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추위에 맞서는 개암나무 꽃의 겨울
추운 겨울, 산책하며 길 주변을 살펴보다 보면 마치 애벌레의 모습과도 비슷한 열매 형상의 무언가를 보곤 했을 것이다. 도로에서 이리저리 구르며 어린아이들에게는 장난감으로, 어른들에게는 흔한 동네 풍경마냥 정감 있는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이것은 다름 아닌 바로 ‘꽃’이다. 한겨울 강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강직한 모습에 ‘환희’와 ‘화해’, 그리고 ‘평화’라는 꽃말을 담고 있는 개암나무의 수꽃이다.
조금은 생소한 이름이지만, 개암나무의 열매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헤이즐넛’(Hazelnut)이다. 친숙한 이름이기에 개암나무라는 이름이 더욱 생소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런데 더욱 재미난 사실은 동양과 서양 모두에서 분포하며, 유럽에서는 ‘토르’의 나무라고 신성시했으며, ‘헤르메스의 지팡이’가 개암나무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는 것이다. 고대 로마에서는 개암나무가 평화와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믿었고, 영국에서는 ‘개암나무로 만든 쐐기를 3개 박은 집에서는 화재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도 있었다고 한다. 특별하면서도 신성한, 그리고 좋은 기운을 가져다주는 나무 중 하나가 바로 개암나무가 아닐까 싶다. 기자가 5년 전 촬영한 개암나무 사진을 다시금 꺼내어 바라보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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