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너도 잘 할 수 있어!
게임? 너도 잘 할 수 있어!
  • 김남근 기자
  • 승인 2021.09.06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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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게임? 너도 잘 할 수 있어!
 

e-스포츠의 위상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과거 부정적인 이미지가 대다수였던 e-스포츠가 지난 2018년 인도네시아 팔렘방 아시안게임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데 이어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며 달라진 인식과 위상을 보여준 것이다. 셧다운제, 쿨링오프제 등의 규제로 몸살을 앓았던 e-스포츠가 이제야 양지로 올라오며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e-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을 위한 어드바이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단순한 여가를 넘어 생활의 일부, 인정받는 하나의 직업·직군으로 각광받고 있는 e-스포츠 코칭 및 게임 분야를 알아보고자 AI를 활용하여 게임 코칭을 하는 스타트업을 찾아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류지원 Gamer Republic(게이머리퍼블릭) 대표사진=김남근 기자
류지원 Gamer Republic(게이머리퍼블릭) 대표
사진=김남근 기자

 

게임을 잘하고 싶다는 ‘욕망’
대한민국의 e-스포츠는 1998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출시한 ‘스타크래프트’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PC방이 전국에 즐비하게 되는 동력이 됐고, 게임 전문 케이블 채널을 등장하게 했다. 게이머들이 상품화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그들을 동경하는 이들은 하나의 신드롬처럼 확산해나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e-스포츠라는 단어에 대한 증명부터 게임을 맹목적인 하나의 질병으로 분류하는 현상도 생겨났다. 당시의 ‘신세대’와 ‘기성세대’의 대립 구도로까지 번져가곤 했다. 그렇게 2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20여 년 전의 신세대는 이제 40대 중년의 핵심 소비계층으로 성장했다. 당시의 기성세대는 이제 사회의 흐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장년층이 됐다. 게임 환경도 바뀌었고, 게임 콘텐츠 역시 대단한 발전을 이뤄왔다. 스타크래프트의 바통은 월드오프워크래프트(이하 WOW),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등이 이어받았다. 전 세계적으로 게임 시장은 200조 원 규모로 성장했고, e-스포츠는 5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열성적으로 즐기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게임을 즐기고 게임에 열광하는 이들, 바로 게이머들이다. 

  게임은 게이머들에 의해 발전한다. 게이머가 없으면 게임은 출시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게임 기업들은 게임을 출시하기 위해 게이머를 유혹할 많은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힘들게 모은 게이머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적절하게 난이도와 밸런스를 조정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이 만든 게임을 인간이 정복하지 못하랴. 항상 게이머들은 게임 회사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력(?)을 갖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게임 출시 후 시간이 지날수록 게이머들 간의 격차가 벌어진다. 등급이 나뉘게 되고 그 속에서 계급이 나뉘게 된다. 한번 흐름에서 뒤처지게 되면 그 흐름을 따라가기란 너무나 어렵다. 새로운 캐릭터가 출시되고, 새로운 맵이 등장한다. 전술은 수도 없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게이머들은 항상 목이 마른다. ‘나도 잘하고 싶다’라는 욕망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필자 역시 게임을 사랑했던 Y세대다. 청소년기에서 청년으로 성장하며 다양한 게임을 접해왔고, 밤새도록 게임에 매달리기도 했다. 그때의 열정이 기억에 남아 불혹(不惑)을 넘기는 나이에도 새로운 게임이 등장하면 눈길이 간다. 하지만 쉽사리 도전하지 못한다. 너무나 달라진 게임 환경 탓에 ‘내가 할 수 있을까?’. ‘잘 할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다. 이럴 때 불현듯 하나의 생각이 떠오른다. ‘게임을 잘하는 고수가 친절히 게임을 가르쳐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다. 이러한 물음에 답을 내놓은 한 기업가가 있다. 류지원 Gamer Republic(게이머리퍼블릭) 대표가 ‘AI를 활용한 혁신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류지원 대표는 오랫동안 e-스포츠를 즐겨온 게임 유저이자 해외에서 진행하는 LOL 대회(월드챔피언십, 미드시즌인비테이션, 올스타전 등)를 수차례 직접 관람하기도 했고,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LOL 로컬 리그 경기도 빠지지 않고 챙기는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다.ⓒ Gamer Republic
류지원 대표는 오랫동안 e-스포츠를 즐겨온 게임 유저이자 해외에서 진행하는 LOL 대회(월드챔피언십, 미드시즌인비테이션, 올스타전 등)를 수차례 직접 관람하기도 했고,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LOL 로컬 리그 경기도 빠지지 않고 챙기는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다.
ⓒ Gamer Republic

