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로컬’의 가치 주목하며 ‘유니콘’ 도약
[이슈메이커] ‘로컬’의 가치 주목하며 ‘유니콘’ 도약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1.09.0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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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로컬’의 가치 주목하며 ‘유니콘’ 도약
 
지역 기반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 1,800억 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절차가 마무리되면 당근마켓의 기업가치는 3조 원으로 뛰어 국내 16번째 유니콘 기업이 될 전망이다. 이는 2019년 투자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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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합니다’ 신조어까지 만든 열풍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2021년 상반기 모바일 앱 신규 설치’ 현황에 따르면 당근마켓은 570만 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가입자 수 역시 최근 2,000만 명을 돌파했고, 주간 방문자 수도 1,0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명실상부한 국민 앱 반열에 올라섰다는 평가다. 비슷한 성격의 중고나라나 번개장터에 비해 후발주자로 시장에 진입했으나 이제는 네이버와 카카오도 견제할 만한 무서운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카카오 동료였던 개발자 김재현 공동대표와 기획자 김용현 공동대표가 설립한 당근마켓의 시작은 2015년 7월 판교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직거래 플랫폼 ‘판교장터’였다. ‘당신의 근처’라는 슬로건처럼 ‘지역 기반’을 지향한 판교장터는 서비스 도입 초기부터 중고거래를 원하는 지역 주민들을 연결한다는 특징으로 인해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모바일 서비스의 경우 공간 제약이 없다는 특성상 지역 기반은 극히 드물다. 하지만 글로벌 시대에 ‘로컬’의 가치에 주목한 역발상은 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
 
지역 기반 이용자를 중심으로 서서히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던 당근마켓은 최근 2년간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나가더니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뒤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 실제 지난해 4월과 5월 신규 이용자는 각각 128만 명과 104만 명에 달했다.
 
 
지역 기반 이용자를 중심으로 서서히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던 당근마켓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뒤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 ⓒ당근마켓
지역 기반 이용자를 중심으로 서서히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던 당근마켓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뒤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 ⓒ당근마켓

 

‘지역’과 ‘신뢰’ 바탕으로 고속 성장
당근마켓의 성공 비결로는 ‘신뢰’가 꼽힌다. 서비스 도입 당시만 하더라도 선금만 이체받은 뒤 연락이 끊어지는 양심 없는 중고 물품 판매자들이 속출하며 인터넷 카페 중심의 중고거래 시장은 혼탁해진 상태였다. 이에 당근마켓은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를 이용해 동네 주민이라는 것을 확인해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거주지 중심 반경으로 6km 이내 동네 이웃들과 직거래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직거래의 특성상 물건 상태를 확인하고 거래를 결정할 수 있고, 다시 마주칠 수도 있는 이웃과 거래하는 만큼 사기의 가능성도 적었다. 여기에 이용자들의 평판 관리에도 공을 들였다. 사용자들의 거래 매너를 평가하도록 해 거래자가 약속을 어기면 두 번째부터는 일정 기간 거래 이용이 정지되도록 설계했다. 또한 전화번호만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회원 등록 절차를 간소화해 빠르게 판매자와 구매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중고거래 시장에 거리낌 없는 MZ세대는 물론 디지털 소외계층의 선택도 받을 수 있었다. 다만 무료 나눔이나 중고거래를 악용하거나 서로 얼굴을 마주 보는 개인 간 거래다 보니 범죄 노출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존재하는 편이다.
 
당근마켓의 사용자 1인당 월평균 실행일 수는 지난해 기준 8.6일로 주요 전자상거래 앱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낸다. 이는 단순히 거래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의 성격도 지녔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동네 생활’ 게시판 등을 통해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고, 이웃들이 동네 곳곳의 정보를 나누면서 물건을 무료로 나누는 역할도 수행했다. 또한 ‘동네 장보기’ 테마관과 ‘비즈프로필’을 통해 지역 소상공인과 이용자를 연계하는 다양한 서비스도 출시했다. ‘비즈프로필’은 전통시장 상인들이 인근 지역 잠재 고객에 가게와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출시 5개월 만에 전국 약 6,000개 지역의 29만 자영업자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당근마켓은 최근 아파트 단지 안에 당근 이웃들을 위한 만남의 장소인 ‘당근존’을 시범운영 한 바 있다. ⓒ당근마켓
당근마켓은 최근 아파트 단지 안에 당근 이웃들을 위한 만남의 장소인 ‘당근존’을 시범운영 한 바 있다. ⓒ당근마켓

 

수익성 개선이 향후 과제
현재 당근마켓의 수익모델은 지역 소상공인의 광고밖에 없다. 이로 인해 수익성 개선을 위한 비즈니스모델 발굴이 당면 과제로 꼽힌다. 현재 당근마켓에는 ‘우리동네 서비스 더 찾아보기’라는 카테고리가 있다. 동네 안에 있는 다양한 업종 검색이 가능한 서비스인데, 업계에서는 당근마켓이 이번 투자를 계기로 이를 기반으로 한 O2O 서비스나 이커머스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또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만큼 지역 소상공인을 기반으로 한 신사업을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를테면 세탁 방문 수거나 병원 예약을 비롯해 가사도우미와 과외선생님 중개, 스마트폰을 통한 선물 쿠폰 보내기를 지역 상품 중심으로 구성하는 것 등이 있다.
 
또한 ‘당근페이’의 도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근마켓 거래는 대개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 현금을 주고받는 형태로 이뤄지는데, 신용카드 사용이 일상화되고 모바일 페이 등이 보편화 된 상황 속에서 이런 결제 방식은 다소 불편하다는 지적이 있어서다. 중고거래 앱 시장의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번개장터의 경우 에스크로 기반의 안전 결제 서비스 ‘번개페이’를 운영 중이다. 사기 거래를 예방하고자 구매자가 결제한 금액을 보관하고 있다가 상품 전달이 완료되면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당근마켓이 온라인 기반의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 결국 페이 시스템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당근마켓은 글로벌 진출에도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유치 역시 해외 진출이 조건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미 지난해 9월부터 ‘캐럿’이라는 이름으로 캐나다, 영국을 비롯해 미국과 일본에서도 베타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재사용품이 대중화된 지역이고 중고물품 판매도 활발하다는 점에서 향후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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