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재능이 곧 ‘돈’이 되는 세상
[이슈메이커] 재능이 곧 ‘돈’이 되는 세상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1.10.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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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재능이 곧 ‘돈’이 되는 세상
 
기업이 아닌 개인이 독립된 경제주체로 활동하는 ‘셀피노믹스(Selfinomics)’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셀피노믹스는 자신의 능력을 콘텐츠화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전파하고 동시에 수익까지 창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온라인 문화의 발달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비대면이 ‘뉴 노멀’이 되면서 관련 시장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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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 속 콘텐츠의 직업화 경향 커져
셀피노믹스(Selfinomics)는 ‘개인(Self)’과 ‘경제학(Economics)’을 합친 말로 개인이 각자 지닌 재능을 바탕으로 경제 활동을 주도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과거 이윤 창출을 목표로 하는 기업이 시장을 이끈 것과 달리 셀피노믹스 시대에서는 개인이 생산자이자 소비자의 역할을 담당한다. 그래서 재능을 발휘해 만든 콘텐츠가 수익이 되거나 다른 사람에게 그 능력을 가르쳐주면서 돈을 벌 수도 한다. 개인적인 활동을 통해 많게는 수십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쳐 커다란 경제효과를 불러일으키는 사례는 무수히 많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코로나19가 있다. 사람들이 혼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취미 생활을 찾게 되고, 이를 SNS에 공유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 하나의 콘텐츠로 성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과거 문자의 형태로 기록되던 콘텐츠는 이제 각종 정보나 그 내용물 등으로 의미가 확장했다. 개인의 역량과 재능을 콘텐츠로 만들어 ‘퍼스널 브랜딩’하는 것이 중요한 사회가 된 것이다. 이미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자신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직업 활동을 하기 시작한 사람들이 크게 늘어났다. 중국의 경우 ‘왕훙(온라인 유명인사)’이라 불리는 이들이 플랫폼을 통해 광고 수익은 물론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키워 직접 자신의 제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유튜브는 셀피노믹스가 일어나는 가장 대표적인 예다. 매달 20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는 누구나 방송을 할 수 있다는 높은 접근성과 영상이라는 무기로 콘텐츠 유통 플랫폼의 절대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시장이 점차 성장하면서 최근 초등학생의 대표 장래희망 중 하나는 ‘유튜버’가 됐다. 지난해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유튜버나 스트리머 등 크리에이터는 경찰관과 가수에 이어 초등학생 장래희망 4위에 올랐다. 이는 사회가 유튜버를 직업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유튜브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채널 구독자 수 1,000명 이상에 연간 동영상 재생 시간 4,000시간 이상을 충족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건을 갖춘 유튜버가 구글에 수익 창출을 신청해 심사를 통과하면 본인이 올린 영상에 붙는 광고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구독자 수 100만 명을 달성하면 월 1억 원 정도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유튜브 통계분석 기업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올 8월 기준 광고 수입을 받는 유튜브 채널은 55,847개로 지난해 국내 방송업 종사자 수(52,312명)를 넘어섰다. 전 세계로 범위를 넓히면 전문적으로 동영상 콘텐츠 제작에 나선 사람이 200만 명을 넘어섰고, 구글은 최근 3년 동안 제작자들에게 총 300억 달러 이상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튜브는 누구나 방송을 할 수 있다는 높은 접근성과 영상이라는 무기를 바탕으로 셀피노믹스가 일어나는 가장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Pixabay
유튜브는 누구나 방송을 할 수 있다는 높은 접근성과 영상이라는 무기를 바탕으로 셀피노믹스가 일어나는 가장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Pixabay
 
 
절대강자 유튜브, 추격하는 인스타그램과 틱톡
유튜브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다른 플랫폼들 역시 유저가 쉽게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경우 기존 프로필이나 게시물에 적어둔 링크를 이용해 자신의 콘텐츠 안에 등장한 상품을 판매해 수익을 낼 수 있다. 여기에 영상 제작 서비스 ‘IGTV’, 2019년 숏폼 콘텐츠 제작 서비스 ‘릴(Reels)’를 출시해 이들 서비스에 쇼핑 기능을 추가하고 광고 수익을 크리에이터와 나누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숏폼 콘텐츠 제작 플랫폼인 틱톡은 그동안 짧은 영상만 올릴 수 있었지만 최근 사용자들이 올릴 수 있는 동영상의 길이를 최대 3분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해 콘텐츠 안에 광고를 넣을 수 있는 여지를 키웠다.
 
