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ReportⅠ] 미래 불투명한 한국, 불행한 국민
[Korea ReportⅠ] 미래 불투명한 한국, 불행한 국민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6.03.02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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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가야할 길 많은 시기에 멈춰 선 국가

“얼어붙은 한강의 기적, 녹을 기미도 안 보여”

 

 

 

80년대 한강의 기적을 일으켰던 한국. 단기간에 급격한 성장을 이루며 전 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이 최근 정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경제 사정에 한국 소비자의 소비심리와 경제전망은 3분기 연속 세계 최하위로 나타났다. 자본계급사회는 갈수록 뚜렷해지면서 대중은 꿈을 잃어가고 있다. 그나마 강한 면모를 보였던 교육계도 최근 누리과정 지원비 등 여러 문제들로 인해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진 상황이다.



경제적 수렁에 빠진 한국

글로벌 정보분석업체 닐슨은 지난 2월 3일, 2015년 4분기 ‘세계 소비자 신뢰지수’ 조사 결과 한국은 이전 분기 대비 3포인트 하락한 46포인트를 기록해 61개국 중 최하위였다고 밝혔다. 소비자 신뢰지수 조사는 전 세계 3만 명 이상의 온라인 패널을 대상으로 분기마다 이뤄진다.  한국은 지난해 2분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영향으로 최하위로 떨어진 후 3분기 연속 꼴찌를 기록했다. 조사 내용을 살펴보면 ‘향후 1년간 일자리 전망’과 ‘개인 재정 상황’ 등의 분야에서 ‘나쁘거나 좋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 비율이 각각 92%와 83%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또한, 응답자 중 91%는 현재 한국이 불황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향후 6개월간 주요 관심사로는 ‘고용 안정성’이 29%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뒤이어 ‘일과 삶의 균형(27%)’ ‘경제(25%)’ 등의 순이었다. 

 
세계 소비자 신뢰지수가 증명하듯, 한국 경제는 긍정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2%에서 3.0%로 0.2%포인트 내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한국은행의 전망치는 정부의 예상치(3.1%)보다 낮은 수치다. 한국경제연구원(2.6%), 현대경제연구원(2.8%), LG경제연구원(2.7%) 등 주요 연구기관은 이이 2%대 성장률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 수출 상황은 더욱 어둡다. 한국 수출은 지난 1월 18.5%라는 최악의 감소폭을 기록한 가운데 수출 부진의 늪에서 당분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를 지탱해주던 내수에도 최근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라 수출쇼크의 고통이 더욱 크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수출부진이 이어지는 데에는 우선 그동안 수출 증가를 뒷받침했던 글로벌 경제 교역 규모 증가율이 급격하게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한국은행은 2008년 금융위기 이전만 해도연평균 7.1%에 달하던 글로벌 교역 증가율이 지난 2014년 기준으로는 3.3%로 하락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교역 성장세 감소가 단순히 경기적 요인이 아니라 글로벌 밸류체인의 고도화 등 구조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적 요인에 의한 교역 성장세 감소는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있지만 밸류체인 성숙화로 인한 교역구조 자체 변화의 경우에는 경기가 다시 좋아져도 수출이 늘지 않아 오히려 심각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이 강세를 보였던 산업이 위축되는 현상도 경제 위기를 이어가는 원인이 되고 있다. 한국은 그동안 IT강국이라 불리며 반도체산업부터 스마트폰 등의 전자 산업에 강세를 보여 왔다. 하지만 중국이 국가 주도로 반도체 굴기산업에 뛰어들면서 전세가 역전되고 있다. 중국은 2014년 10월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해 1,200억 위안(약 21조2,000억 원)에 이르는 국부펀드를 마련해 본격 지원에 나섰다. 또한, 최근 칭화유니그룹이 반도체 산업에 집중하면서 국내 시장은 위협받기 시작했다. 현재 대부분의 중국 업체들은 처음에는 가격을 낮춰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객 점유율을 늘린 다음 점차 가격을 올리는 식으로 사업을 키워내고 있다. 이는 반도체 뿐 아니라 스마트폰부터 전자제품도 마찬가지다. 특히 지난 2015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 가격파괴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승승장구한 샤오미는 현재 종합전자제품 회사로 발전해 국내 기업 성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국경제성장의 효자산업이었던 자동차 시장도 정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국내 자동차 시장은 전월대비 38.5%, 전년동월대비로는 6.8% 감소한 수치를 보이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개별소비세 인하혜택이 사라진데다 경기침체로 소비가 크게 위축된 영향이 컸다고 전했다. 국산차 업체 가운데 가장 낙폭이 심한 곳은 르노삼성이었다. 르노삼성은 지난 1월 전월대비 79.5% 급감한 2101대를 파는 데 그쳤다. 한국지엠도 49.3% 현대차 39.2%, 기아차 27.8%로 각각 판매량이 감소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월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민생법안을 놓고 “업계의 한숨이 매일 귓가에 커다랗게 울려 퍼져서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갈 지경이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현재 한국 경제는 진보보다 퇴보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믿었던 교육마저 흔들려

