인 탤런트 플랫폼'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고용 환경의 변화가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며 우려하고 있다. 긱 이코노미로 소외받거나 피해를 입는 집단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정식 피고용인으로 인정해 달라며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우버 운전사들의 사례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드라이버 파트너’라는 명칭으로 개별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정규 노동자가 보장받는 최저 임금이나 야근 수당, 건강보험 혜택 등이 제공되지 않는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노동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진 것이다. 

 
이처럼 고용시장이 변화되며 직장에 대한 개념 자체가 전환되는 상황에서, 비정규직을 새로운 직업군으로 인정하고 그에 맞는 정치적·법적 기준을 세우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 힐러리 전 국무장관은 작년 말, 긱 경제에 대해 “우버서비스 등이 만들어낸 긱 이코노미가 새로운 기회와 혁신을 제공하고 고용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연 노동안정이 보장되고 있는지, '좋은 일자리'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든다”고 말한 바 있다. 일자리의 질적인 부분이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비정규직이라는 직업군은 기업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만들었던 직군인 만큼 고용과 수입의 불안정성이 존재하며, 노동자들의 발언권마저 약하다는 측면이 있다. 건강보험과 연금과 같은 복지는 또한 긱 이코노미와는 거리가 멀다. 긱 이코노미를 선도하고 있는 우버에 대해 근로자의 복지에 아무 관심을 두지 않으면서 수입의 30%를 떼어가는 것은 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고용불안에 따른 취업난으로 모든 것을 포기한 우리나라 ‘N포 세대’에게 긱 이코노미의 확산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긱 이코노미의 올바른 정착과 고용자 보호를 위해 당국과 기업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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