 

게임이 좋아 게임 분석 회사를 만든 청년
“e-스포츠가 좋아 e-스포츠 데이터를 분석하는 Gamer Republic을 창업했습니다”

  류지원 Gamer Republic 대표의 한 줄 소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자공학과 학사·문화기술대학원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넥슨, 엔씨소프트, 카카오그라운드엑스 등을 거치며 실무경력을 쌓았던 소위 엘리트 출신 사업가가 밝힌 창업 이유로는 다소 당황스럽다. 충분히 명분을 만들어 포장할 수도 있었을 텐데, 굳이 이렇게까지 돌직구를 던진 이유가 무엇일까? 이에 대해 류 대표는 ‘e-스포츠, 그중에서도 LOL에 대한 진정한 열정과 사랑’이라고 답을 전했다. 힘들었던 시기에 LOL로 힘을 얻었고, 마음의 병을 치유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게임이 단순히 ‘즐기는 행위’가 아니라 사람을 치유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유용한 툴이라고 정의 내리게 된 것이다. 다만, 게임을 사랑하는 것만큼 게임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그 순간만큼은 좌절감을 맛보기도 했다. 여느 게이머들처럼 프로게이머들을 동경했고, 그들의 커뮤니티에 속하고 싶었다. 게임 학원 등록이나 게임 과외를 받아보려 진지하게 고민도 해봤지만, 시간과 비용의 장벽이 높았고 코칭 시스템에 대한 의문도 들었다. 그래서 그는 결심했다. 그동안 쌓아온 달란트를 활용해 자신이 직접 게임을 코칭하는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말이다. 그렇게 Gamer Republic은 시작됐다.

  “처음 창업을 결심했을 때에는 Gamer Republic으로 LOL 팀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부터 한국의 LOL 리그가 프랜차이즈로 변경되며 약 100억 원 이상의 가입비가 필요하게 됐죠. 그래서 미국 법인을 만들어 킥스타터를 통해 모금을 시도했습니다. 과거 저의 게임 시스템 설계와 블록체인 서비스 토큰 경제 설계 경험을 살리고자 했죠. 기존과 조금 다른 개념으로 팬들이 팀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협동조합 형태의 팀 +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전략을 구사하는 팀을 만들고자 했고, 실제로 많은 펀딩이 조성되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프랜차이즈 팀에 선정되지 않았습니다. 미래에 반드시 실현해야 할 목표로 남겨두게 됐죠. 이 과정이 저에게는 시련이자 좌절이었지만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LOL에 대한 열정과 열망이 버틸 수 있게 해줬고, 뛰어난 데이터 분석가와 머신러닝 전문가 등 실력 있는 동료들이 저를 믿어주었기 때문이죠”

  실제로 류 대표는 오랫동안 LOL을 즐겨온 게임 유저이자 해외에서 진행하는 월드챔피언십, 미드시즌인비테이션, 올스타전 등을 수차례 직접 관람하기도 했고,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로컬 리그 경기도 빠지지 않고 챙기는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다. 그런 그와 버금가는 열정을 가진 동료들과 만들어나갈 ‘유저 맞춤형 게임 AI 코칭 시스템’이 궁금해진다.

