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막내 교수의 무한도전
카이스트 막내 교수의 무한도전
  • 임성희 기자
  • 승인 2021.11.01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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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막내 교수의 무한도전

“제 연구가 뭔가 화학스러우면서도 재료스러운 느낌이 있어요” (사진 임성희 기자)
“제 연구가 뭔가 화학스러우면서도 재료스러운 느낌이 있어요” (사진 임성희 기자)

2020년 2월 카이스트에 부임한 강지형 교수는 작년까지 카이스트 막내 교수였다. 지금도 여전히 막내교수 그룹에 속해있다. 그에게 많은 이목이 집중됐지만, 그는 ‘젊다’라는 것에 집중되는 것보다, 자신이 개척하고 있는 연구 분야가 더 주목되길 바랐다. 화학과 재료공학을 아우르는 우리나라에서 시초격인 그의 연구 이야기를 들어봤다.

화학과 재료공학을 아우르는, 분자 디자인에서 신소재 개발까지
연구 결과론적인 면에서 본다면 강지형 교수는 신소재공학과 소속이지만, 그의 연구 바탕은 화학이다.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대에서 석박사를 거치며 기초과학연구에 집중했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후연구원과정을 진행하며 재료 관련 응용연구로 연구범위를 넓혔다. 그가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에 부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새로운 연구 분야 개척에 대한 평가가 컸다. 화학기반의 분자 디자인에서부터 연구가 시작되고, 이를 통해 다양한 분야로의 응용이 가능한 신소재 개발까지 이뤄진다. “제 연구가 뭔가 화학스러우면서도 재료스러운 느낌이 있어요”라고 말하는 그의 표현이 재미있다. 기존의 재료연구들은 이미 존재하는 소재에서 공학적인 연구가 더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강지형 교수는 유기화학 지식을 토대로 물질을 분자 설계하고 합성해서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연구를 진행한다. 즉, 세상에 없던 새로운 물질을 디자인해 소재를 발굴하는 것이다. 신선한 아이디어와 연구로 사이언스, 네이처 자매지에 논문을 다수 출판했을 뿐만 아니라 인용횟수도 높아 그의 연구에 영향을 받은 다양한 논문들이 국내외에서 지속적으로 출판됐다. 신진연구자에게서 보기 드문 성과다. 이에 그는 카이스트에 자리 잡고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가 막내교수인데도,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더욱 더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연구중심으로 이뤄지는 학교 분위기가 너무 좋습니다”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는 ‘자가치유 고분자’ 개발
연구실명이 Dynamic Materials Design Lab.이다. 신소재연구에서 역동적 소재는 되도록 지양하는데, 역동적이라는 건 불안정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지형 교수는 역동적인 분자결합에서부터 연구를 시작한다. 그러다보니 기존 소재들이 가지기 힘들었던 새로운 특성을 찾아낼 수 있었다. “공유결합은 한번 결합하면 떨어지기 힘든데, 저는 초분자화학과 고분자 화학 지식을 토대로 가역적으로 떨어졌다 붙었다 할 수 있는 초분자결합을 사용해서 동적인 특성을 갖는 재료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그가 찾아낸 소재는 자가치유 소재, 신축성 전자소자, 생체삽입형 전자소자, 연성 배터리 등으로 다방면으로 적용이 가능하다. “자가치유 고분자는 이미 보고가 됐지만, 저희는 차세대 자가치유 고분자를 연구하고 있어요. 기존에는 물과 열에 대한 불안정성을 갖고 있고 3차원 구조화가 힘들다는 한계점이 있었는데,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자가치유 고분자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연구그룹이 현재 진행하는 국책과제로는 ‘신축성 전자용 에너지 소산 계면 접착 박막 소재 및 공정 개발’과 강 교수가 최근 책임을 맡은 ‘생체삽입형 전자소자’를 개발하는 나노기술개발사업 등이 있다. ”다이나믹한 소재는 생체조직과 유사해서 우수한 생체적합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수한 생체삽입형 전자소자 개발이 기대되며, 헬스케어 분야로의 응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강 교수는 산업계나 의료계 쪽과 꾸준히 교류하며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파악해 연구아이디어를 얻고 있다. ”분자에서부터 시작하니까 시간도 오래 걸리고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기존의 문제점이나 한계점을 찾아 극복하는 쪽으로도 진행하고 있어서 훨씬 더 도전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강 교수는 신진연구자의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한도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차별화된 연구그룹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학생들에게 항상 분자 수준의 연구 개념을 강조한다는 강지형 교수는 “예측할 수 없기에 그 끝이 더 기대되는 연구들을 진행합니다“라고 밝혔다. (사진 임성희 기자)
학생들에게 항상 분자 수준의 연구 개념을 강조한다는 강지형 교수는 “예측할 수 없기에 그 끝이 더 기대되는 연구들을 진행합니다“라고 밝혔다. (사진 임성희 기자)

”모든 연구의 시작은 분자, 예측할 수 없기에 더 기대되는 연구“
”저희 연구는 끝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몰라요. 어떤 분자구조에서 시작하느냐에 따라, 끝이 완전히 달라지죠. 그러다보니 실패가 많아요. 하지만 실패를 하더라도 그 과정 속에서 새로운 연구의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게 우리 연구의 장점이자 경쟁력이라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이점을 잊지 말고 연구에 임해주길 바랍니다. 우리 분야는 미개척분야라 가능성이 풍부하고 그만큼 탑클라스가 될 수 있는 여지가 큽니다. 학생들이 자신만의 연구 분야를 만들어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막내교수지만 강지형 교수 연구실에는 많은 학생들이 신소재에 관심을 갖고 찾아온다. 그는 학생들에게 신소재 전에 분자 수준의 연구 개념을 잊지 말라고 항상 강조한다. 이 개념이야말로 그의 연구그룹을 차별화하는 키워드기 때문이다.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는 신소재를 만들어 널리 이롭게 응용하기까지, 그 긴 여정에 이제 첫발을 내딛은 강지형 교수. 카이스트 막내교수의 무한도전을 응원한다.
 

[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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