이와 같은 영상을 통한 콘텐츠 외에도 부업과 취미활동으로 수익 창출에 도전하는 분야도 다양해지면서 플랫폼들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꼽히는 서비스는 ‘클래스101’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클래스를 오픈하고 수익도 보장받을 수 있어 부업을 꿈꾸는 ‘N잡러’들에게 특히 주목받고 있다. 수강생 역시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각종 취미와 직무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18년 강좌 2개로 시작한 클래스101에는 현재 미술과 운동을 비롯해 공예, 드로잉 등 취미활동에 특화된 ‘클래스101 크리에이티브’과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부업 및 재테크 지식을 공유하는 ‘클래스101 머니’, 업무능력 향상과 직무 교육을 위해 출시된 ‘클래스101 커리어’ 등 2,000개에 육박하는 다양한 온라인 클래스가 운영되고 있다. 이 중 인기 상위 100개 강좌의 크리에이터들은 연간 억대가 넘는 수입을 거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크리에이터가 제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커머스 서비스 ‘크리에이티드 바이’를 통해 수익 채널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클래스101의 크리에이터 수는 약 9만 명에 달해 지난해 동기 대비 3.5배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 크리에이터 지원 센터를 운영해 클래스 오픈 전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으며, 전문적인 MD와 PD가 상세 커리큘럼 및 콘텐츠 준비, 제작을 위한 컨설팅도 제공해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부업과 취미활동으로 수익 창출에 도전하는 분야도 다양해지면서 관련 플랫폼들의 성장이 주목받고 있다. ⓒ클래스101 홈페이지
부업과 취미활동으로 수익 창출에 도전하는 분야도 다양해지면서 관련 플랫폼들의 성장이 주목받고 있다. ⓒ클래스101 홈페이지
 
 
개인 콘텐츠의 시장 영향력 점점 커질 것
2016년 탄생한 ‘탈잉’의 성장세도 매섭다. 재능 공유 플랫폼에서 시작해 온라인 강의 시장으로도 진출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올해 기준 콘텐츠 생산자는 2만 명에 달하고 있고, 3만여 개에 가까운 강좌가 진행 중이다. 탈잉의 김윤환 대표는 “배우 지망생이었던 한 튜터는 맞춤형 뷰티 강의와 스타일링으로 대박이 나 이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동시에 키우고 오프라인 스튜디오도 운영하면서 이젠 본업이 됐다”고 성장 사례를 소개한 적이 있다. 탈잉은 올해 초 147억 규모의 투자 라운드를 유치하기도 했다.
 
프리랜서 마켓 플랫폼 ‘크몽’은 각 분야 전문가들의 지식과 재능을 상품화해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다. ‘MZ세대’가 교육 플랫폼을 통해 주식과 부동산 등 재테크나 디지털 전환 기술을 배우는 데 관심이 크다 보니 더욱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2012년 서비스를 시작한 크몽은 디자인, IT·프로그래밍, 영상·사진·편집, 마케팅 등 11개 분야에서 현재 총 25만 명의 전문가들이 입점해 활동하고 있다. 크몽에서 활동 중인 전문가 중 직장생활과 병행하는 이들이 절반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고, 상위 10%는 수억 원대의 고수익을 올릴 정도다.
 
일상 오디션 플랫폼 ‘엔픽플’ 역시 자신만의 끼와 재능을 담은 개성 가득한 콘텐츠를 공유하는 서비스를 통해 일반인과 전문가들이 수익을 올릴 수 있게 하고 있다. 엔픽플은 창작자가 올린 영상이 플랫폼에 공개되면 이용자들의 추천을 통해 순위에 따라 상금을 차등 지급하는 보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오디션 기회에 제약이 생긴 배우들의 캐스팅과 제작 지원의 방법으로도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지식 공유 플랫폼 ‘해피칼리지’ 역시 직장인 ‘N잡러’들이 마음껏 재능을 뽐낼 수 있는 활동 무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누구나 자신이 가진 업무 기술과 경험, 취미 등을 상품처럼 판매할 수 있고, 현재까지 강의 개설자 1,400명이 약 3,200개의 클래스를 선보였고, 누적 수강생도 2만 8,000여 명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콘텐츠 생산이 쉬워질수록 크리에이터들의 수익화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Pixabay
전문가들은 콘텐츠 생산이 쉬워질수록 크리에이터들의 수익화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Pixabay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의 ‘제페토 스튜디오’도 창작자들이 주목하는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페토 스튜디오는 제페토 계정을 가진 이용자라면 ‘아이템 템플릿’을 활용해 손쉽게 아이템을 제작하고 판매할 수 있으며, 플랫폼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젬’과 ‘코인’이라는 디지털 화폐를 통해 가상공간에서의 경제 활동을 경험할 수 있다. 현재 크리에이터 누적 가입자 수는 70만 명에 달하며, 플랫폼 내에서 판매된 크리에이터의 아이템은 2,500만 개에 이른다.
 
시간이 흐를수록 개인이 만드는 콘텐츠의 시장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플랫폼 종류가 다양해지고 서비스마다 콘텐츠 제작을 쉽게 도와주는 기능이 생기고 있어서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고용환경 불안은 부업인구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 실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부업자는 전년보다 4만 명 정도 늘어난 47만 3천 명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를 기록한 바 있다. 이제 이들 N잡러들을 위한 세무회계 플랫폼까지 등장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콘텐츠 생산이 쉬워질수록 수익화 경쟁도 자연스레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부의 이야기가 아닌 사회 구성원 누구라도 도전할 만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주한 글로벌기업 대표자 협회(GCCA) 신동민 회장은 “셀피노믹스 시대에는 개개인이 각자 가진 재능과 콘텐츠·재능 등을 스스로 알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남들보다 앞서는 자신만의 재능을 콘텐츠로 완성해 브랜드로 만드는 ‘셀피노믹스’가 만들 새로운 직업 환경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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