​​​​​​​ⓒ Gamer Republic
ⓒ Gamer Republic

 

현재 준비 중인 플랫폼에 대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현재 Gamer Republic에서는 ‘Your Perfect AI Gaming Partner’라는 미션을 실현해내고자 골프의 캐디, 런클럽의 코치, 아이언맨의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와 같은 인공지능 게임 파트너를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전설적인 게임 디자이너인 시드 마이어는 ‘게임은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이다’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그만큼 게임 내에서 유저가 내려야 하는 선택은 굉장히 광범위하고 중요하죠. 그래서 Gamer Republic에서 탄생할 파트너는 유저들이 게임 내에서 행하는 복잡한 선택의 과정을 도와주고 어려움의 원인을 분석 및 진단, 해결을 위한 솔루션 제공 등의 기능을 수행하게 될 것입니다. 주요 기능은 상황에 맞는 실시간 전략 제안, 사후 분석, 분석 내용 시계열 관리 등으로 구성됩니다”

 

이를 통해 업계와 유저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길 바라나요?
  “LOL은 매우 복잡한 게임입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죠. 그래서 연구와 공부가 필요한데, 현대 사회에서 게임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일 여건에 놓인 사람은 드뭅니다. 하지만 자신의 실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이들은 매우 많죠. Gamer Republic은 바로 이 경계에 놓인 이들에게 효율적인 코칭을 제공해 게임 내에서의 갈등을 줄이고, 유저가 게임을 더욱 즐겁게,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게 하고 싶습니다. 

  더불어 게임 제작사들의 측면에서는 이미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사용자도 꾸준히 늘어가는 상황에서 게임을 즐기려는 유저들이 게임의 복잡성에 압도당해 중도 이탈하는 이들의 수를 줄여 게이머 수의 안정적인 유지 및 확대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게임의 복잡성으로 느끼게 되는 두려움을 최소화해 소비자와 제공자 모두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가장 큰 경쟁력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요?
  “출중한 실력을 갖춘 팀원들이라고 자부합니다. 수준 높은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갖춘 이들과 최고 수준의 백엔드 엔지니어와 머신러닝 전문가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현재 분석을 담당해주시는 팀원이 LOL 마스터 티어라는 것은 반드시 강조하고 싶습니다”

 

수준 높은 팀을 이끄는 만큼 어깨도 무거우실 것 같습니다.
  “무엇인가를 좋아하고 열정을 가졌다는 것은 아무리 피곤하고 졸려도 시간과 짬을 내서 하게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진짜 열정이고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이죠. 그래서 저는 Gamer Republic의 구성원들이 이러한 열정의 대상을 AI 파트너로 여기고 에너지를 쏟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다른 고민거리에 열정이 식지 않도록 최적의 환경을 앞으로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 Gamer Republic
ⓒ Gamer Republic

 

앞으로의 중·장기적 비전과 계획이 궁금합니다.
  “우선 현재 개발 중인 AI 게임 코칭 서비스의 11월 베타 출시와 2022년 1월 정식 출시를 목표로 잡고 데이터 분석을 원하는 e-스포츠 프로팀들과의 협업을 진행해가고자 합니다. 더불어 현재는 LOL로 시작했지만, 앞으로는 글로벌서비스로서 배틀그라운드, 발로란트, 오버워치, 포트나이트 등의 게임으로 확장해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고도화될 Gamer Republic의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게임을 대상으로 코칭 서비스를 펼쳐나갈 것입니다. 더불어 처음 기획했던 Gamer Republic 소속의 프로 e-스포츠팀을 운영하며 Gamer Republic의 AI 파트너가 일반 사용자뿐 아니라 프로게이머 수준에서도 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낼 것입니다”

 

끝으로 못다 하신 말씀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게임은 인간의 본성에 기반합니다. 재미를 추구하는 본성이죠. 그렇기에 게임 시장은 현재까지 꾸준히 성장해 왔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모든 게임을 다 잘할 수는 없겠죠. 시간은 한정적이잖아요? 그래서 Gamer Republic은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고도의 AI 시스템으로 맞춤형 코칭을 제공해 그들이 게임을 진심으로 즐기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이러한 Gamer Republic의 비전에 공감하는 많은 이들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더불어 데이터 분석이 필요한 e-스포츠 프로팀들 역시 Gamer Republic을 찾아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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