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숨 가빴던 의회 정상 외교전
[이슈메이커] 숨 가빴던 의회 정상 외교전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1.09.27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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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숨 가빴던 의회 정상 외교전

 

박병석 국회의장이 지난 9월 4일부터 5박 7일 일정으로 ‘제5차 세계 국회의장 회의’에 참석해 24차례의 양자 국회의장 회담을 소화하는 등 강행군을 펼치고 귀국했다. 이번 회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1년 미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렸으며 박 의장은 86개국 국회의장들과 함께 참여해 의회 정상 외교를 펼쳤다.

 

 

ⓒ국회
ⓒ국회

 

팬데믹 이후 첫 대규모 국가 지도자급 회의 참석

이번 제5차 세계 국회의장 회의 개회식은 지난 9월 7일 오스트리아센터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볼프강 소보트카 오스트리아 하원의장은 축사를 통해 “제5차 세계 국회의장 회의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 있는 대면 회의”라며 “대면 회의는 상호 신뢰를 쌓는 데 중요하다”라고 이번 국제회의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개회식에 참석한 박병석 의장은 개회식 직후 마틴 춘공 IPU 사무총장과 별도 면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에 IPU의 중재를 요청했다. 박 의장은 “북한이 비록 이번에 오지 못했지만, 세계 국회의장 회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한 IPU에 감사드린다”며 “나는 언제 어디서든 허심탄회하게 남북 국회회담을 할 것을 제안했다. 백신뿐 아니라 인도적 식량 지원 문제까지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마틴 춘공 총장은 “의장님의 평화 의지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메시지가 있으면 나에게 전달해 달라. 의장님의 뜻을 북한에 잘 전달하겠다”고 화답했다.

 

또한 박병석 국회의장은 ‘논제2: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글로벌 대응은 다자주의의 성과 달성 역량에 도전을 제기한다’를 주제로 한 일반토론에 참석해 우리나라의 입장에 대해 발언했다. 토론에서 박 의장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세계 각국은 국경을 걸어 잠가 다자주의 체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또한 박 의장은 “대한민국이 선진국과 개도국을 잇는 가교 국가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포용적 다자협력에 주어진 역할을 다하겠다”며 “국제법 규범과 다자주의 원칙에 따라 큰 나라와 작은 나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서로를 존중하며 협력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다자주의 원칙에 따라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대와 협력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대한민국도 글로벌 백신 허브로 도약하고, 전 세계 백신 공급량을 확대함으로써 인류 공동의 보건 위기에 앞장서서 대응하겠다”고 대한민국의 국제사회에서의 역할도 다짐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볼프강 소보트카 오스트리아 하원의장과 회담을 열어 미래산업 분야 협력 증진과 문화·예술 및 청소년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국회
박병석 국회의장은 볼프강 소보트카 오스트리아 하원의장과 회담을 열어 미래산업 분야 협력 증진과 문화·예술 및 청소년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국회

 

한국-오스트리아 의회 협력의정서 체결 합의

박병석 의장은 오스트리아 의회도서관에서 볼프강 소보트카 오스트리아 하원의장과 회담을 열기도 했다. 박 의장과 소보트카 하원의장은 회담에서 과학기술 선도국이자 유럽 문화·예술의 중심인 오스트리아와 정보통신기술(ICT)·수소 산업 등 미래산업 분야 협력 증진과 문화·예술 및 청소년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박 의장은 “오스트리아의 기초과학·기술력이 한국의 상용화·산업화 능력과 접목될 수 있다”며 “정보통신기술(ICT), DNA(Digital-Network-AI), 전기차, 수소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더욱 증진시킬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의장과 소보트카 하원의장은 수교 130주년을 맞는 내년에 소보트카 의장이 한국을 방문해 양국 의회 간 협력의정서(MOU)를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박 의장은 “나는 장소 등 조건 없는 남북 국회회담을 제안했다”며 “미소 정상회담처럼 남북 국회회담도 성사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박 의장은 또한 “북한이 국제사회에 나오는 데 남북 동시 수교국인 오스트리아의 역할을 기대한다”며 “기회가 되면 오스트리아가 우리 의사를 북한에 잘 전달해 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 의장과 소보트카 의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선거에서 양국 간 상호 지지하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 서로 감사를 표했고, 박 의장은 “인권이사회 이사국(2023∼2025년)에 한국이 입후보했다”면서 오스트리아의 지지를 당부했다. 한 시간 넘게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두 의장은 시종일관 ‘협력과 지원’을 강조했다.

 

 

세계 국회의장 회의에 참석한 박병석 국회의장은 코로나19 상황 속 다자주의 원칙에 따른 대한민국의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을 다짐했다. ⓒ국회
세계 국회의장 회의에 참석한 박병석 국회의장은 코로나19 상황 속 다자주의 원칙에 따른 대한민국의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을 다짐했다. ⓒ국회

 

박병석 국회의장, 실질적 외교 성과에 집중

세계 국회의장 회의는 국제의회연맹(IPU: Inter-Parliamentary Union)의 주최로 5년마다 열리는 의회 정상회의다. 이번에 열린 5차 회의는 예정대로라면 지난해에 열렸어야 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1년 늦춰 개최됐다. 5차 회의에는 IPU 회원국 179개국 가운데 115개국이 참여했다. 국회의장 80여 명을 포함해 110명이 넘는 세계 의회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이는 팬데믹 이후 열린 첫 대규모 국가 지도자급 회의다. 박 의장은 5박 7일 일정으로 빈에 머무르며 24개국의 의회 지도자들과 회담을 갖는 등 숨 가쁜 의회 정상 외교를 펼쳤다.

 

박 의장의 이번 제5차 세계 국회의장 회의 참석은 팬데믹 이후 국가 정상 간 회의가 사실상 마비된 가운데 국가 간 소통의 창구를 열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팬데믹 이후 대한민국의 국제무대 위상이 높아진 만큼 회담장에는 박 의장에게 양자 회담 요청이 이어졌다. 박 의장은 예정된 일정 외에도 이 같은 즉석 회담 요청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의회 정상 외교가 활발히 이어질 수 있도록 힘을 쏟았다. 이는 행정부 외교와 의회 외교가 씨줄과 날줄처럼 엮일 때, 비로소 외교가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박 의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릴레이 회담을 통해 박 의장은 각국 의장들과 국가별 대규모 프로젝트 중심 협력과 남북평화 정착과 한반도 비핵화, 코로나19 공동 대응 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양국 간 실질적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 한편 이번 방문에는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과 고윤희 공보수석비서관, 김형길 외교특임대사, 곽현준 국제국장, 최만영 연설비서관 등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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