한국은 자원이 없고 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경제 원동력도 부재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단기간에 경제 성장을 회복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된다. 그나마 한국사회를 이끌었던 교육체계도 최근 누리과정 교육비 등 다양한 문제점에 봉착하면서 위기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영·유아 교육에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누리과정 교육비 예산 편성이 갈피를 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선 서울시의회까지 올해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의 유치원 관련 예산 일부를 편성하기로 하면서 보육대란은 피했다. 하지만 누리과정 중 어린이집 관련 예산은 편성되지 않은 지자체가 많아 또 다른 보육대란이 예상된다. 특히 서울과 전북은 관련예산이 전혀 편성되지 않은 상황으로 학부모들이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월급 비용을 부담해야 실정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어린이집 지원금은 원아 1인당 교육비 22만원과 운영비 7만원 등 총 29만원이다. 인천 부평구사립유치원 연합회의 박진원 회장은 “누리과정 교육비 예산은 현 정부와 대통령의 약속이었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질 것이라고 본다”라며 “현재 가장 큰 피해자는 부모와 영아이다. 어서 대책이 세워져 교육대란을 막아야한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현재 교육문제가 영·유아기에 국한되지 않고 초등교육부터 대학교 교육까지 이어진다는 점이다.

 
지난 1월 20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으로 교육을 책임지는 기본 틀이 이미 깨졌다”라며 “지방교육재정 악화로 초·중·고 학교교육이 위기상황으로 이미 ‘교육대란’이 와서 공교육이 무너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누리과정 예산 문제로 보육대란에 직면한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고충은 이해하지만, 지방교육자치법상 교육학예를 관장하는 교육감으로서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인 초·중·고 학교교육의 붕괴가 심각하게 걱정된다”고 강조했다. 도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보통교부금 증가(2012년 7조1천476억 원, 2014년 8조2천635억 원, 2016년 8조4천232억 원)는 인건비와 누리과정비 합산액(2012년 7조2천809억 원, 2014년 8조5천72억 원, 2016년 9조6천402억 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12년과 2014년을 비교하면 누리과정 비중도 69%에서 71%로 늘었지만, 같은 기간 교수학습활동 지원비는 6천730억 원에서 4천665억 원으로 30.7%, 평생교육비는 142억 원에서 111억 원으로 21.9%, 학교교육여건 개선 시설비는 9천913억 원에서 9천262억 원으로 6.6%가 각각 감소했다. 교육청 소속 공공도서관 예산도 9천562억 원에서 6천687억 원으로 약 3천억 원이 감소했지만, 총부채(BTL 원리금·운영비 포함)는 7조8천984억 원으로 급증해 올해 상환액만 4천850억 원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누리과정 교육비 문제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심각한 교육위기를 맞았지만, 초·중·고 공교육 역시 언제 위기를 맞이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대학교 등록금 문제는 매년 선거철에 공약으로 나오고 있는 문제지만 개선책은 보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대학교가 취업사관학교로 전락되면서 청소년들은 비싼 등록금을 내면서 대학교를 굳이 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또한, 국내 연구를 담당해야 하는 교수도 학교 실적을 높이는데 이용되면서 대학교의 위상은 점점 하락하고 있다. 교육은 한국의 자랑과도 같았다. 하지만 교육이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며 한계점을 드러내면서 경제적인 어려움과 더불어 한국을 어둠 속에 가둬놓고 있다.

