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틱톡은 어떻게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나
[이슈메이커] 틱톡은 어떻게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나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1.08.13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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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틱톡은 어떻게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나
 
현재 영상 플랫폼의 최대 화두는 ‘숏폼’ 콘텐츠다. 과거 TV 등을 통해 영상을 소비하던 방식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스마트폰 위주로 바뀌었다. 이용자들은 긴 시간 집중력이 필요한 드라마나 영화 대신, 이동하거나 다른 일을 하면서 가볍게 소비할 수 있는 15초부터 1분 이내의 ‘스낵 컬쳐’를 찾고 있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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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콘텐츠의 절대 강자
디지털 마케팅 회사 메조 미디어가 발표한 ‘2020 숏폼 트렌드’에 따르면 10대 이상의 절반 이상이 10분 이하의 짧은 동영상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는 15분, 30대는 16.3분, 40대는 19.6분, 50대는 20.9분의 영상을 소비하는 것으로 전해져 차이가 극명함을 알 수 있다.
 
숏폼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있어 1020세대의 대세는 ‘틱톡(TikTok)’이다. 틱톡은 이용자들이 플랫폼으로 짧은 영상을 찍고 쉽게 편집해서 업로드하는 서비스다. 지난 2017년 9월에 설립되어 국내에는 같은 해 11월 공식 론칭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가장 성장한 어플리케이션이 다름 아닌 틱톡이다. 모바일앱 데이터 분석 기업인 센서타워는 틱톡의 다운로드 건수가 전 세계 애플 iOS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모두 합해 누적 30억 건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다운로드 30억 건을 달성한 SNS 앱은 페이스북과 페이스북 메신저, 왓츠앱, 인스타그램인데, 모두 페이스북이 개발했거나 계열사라는 점에서 틱톡의 성장세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전 세계 다운로드 총 3억 8,300만 건을 기록했으며, 관련 매출만 9억 1,920만 달러를 달성했다. 이로 인해 운영사 바이트댄스의 올해 1분기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 상승했다.
 
이러한 결과는 동영상 플랫폼의 절대 강자 ‘유튜브’의 아성도 흔드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미 일부 국가의 경우 틱톡의 이용 시간이 유튜브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앱 분석 기업 앱애니가 발표한 미국과 영국, 한국의 동영상 서비스 이용 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5월 미국의 1인당 월평균 틱톡 이용 시간은 24.5시간을 기록해 유튜브의 월평균 이용 시간인 22시간을 앞질렀다. 영국 역시 1인당 월평균 틱톡 이용 시간이 25시간으로 나타나 이 역시 유튜브의 16시간보다 많다.
 
 
틱톡은 무서운 성장세를 달리며 동영상 플랫폼의 절대 강자 ‘유튜브’의 아성도 흔드는 결과를 낳고 있다. ⓒ바이트댄스

 

‘챌린지’ 통해 급격한 성장세
틱톡은 이용자의 관심사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자동으로 추천한다. 다른 사용자를 팔로우하지 않아도 다양한 영상을 즐길 수 있다는 점과 손쉽게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는 부분이 강점이다. 이로 인해 틱톡은 최근 영상 플랫폼을 넘어 유명 가수의 신곡 발표나 영화, 드라마 등 홍보의 창구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의 시작점은 ‘밈(meme)’이라 할 수 있는데, 기폭제는 ‘챌린지’다. 틱톡 유저들은 다양한 해시태그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가 하면, 챌린지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개성과 창의성을 발휘한다. 틱톡이 챌린지 사례 50여 건을 분석한 결과, 하나의 영상이 전 세계적인 밈으로 발전하는 데 소요된 시간은 최초 업로드 후 평균 17일에 불과했다. 특정 국가에서 시작된 트렌드는 최소 24시간에서 최대 3일 만에 글로벌 챌린지로 확대됐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지난해 1월 가수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다. 지코의 신곡 홍보이자 챌린지 유도 콘텐츠였는데, 다수 ‘셀럽’들이 참여하면서 바람을 탔고, 열흘 만에 해당 영상의 조회수가 1억을 돌파했다. 이후 두 달여 만에 챌린지 관련 영상 조회수는 총 8억 뷰를 넘을 정도로 파급력을 자아냈다. 현재까지 ‘아무노래’ 해시태그 조회만 2억 7,000만 회에 가깝고, ‘#anysongchallenge’ 조회수는 6억에 달한다. 틱톡 서비스에서의 인기가 음원 차트 상위권으로도 이어지자 가요계에서는 신곡이 나올 때마다 틱톡 챌린지를 진행하는 것이 필수가 됐다. 방탄소년단(BTS)은 지난해 ‘온(ON)’부터 ‘다이너마이트(Dynamite)’, ‘버터(Butter)’ 등의 신곡을 틱톡에서 공개하고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치인들도 젊은 층의 마음을 얻기 위해 틱톡 계정을 만들어 소통하고 있다. 대선 경선에 나서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지난 4월 틱톡에 유명 아이돌 가수의 춤을 따라 추는 영상을 올려 약 7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틱톡에 래퍼와 마술사 등으로 복장을 바꾸는 패러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해 가수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는 관련 영상 조회수가 두 달 만에 총 8억 뷰를 넘을 정도로 엄청난 파급력을 자아냈다. ⓒ가수 지코 공식 틱톡 계정 화면 갈무리
지난해 가수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는 관련 영상 조회수가 두 달 만에 총 8억 뷰를 넘을 정도로 엄청난 파급력을 자아냈다. ⓒ가수 지코 공식 틱톡 계정 화면 갈무리

