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체질 개선 강공 돌입, 협치는 물음표
[이슈메이커] 체질 개선 강공 돌입, 협치는 물음표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1.11.0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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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체질 개선 강공 돌입, 협치는 물음표
 
10년 만에 서울시에 재입성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6개월을 보냈다. 1년 남짓에 불과한 임기만을 부여받은 오 시장에게 지난 반년은 녹록치 않은 시간이었다. 취임 초 실리주의 노선을 택하기도 했지만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다른 정책의 선명성을 부각하기 위한 행보로 인해 여당이 장악한 서울시의회와 끊임없는 충돌을 빚기도 했다.
 
 
ⓒ서울특별시청
ⓒ서울특별시청

 

‘서울비전 2030’ 발표 통해 선명성 강화
오세훈 시장은 지난 보궐선거 당시 당선된다면 재선에 도전하겠다고 약속하며 임기를 5년으로 상정하고 장기적 안목으로 정책의 시간표를 짜고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최근 검찰의 불기소로 결론 나면서 첫 4선 서울시장 도전을 위한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진 상태이다.
 
오 시장은 최근 122명의 각계각층 전문가와 시민들이 참여해 136일 동안의 대장정을 함께 하며 105번에 걸친 토론을 거쳐 도출한 10년 계획인 ‘서울비전 2030’을 선포했다. 핵심 모토를 ‘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로 정하고 상생도시, 글로벌선도도시, 안심도시, 미래감성도시의 4대 목표도 설정했다. 주요 골자는 무너진 계층 이동 사다리를 복원하고 최근 10년간 추락한 도시경쟁력을 글로벌 톱5 수준까지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향후 16개 전략목표와 78개 정책 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전임 시장 시절 민간 위탁 및 민간보조사업의 관행화된 세금 낭비 구조를 바로잡기 위한 ‘서울시 바로세우기’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오 시장은 프로젝트 발표 자리에서 “서울시의 곳간이 시민단체 전용 ATM기로 전락해갔다”며 “집행 내역을 일부 점검해 보니 정말 안타깝기 짝이 없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일각의 ‘박원순 지우기’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그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모든 비정상적인 것들을 정상화하는 길을 가고자 한다. 이것이 왜 ‘박원순 전 시장 흔적 지우기’로 매도돼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현재 베란다형 태양광 보조금 지원 사업과 노들섬 복합문화공간 조성 사업 등 민간 위탁·민간보조사업에 대한 감사를 전방위로 진행 중이다. 여기에 이미 야당을 중심으로 제기된 베란다형 태양광 보조금 지원 사업을 내년에 중단키로 했고 고의 폐업 혐의로 14곳의 태양광 관련 민간 업체를 사기와 업무상 횡령 협의로 형사 고발한 상황이다. 2014년 시작된 베란다형 태양광 보급 사업은 서울시 전체 관련 예산의 33%인 536억 원이 투입되었지만 발전 용량 비율은 12.2%에 불과했고 사업 참여 업체 20%가 3년 내 폐업해 ‘먹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취임 6개월을 보낸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임 시장과 다른 정책의 선명성을 강조하며 재선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서울특별시청
취임 6개월을 보낸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임 시장과 다른 정책의 선명성을 강조하며 재선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서울특별시청

 

재개발 6대 규제완화책 가동
서울시의회가 강도 높게 비판했던 온라인 교육플랫폼 ‘서울런’과 하후상박형 ‘서울형 안심소득’ 등을 앞세운 계층 이동 사다리 복원도 본격화하는 중이다. 오 시장은 “내일은 더 나아질 거란 희망을 만들어 드리는 게 계층 이동 사다리를 복원하는 일이고 기본 책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저의 정치 철학”이라면서 강력한 추진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오 시장은 서울런을 통해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좌우되는 사교육 없이도 누구나 공정하게 양질의 교육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8월 사업을 개시해 취약계층 청소년 11만 명을 대상으로 유명 인터넷 강의 무료 이용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심소득 시범사업도 내년 초 시범사업을 앞두고 복지부 협의 등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보편적 기본소득에 상반되는 선별 복지 정책으로 진영 간 논리로 활용되고 있지만, 축적된 시범사업 데이터는 좀 더 정교한 복지 정책을 수립하는 토대로 활용될 전망이다.
 
 
오세훈 시장은 최근 각계각층 전문가와 시민들이 참여해 도출한 10년 계획인 ‘서울비전 2030’을 선포했다. ⓒ서울특별시청
오세훈 시장은 최근 각계각층 전문가와 시민들이 참여해 도출한 10년 계획인 ‘서울비전 2030’을 선포했다. ⓒ서울특별시청

 

초미의 관심사이던 재개발, 재건축 정상화도 ‘재개발 6대 규제완화책’ 발표와 함께 속도를 내고 있다. 재개발의 경우 지난 5월 말 발표한 재개발 6대 규제 완화 조치가 제도개선을 마무리하고 민간 재개발 후보지를 공모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이는 2015년 이후 6년 만에 민간 재개발 구역 지정의 활로가 열리는 것으로 향후 25곳 내외의 후보지를 선정해 약 26,000가구를 공급한다는 게 오 시장의 목표다. 재건축의 경우 단지별 접근법으로 주민의 목소리를 통해 주민들과 함께 문제들을 풀어가는 방식을 택했다. 오 시장 취임 이후 3년간 발목을 잡았던 잠실5단지의 교육 영향평가가 통과됐고, 건축 심의 단계에 묶여있던 방배신동아 등 6개 재건축 단지의 건축설계 안도 통과됐다. 이어 여의도 지구단위계획도 수립 막바지에 이르렀고 목동, 압구정 등 주요 재건축 정상화도 속도를 내는 중이다.
 
물론 오 시장의 지난 6개월에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만의 색깔을 내는 만큼 야당 소속 시장으로 여당이 다수인 서울시의회와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시의회 시정질문 당시 오 시장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서 시의회와의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당시 시의회 민주당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취임과 협치를 내세웠던 오 시장의 언행은 정치적 수사와 가식”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SH 사장 임명 등 서울시 산하기관장 임명 과정도 오 시장에게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오 시장과 시의회 모두 내년 지방선거에서 다시 시민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만큼 양쪽의 대립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협치 방식의 재정립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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