 

▲누리과정 교육비 문제는 보육대란 위기를 초래했다. ⓒ한국교직원노동조합

 

 

국민이 느끼는 불행한 국가, 한국

대학교가 취업사관학교로 변화하게 된 데는 청년취업난이 크다. 지난 2월 3일에는 극심한 취업난 탓에 대학원 출신 30대가 인천 국제공항에 폭발물 의심 물체와 아랍어로 된 협박성 메모지를 남기기도 했다. 현재 한국 청년들은 극심한 취업난에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국가고시에 매진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취업난은 한국 경제 계급사회를 이루는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 2015년 가장 화두에 오른 단어는 ‘수저론’이다. 온라인상에서 집안과 배경이 좋은 자녀는 ‘금수저’라 부르고 평범한 집안의 자녀는 ‘흙수저’라 칭하며 새로운 계급사회가 나타났다. 이는 현재 청년들이 얼마나 꿈이 없고 비관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28살의 나이에 결혼을 한 정모 씨는 “TV에 나오는 육아 프로그램을 보지 않는다. 프로그램에 방영되는 장난감이나 놀이기구 등을 사주지 못하고 매일 야근을 해 아이와 놀아주지도 못하기 때문이다”라며 “경제적 어려움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지는 않지만 현실적은 어려움이 많아 눈물을 흘릴 때가 많다”고 말했다.

 
현 한국 사회에 비관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 이는 비단 청년만이 아니다. 은퇴를 했거나 은퇴를 앞두고 있는 장년층 세대 역시 노후자금을 모으지 못해 막막한 삶을 살고 있다. 퇴직금으로 치킨집이나 편의점 등 개인 사업을 시작한 사람 중 대다수는 적자의 상처를 안고 있고, 퇴직금마저 변변치 않은 사람 중 일부는 박스를 굽거나 구걸을 해야 생계가 유지되기도 한다. 게다가 한국은 앞으로 10년 뒤인 2026년에는 국민 5명 당 1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게 돼 현재 안고 노인 문제는 더 큰 사회적 파장을 가져올 것이라 예상된다.

 
지난 2015년, OECD 한국인 행복지수는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한국인이 평가한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5.8점을 기록했다. 이는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점수로 34개 회원국 가운데 27위에 그쳤다. 또한, 힘들 때 의지할 친구가 있는지, 건강 상태에 만족하는지에 대한 부문은 꼴찌를 차지했다. 한국의 주거 행복도 역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2015년 8월 20일, ‘OECD 지역별 웰빙(well-being·심신의 행복)’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주거 점수는 10점 만점에 2.6점으로 전체 회원국 가운데 25위를 기록했다. 서울 등 한국 수도권에 거주하는 주민 1인당 방 개수는 1.3개로 캐나다 수도권(1인당 2.4개)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현재 한국인이 삶을 얼마나 불행하게 느끼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꿈이 없는 청년, 야근으로 자신의 삶이 없는 직장인, 자신의 인생을 버리고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주부, 한국 경제 발전을 이끌어왔으나 대접받지 못하는 장년층 등 현재 한국인은 불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앞으로 경제적으로 좋아질 확률도 적어 한국인이 앞으로 느껴야할 불행은 예상보다 더 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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