 

‘숏폼’ 동영상 플랫폼 시장을 틱톡이 선점해 나가자 유튜브와 인스타그램도 추격에 나서고 있다. 닐 모한 유튜브 최고제품책임자(CPO)는 7월 13일 트위터를 통해 “이번 주 유튜브를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곳에 유튜브 ‘쇼츠(Shorts)’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유튜브 쇼츠는 구글이 틱톡에 대항하기 위해 준비한 서비스다. 지난해 인도에서 처음 선보인 뒤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이후 올해 3월에는 서비스 국가를 미국 등 26개국으로 넓혔다. 이제는 해당 서비스를 세계 100개국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틱톡에 도전장을 던진 건 유튜브만이 아니다. 인스타그램은 지난해 8월 이미 숏폼 공유 서비스인 ‘릴스(Reels)’를 출시했다. 릴스는 15초와 30초 길이의 짧은 동영상을 비롯해 최대 4시간까지 가능한 실시간 라이브 비디오 서비스다. 케빈 메이어 틱톡 CEO가 “릴스는 틱톡의 모방제품일 뿐”이라고 비난할 정도로 출시 당시 틱톡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은 이런 비난에도 ‘숏폼’에 대한 더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중이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는 “우리는 더는 사진 공유 앱이 아니다”며 “동영상 서비스를 위해 실험적인 것들을 할 것이며 앞으로 몇 달씩 이 영역에서 다양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틱톡도 반격에 나서고 있다. 틱톡은 반대로 사용자들이 올릴 수 있는 동영상의 길이를 일반적인 유튜브 동영상 수준인 최대 3분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내놨다. 15초짜리 짧은 동영상에서 출발해 60초까지 늘렸던 틱톡이 3분짜리 동영상 서비스로 유튜브를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드류 키르히호프 틱톡 매니저는 “길어진 영상 제한으로 사용자들은 새롭고 확장된 형태의 콘텐트를 만들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틱톡 측은 이미 이용자들이 복수의 영상을 덧붙여 더욱 긴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며 동영상 길이를 늘이는 것이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일 것이라고 봤다.
 
 
중국 정부의 ‘빅테크’ 기업 옥죄기 속에 바이트댄스 창업자인 장이밍이 CEO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하면서 틱톡의 미래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트댄스
중국 정부의 ‘빅테크’ 기업 옥죄기 속에 바이트댄스 창업자인 장이밍이 CEO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하면서 틱톡의 미래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트댄스

 

G2 모두에게 미운털 박히며 제재 이어져
한편 최근 틱톡의 운영사 바이트댄스가 올해 초 중국 당국과의 면담 이후 뉴욕증시 기업공개(IPO)를 포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급성장세를 바탕으로 틱톡은 지난해부터 미국 또는 홍콩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추진해왔는데 이를 취소한 것이다. 지난 4월 23일 바이트댄스 측은 “고민 끝에 IPO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자체 판단했다”며 “현재로썬 IPO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창업자인 장이밍 최고경영자(CEO)가 3월 초 중국 인터넷 감독 기구인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 관계자를 만난 뒤 나온 결정이라 이를 두고 많은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CAC 관계자는 바이트댄스의 데이터보안 규정 위반을 우려하며 이들이 어떻게 데이터를 수집하고 저장 및 관리하는지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인의 개인정보가 중국 공산당으로 넘어갈 수 있다”며 틱톡의 미국 사업을 매각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이에 바이트댄스는 미국의 통신장비업체 오라클과 ‘틱톡 글로벌’을 세우기로 하고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며 기조가 바뀌어 틱톡에 대한 행정명령을 폐기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중국 정부가 역으로 바이트댄스의 앞길을 가로막은 것이다.
 
바이트댄스의 기업공개 중단과 비교되는 건 디디추싱의 사례다. 중국 차량공유 시장에서 9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중국 버전의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은 CAC의 상장 반대에도 불구하고 6월 30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강행했다. 이에 중국 당국은 사흘 만에 국가 안보에 관한 조사에 돌입하고 신규 회원 모집을 금지했으며, 중국 앱스토어에서 삭제하는 등 강력한 제재에 들어갔다. 이처럼 중국 당국은 데이터 안보를 앞세워 자국 IT 기업의 미국 상장을 막고 있다. 대형 플랫폼 기업이 가진 중국 고객의 개인 정보 등 빅데이터가 미국 당국에 넘어갈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특히 CAC는 최근 인터넷 안보 심사 규정을 개정해 회원 100만 명 이상인 중국 인터넷 기업이 해외에 상장하려면 반드시 사전 심사를 받도록 해 사실상 해외 상장 허가제를 도입했다.
 
승승장구하던 바이트댄스가 마주한 최대 리스크는 미국의 제재가 아닌 중국 정부의 ‘빅테크’ 기업 옥죄기가 될 전망이다. 이런 견제 속에 바이트댄스 창업자인 장이밍은 지난달 예정에 없던 사내 공지를 통해 “연말까지 인수인계 작업을 마치고 CEO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 인터넷 당국의 압박이 강해지자 경영 리스크를 줄이고자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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