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문화 변천사, 시대에 따라 변화돼온 설날 풍속도
설 문화 변천사, 시대에 따라 변화돼온 설날 풍속도
  • 서재창 기자
  • 승인 2016.02.01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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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서재창 기자]

 

 

 

설 문화 변천사, 시대에 따라 변화돼온 설날 풍속도

전통에 대한 중요성을 기억하는 인식이 중요


 

▲ⓒ보라메교육원



 

민족의 대명절인 설날은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새해의 시작을 기리고 친목을 다지는 절기로서 의미를 더해왔다. 또한, 제사나 민속놀이 등의 전통행사를 행해온 설 명절은 문화적인 가치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기간이다. 오늘날 설날 문화는 전통적이고 가족적인 분위기가 감소된 대신 개인적 욕구를 해소하거나 휴식의 의미가 강해진 형태를 보인다. 이에 관련 기관이나 단체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설 문화가 갖는 간극을 메우기 위한 작업을 진행해왔다.




전통적인 설 문화의 활동과 의미

설은 세수, 원단 등 많은 한자어 이름이 존재한다. 조심하고 근신하는 날이라고 해서 신일이라고도 하는 설날에는 당일 아침에 집안 사당에 배알하고 제사 지내는 차례를 지내왔다. 또한, 설이라는 단어 자체는 순수한 우리말로 해석된다. 설은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새해 첫날이라 낯설어 설날’이 됐다는 설과 ‘나이 먹기가 서러워 설날’이라 했다는 두 가지 유래가 공존하고 있다.
 
설맞이는 섣달그믐날부터 시작됐다. 한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기약하는 측면이 강했던 설맞이는 지혜로운 조상들의 유산으로 평가된다. 조선시대부터 존재해온 설맞이의 묵은세배는 섣달그믐에 그동안 돌봐주신 어르신을 찾아뵙는 인사예절을 중요시해왔다. 한국 민족은 ‘정든 시간을 보낼 수 없다’는 수세문화를 기반으로 해왔다. 설에는 가는 세월에 대한 아쉬움을 집안 곳곳에 등촉을 밝히고 밤을 지새우는 방법으로 의미를 새겼다. 아이들에게는 잠이 들면 눈썹이 희어진다고 말한 후 그래도 잠에 취해 자면 눈썹에 밀가루를 발라 희어졌다고 놀려주는 문화도 있었다. 어린 아이들이 섣달그믐날 밤에 신발을 안고 자는 민속은 야광귀의 속설에서 기인해 어머니들이 문 앞에 채나 어레미를 걸어 놓기도 했다. 또한, 섣달 그믐날은 연중에 진 빚을 청산하는 날이었다. 빚이나 외상은 이날 찾아다니며 받아야 하고, 자정이 넘도록 받지 못하면 정월 보름까지는 독촉하지 않는 미풍양속이 있었다. 그믐날은 길조인 까치가 새해 기쁜 소식을 가져온다는 기대가 있었으며 자정이 지나면 복조리장사가 골목을 누볐고, 일찍 살수록 복을 많이 받는다는 속설로 몇 개씩 사 묶어 매어두고 쓰기도 했다.
 
농경문화를 바탕으로 한 국내에서 세시풍속은 농경의례라고도 불렸다. 세시풍속에는 명절, 24절후 등이 포함돼 있고 이에 따라 의례와 놀이 등 전통적인 활동이 존재했다. 농경사회였던 과거는 놀이도 오락성이 주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풍농을 예축하거나 기원하는 의례에 속했다. 세시풍속은 설 명절 또는 그에 버금가는 날에 행해진다. 전통사회에서 명절, 특히 설은 신성한 날, 곧 의례를 행하는 날로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정월 초하룻날은 새해를 맞이하는 첫날로서, 이날을 ‘설날’이라 지칭해 연시제를 지내며, 웃어른께 세배를 드렸다. 세배를 하러 온 손님에게는 술과 고기, 떡국을 대접했다. 초하루에서 초사흗날까지 관공서는 공무를 보지 않고 각 상점도 문을 닫아 문화를 기리고 참여했다. 설날에는 일가의 친척 및 친지들이 덕담으로 새해를 축하하는 인사를 하며 설날의 놀이로서 남녀가 모이면 다 같이 윷놀이를 하고 젊은 부녀자들은 널뛰기, 남자들은 연날리기를 했다.  

