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라는 미지의 생명현상을 탐험하다
‘노화’라는 미지의 생명현상을 탐험하다
  • 임성희 기자
  • 승인 2021.12.27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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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화’라는 미지의 생명현상을 탐험하다
 

(사진=임성희 기자)
(사진=임성희 기자)

 

슈반세포 ‘일차 섬모’에 주목한 가설 설정
 ‘근감소증’, ‘안티 에이징’ 관련 연구 기대 

사람은 누구나 늙는다. 하지만 늙는 정도가 사람마다 다르다. 같은 거리를 걸어도, 같은 운동을 해도, 유난히 더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근육의 노화 때문이다. WHO가 ‘노화’를 질병으로 분류하며, 근육을 비롯한 다양한 조직에서의 노화 기전 관련 연구들이 쏟아지고 있다.

“우리의 연구로 ‘노화’를 치료할 수 있을까?”
10년을 미국에서 공부하고 연구하며 박사과정과 박사후과정을 마친 이지은 교수는 2013년 성균관대 삼성융합의과학원 융합의과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이지은 교수는 “처음 실험실을 오픈했을 때, 말초신경질환의 병리 기전을 유전체학적 접근을 통해 규명하는 목표를 세웠고, 나아가 치료 후보 물질을 개발하는 것까지 생각했습니다. 해를 거듭하면서 발굴한 새로운 질환 원인 유전자 수는 계속 늘었으나, 여전히 병리 기전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에 좀 더 구체적으로 가설을 세우고 깊이 파고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고, 그게 바로 말초신경계 조절을 위한 일차 섬모의 역할 규명입니다”라고 밝혔다. 그녀는 기존의 유전성 말초신경계 질환에 중점을 둔 연구에서 나아가, 현재는 노화에 따른 말초신경계의 이상, 그중에서도 근육의 감소 증상을 보이는 ‘근감소증’의 병리 기전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덜 주목받는 연구 주제로, 노화 치료의 새로운 방법 제시할 것
‘근감소증’은 대표적인 노화 증상의 하나로, WHO는 국제질병분류에 질병명으로 추가했다. 이에 따라 ‘그럼 치료도 가능하다’라는 논리가 성립된다고 이지은 교수는 강조했다. 근육이 움직이기 위해선 운동신경 세포가 근육세포에 신호를 전달해야 하는데, 이들 두 세포를 연결하는 부위가 바로 신경근 접합부(시냅스)다. 접합부를 포함해 운동신경 세포 주변에는 슈반세포가 존재하는데, 이지은 교수는 노화에 따른 근육 감소의 원인으로 신경, 근육세포가 아닌 슈반세포 기능 이상에 주목했다. 나아가 슈반세포의 기능 조절자로 ‘일차 섬모’라는 세포 소기관으로까지 연구범위를 더 좁혔다. “근육 감소의 원인을 신경세포에 두느냐, 근육세포에 두느냐에 따라 그 치료방법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우리 연구팀은 말초신경계 연구에서 상대적으로 덜 집중 받아온 신경근 접합부를 연구 주제로 선택하면서, 슈반세포의 일차 섬모가 신경근 접합부 조절을 통해 노화에 따른 근육세포의 이상을 억제할 것이라는 가설을 증명하고자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지은 교수는 2018년부터 삼성서울병원, 공주대 연구진들과 ‘기초연구실(BRL)’에 선정되어 ‘신경근 접합부’ 관련 유전 질환의 병리 기전을 규명하고 있다. 더불어 이지은 교수 연구팀은 ‘슈반 세포 일차 섬모의 신경근 접합부 조절 기능 규명을 통한 말초신경병증 제어 기전 연구’라는 중견과제 연구에도 매진하고 있다. “공동연구의 병행이 슈반세포의 일차 섬모 제어가 근육이 손실되는 것을 억제하여 결국 노화 치료의 표적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대답을 가속화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나아가서 근감소증을 비롯한 노화 관련 질환에 효과적인 안티 에이징 후보 물질이나 약물까지 제공할 수 있게 된다면 나름 만족스러운 연구 수행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이지은 교수는 말했다.

“우리의 연구로 ‘노화’를 치료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 오늘도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이지은 교수와 연구원들.(사진=임성희 기자)
“우리의 연구로 ‘노화’를 치료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 오늘도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이지은 교수와 연구원들.(사진=임성희 기자)

”저에게 연구는 ‘일’이 아닌 ‘놀이’입니다“
연구그룹 원들과 매일 실험 결과에 관해 토론을 하면서 이지은 교수가 수시로 던지는 질문은 ”요즘 하는 연구가 재미있니? 실험실에 있을 때 행복하니?“이다. ”궁금한 문제가 있고 그 답을 찾기 위해 실험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인지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래야 실험이 재미있거든요. 우리 실험실은 저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이 우리의 연구가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모두가 이 길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기 위해서 항상 즐겁고 행복하게 실험하자고 서로를 격려합니다“ 인터뷰를 하며 연구내용을 세세하게 소개하는 이지은 교수의 모습이 엄청 신나 보였다. 마치 아이가 자신이 좋아하는 장난감을 신나게 소개하듯 말이다. 그래서 그녀는 연구를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놀이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지의 생명현상 탐구가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놀이로 생각한다면, 항상 설레지 않을까? 
 ”저의 인터뷰가 세계 최초, 최고의 발견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닌 생명현상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과 끊임없는 질문으로 무한 도전하는 과학자도 있음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 저의 이런 연구 철학에 공감하며 저랑 함께 험난한 길을 걸어가 주는 연구실 구성원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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