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퇴출이 아닌 엔진의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겁니다”
“엔진 퇴출이 아닌 엔진의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겁니다”
  • 임성희 기자
  • 승인 2021.08.30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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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퇴출이 아닌 엔진의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겁니다”

“에너지 기술이 하나에서 또 다른 기술로 옮겨가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이 공존하는 분야로 거듭났으면 합니다”  (사진=임성희 기자)
“에너지 기술이 하나에서 또 다른 기술로 옮겨가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이 공존하는 분야로 거듭났으면 합니다” (사진=임성희 기자)

 

세계적으로 친환경 자동차의 흐름 속에서, 도로 위에 전기차, 수소차가 늘고 있다. 그동안 자동차의 심장이었던 엔진이 퇴출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하지만 엔진은 이전에도, 현재도, 앞으로도 대체 불가능한 동력원이 될 것이라며, 엔진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신진연구자가 있다. 그는 엔진의 특별함을 호소하며,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 강조했다.

신진 엔진공학자의 호소
“엔진은 배터리, 연료전지와 공존할 수 있는 동력기관입니다”
“2015년도 폭스바겐 스캔들 이후, 내연기관, 엔진 분야가 퇴출위기에 몰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건 기업의 신뢰성 문제로 봐야지 엔진 문제로 봐서는 안 됩니다. 그동안 화석연료에 의존한 엔진이 문제였던 거지, 수소와 같은 비탄소 연료를 사용하면 엔진도 충분히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이정우 교수는 강력하고 확신에 찬 어조로 이야기했다. 기자도 엔진을 연구하는 신진연구자가 있다는 것에 놀랐다. 하지만 그의 설명을 듣고 나니 엔진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엔진=배기가스 배출’이라는 공식이 이제는 바뀌어야 할 것 같다.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수소를 연료전지로만 사용할 게 아니라, 수소엔진으로 활용한다면, 엔진은 충분히 탄소중립 대열에 오를 수 있다. 그는 연구실명을 Advanced Energy researcher's Lab으로 지었는데, 알파벳을 조합해서 ‘Advenger’s lab’이라고 축약했다. “d는 묵음처리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하길래 발음하니, 어벤져스 랩이 된다. 탄소중립시대를 수호하는 엔진영웅들이 모여서 연구하는 랩일 것이다. 그의 재치에 웃음이 나왔다.

고효율, 비탄소 수소엔진 연구
“엔진은 100년이 넘게 활용된 고전적인 기술입니다. 그 시장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시대에 발맞추어 새로운 옷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최근 화석연료가 아닌 수소나 암모니아 등이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저는 수소엔진과 합성연료(E-fuel) 등 저탄소 친환경 연료시스템의 연소와 동력 발생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특히나 해당 연료들을 이용할 때 효율은 높이면서 유해배출물을 줄이는 실험적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이정우 교수 말대로 2차전지와 연료전지라는 새로운 동력원 시장이 생겼지만, 이는 기존 엔진 시장이 사라져서 생긴 게 아니라 시장의 팽창으로 이뤄진 것이다. 그러므로 여전히 엔진 시장은 존재하며 수요과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나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다는 점은 산업체에 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합성연료로 주목받는 E-fuel은 신재생발전을 이용해 생성된 에너지를 활용, 촉매 반응을 통해 포집된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합성하여 엔진과 같은 연소기반 동력기관에 적합하게 만든 연료다. 가솔린, 디젤과 비슷한 성질을 띠나 유해 배기 배출이 적고 이동성과 저장성이 좋아 글로벌자동차 회사들에서 관심이 많다. 이정우 교수는 UNIST 미래자동차연구소와 같이 E-fuel이 엔진에 적용될 수 있는 타당성을 조사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연구재단에서 ‘수소 연료기반 초희박 SPCCI 엔진 운전 전략 및 하드웨어 개선 기술 개발’과제 지원을 받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수소엔진을 연구하는 교수는 거의 유일무이하다고 대외적으로 평가받고 있는 현재, 과제선정은 그의 노력이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는 증거다. “수소엔진도 BMW와 마쓰다 등에서 시도한 적은 있지만,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습니다. 수소 SPCCI 기술은 혼자 압축착화가 어려운 수소 연료에 점화시스템을 이용해 압축비가 높은 환경에서도 연소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만약 구현에 성공한다면 저렴한 가격에 생산 가능한 열효율 40% 이상의 유해 배기 물질이 없는 동력원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탄소중립시대를 수호하는 엔진영웅들이 모인 Advenger’s lab의 이정우 교수를 비롯해 오준호, 이승현 대학원생과 학부연구생들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사진=임성희 기자)
탄소중립시대를 수호하는 엔진영웅들이 모인 Advenger’s lab의 이정우 교수를 비롯해 오준호, 이승현 대학원생과 학부연구생들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사진=임성희 기자)

“모든 동력기관의 에너지 손실분석이 비전”
한국기계연구원을 거쳐 2020년 3월 전북대에 부임한 이정우 교수는 기존의 가솔린·디젤 엔진공학자에서 친환경 연료 엔진공학자로 거듭나고 있다. “수소엔진뿐만 아니라 배터리, 연료전지, 태양전지 등에 대해서 엔트로피를 기반으로 한 열역학적 해석을 진행하려 합니다. 그래서 모든 동력기관의 에너지 손실에 대한 분석을 세밀히 진행해, 보다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연구를 하고자 합니다” 이정우 교수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을 실천하고 있다. 100년이 넘은 클래식한 기술인 엔진을 통해 새로운 것을 개척해나가는 것이다. “에너지 기술이 하나에서 또 다른 기술로 옮겨가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이 공존하는 분야로 거듭났으면 합니다” 트렌드를 따르라는 주변의 권유에도 엔진만을 바라보는 신진연구자의 절절한 호소가 아직까지 귓가에 울리는 것 같다. 
[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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