▲맞춤형 제수음식 배달시장 규모는 매년 성장하고 있다. ⓒ예지향



변화된 현대의 설 문화의 개인의식의 변화

시대에 따라 명절을 지내는 모습도 변화하고 있다. 설날은 시대의 흐름을 따라 새로운 풍속도를 선보이게 됐다. 여성들의 사회활동 확대 및 지위 상승, 정보기술 및 통신 산업 발달, 핵가족화는 설 풍속도에 변화를 가져온 원인으로 손꼽힌다.
 
고향에 있는 부모가 자녀들이 있는 도시에서 명절을 보내는 ‘역귀성’ 현상은 일반화돼 자리를 잡았다. 역귀성 현상은 명절이면 심화되는 교통난에 대비해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고자 자연스럽게 정착된 형태다. 또한, 차례나 음식 준비를 간소하게 하는 문화도 확산되고 있다. 명절증후군을 유발하는 주된 원인이었던 명절음식 준비는 최근 들어 이미 제조된 음식을 상에 올리고 차례 음식을 차려주는 전문 업체까지 등장함으로써 명절에 들이는 수고를 더는 방법이 고안됐다. 이에 맞춤형 제수음식 배달시장 규모는 매년 성장하는 추세에 있다.
 
이러한 현상의 저변에는 단순히 편리함에 대한 추구만이 아니라 명절을 노동의 시간으로만 기억하지 않고자 하는 심리가 영향을 미쳤다. 이는 설 명절에 겪는 문제로 서로의 얼굴을 붉히기보다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갖겠다는 개인의 바람이 포함된 것으로 해석된다. 변화되는 설 풍속도에는 고향 대신 여행을 선택하는 경우가 크게 증가했다. 올 설 연휴에 가까운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행 항공권과 배편은 이른 기간에 매진됐고 내년 설 연휴 여행 상품에 대한 예약도 실시되고 있다. 새해 인사도 설빔을 입고 친척집을 찾아다니며 차례와 세배를 하는 모습 대신 통신 매체를 이용하는 간편한 방법을 대체되고 있다. 새해 인사를 문자 메시지나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SNS로 대신하는 풍조가 확산됐다. 문화 전문가은 현대의 가족 구조가 핵가족 주를 이루면서 가족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관심이 확대된 결과라고 말했다. 국내 설 문화의 특징 가운데 하나인 새뱃돈도 다른 형태로 변화를 겪고 있다. 대중은 현금 대신 전자화폐, 상품권 등 현금 가치를 가진 서비스의 활용이 크게 늘었고 설 명절에 외국여행이 보편화되면서 일부 가정에서는 세뱃돈을 외화로 주는 형태도 등장했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설 명절 문화의 변화를 가져온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전체 가구의 26%를 차지하는 1인 가구는 명절 기간에도 자신 만의 시간을 갖는 문화가 정착하고 있다. 한 결혼정보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에서 47%에 해당하는 응답자는 설을 가족과 함께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 연휴 기간을 자신을 위해 투자하겠다는 의견을 보인 응답자는 64%에 달하기도 했다.  

▲차례와 세배를 대신 통신을 활용한 방법으로 새해 인사가 대체되고 있다. ⓒ보라메교육원


  전통적인 설 명절에 대한 현대인들의 생각은 생활환경의 개선으로 변화를 겪고 있다. 다만, 가족관계와 명절 의식에 대한 변화는 민족성과 고유문화가 점차 힘을 잃어가는 반증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인식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따라 명절 풍속도가 바뀌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다만, 명절에 담긴 조상의 얼과 문화를 새겨보는 자세는 잃지 않아야 합니다”라며 전통에 대한 중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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