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인식 팽배한 한국 사회에 전달한 희망 메시지
부정적 인식 팽배한 한국 사회에 전달한 희망 메시지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6.02.0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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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부정적 인식 팽배한 한국 사회에 전달한 희망 메시지

“긍정적인 태도와 믿음이 있어야 변화의 싹 틔울 수 있다”

 

 

▲ⓒ국방부

 

 

자신이 처한 현실과 미래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자본으로 계급을 나누는 ‘흙수저, 금수저’가 등장했고, 대다수 청년은 노력해도 개선되지 않는 자신의 처지에 분노하고 있다. 어려운 현실을 이겨냈던 기성시대도 마찬가지다. 개선되지 않는 경제 상황 속에서 은퇴준비와 자녀 결혼 등의 현실적인 문제에 그들은 한숨 쉬고 있다. 부정적인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희망의 아이콘 으로 등장한 이가 있다. 두 다리가 없지만 육상선수이자 패션모델, 영화배우로 활약하고 있는 에이미 멀린스다.

 

 

장애를 딛고 일어선 에이미 멀린스
 

에이미 멀린스는 1996년 애틀랜타 장애인 올림픽에서 육상 100m와 200m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그는 1999년에는 나무로 만든 의족을 신고 디자이너 알렉산더 매퀸 패션소의 모델로 런웨이를 걸었다. 최근에는 활동 영역을 넓혀 영화배우로도 활약하며 2015년에 개봉한 영화 ‘인 스테레오’의 주연배우를 꿰찼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비골무형성’이라는 장애로 인해 다리가 없었다. 하지만 장애란 그에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는 열두 살 때부터 의족을 착용한 채 신문 배달을 했으며 운동선수가 되겠다는 열망을 갖고 두 의족으로 걷고 뛰었다. 그 결과 에이미 멀린스는 역경 속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아이콘이 됐다.  
 

지금의 에이미 멀린스가 있기까지 그는 많은 아픔이 있었다고 전한다. 한 연설에서 그는 실패를 통해 많은 배움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전에서 ‘장애’의 유의어를 찾아보니 지쳐버린, 무능한, 거세된, 아픈, 부족한, 상처 입은, 무력한, 약한, 짓이겨진 등 부정적인 단어들뿐이었다”며 “나는 다리가 없을 뿐이다. 진정한 장애는 장점을 보지 못하고 호기심과 상상력이 없는 상태의 억눌린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의 가치관대로 살아간다면 자신의 숨겨진 잠재력을 발견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또한, 그는 장애인 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을 내기 전까지 수많은 경기에서 졌고, 지금도 영화 오디션에서 몇 번이나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력서에 쓰지 못한 수많은 실패가 있었기에 지금의 자신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계속 노력하고 도움이 필요하면 주위에 요청하고 자신의 꿈을 말로 표현하고 남들과 공유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에게 실패란 성공을 향한 과정이었던 셈이다.


북한 목함지뢰 도발로 다리 잃은 두 하사의 멘토

지난 2015년 10월, 에이미 멀린스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다리를 잃은 육군의 김정원, 하재헌 하사의 멘토가 됐다. 김정원, 하재원 하사는 북한이 설치한 목함지뢰로 젊은 나이에 두 다리를 잃었다. 그들이 의족을 처음 신은 2015년 10월 19일, 에이미 멀린스가 방문했다. 에이미 멀린스는 두 하사와의 만남에서 “외로울 때도 있고 힘들 때도 있을 텐데 이런 상황을 오래 끌고 가는 것은 좋지 않다”며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부모와 친구들이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말고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두 하사를 격려했다. 또한, 그는 의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려주며 당당하고 유쾌한 태도로 한 시간 반가량 만남을 이어갔다. 두 하사를 만난 후 에이미 멀린스는 한 인터뷰에서 “김 하사가 의족을 신고 이왕이면 좀 더 멋져 보이도록 만들었으면 좋겠다면서 군복과 더 잘 어울리는 의족을 설계하고 싶어 했다. 강한 의지를 갖고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이들은 탁월한 리더십을 가진 청년들이었다”며 “오히려 이들 주변에서 ‘다쳤구나’ ‘아프겠다’고 편견을 갖고 바라보는 것이 더 우려된다”고 말했다.
 

에이미 멀린스는 두 하사의 만남 이후 DMZ(비무장지대)를 방문했다. 그는 파주도라전망대와 제3땅굴을 2시간에 걸쳐 둘러봤다. 도라전망대에서 비치된 망원경으로 북녘땅을 바라보며 해설담당 병사에게 곳곳에 세워진 건물에 대해 물었다. 조금 더 자세히 보고 싶었는데 안개가 껴서 잘 안 보인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목함지뢰의 크기와 폭파 영향력, 사람이 입는 피해의 정도 등 구체적으로 질문했다. 또한, 목함지뢰 사건의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다음으로 DMZ 내에서 가장 가보고 싶었던 제3땅굴을 찾았다. 경사 11도 358m의 땅굴을 걸어 내려가는 10분여 시간 동안 그는 땅굴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그 후 모노레일을 타고 땅굴을 나온 에이미 멀린스는 DMZ 견학관 곳곳을 살피며 한국의 분단 역사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했다. 그는 DMZ 견학관을 나오며 “제3땅굴을 걷는데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들었다”며 “분단되어 만날 수 없는 북한과 남한 사람들의 현실과 그들의 절절한 마음이 느껴졌다”고 전했다. 에이미 멀린스의 DMZ 방문은 예정에 없었지만, 김 하사 등과 같이 젊은이들이 의족을 껴야 하는 신세로 만든 분단국가의 현실을 안타까워하다 DMZ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긍정적인 태도로 제2의 에이미 멀린스 꿈꾸다

에이미 멀린스의 이야기와 두 하사 및 DMZ 방문 소식은 한국사회에 긍정적인 충격을 안겨줬다. 현재 한국 사회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 예전 기성세대는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을 믿었지만, 최근 청년은 그렇지 않다. 취업난이 지속되는 지금,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는 청년 대다수는 더 이상 취업이 노력보다는 인맥으로 좌지우지 한다고 믿고 있다. 실제로 직장인 10명 중 7명 이상이 인맥을 통해 취업을 제의 받거나 부탁한 적이 있으며 실제 5명 이상은 인맥을 통해 취업을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조사결과가 이를 방증한다. 신문, 인터넷, 모바일로 구인정보를 제공하는 벼룩시장구인구직이 남녀 직장인 665명을 대상으로 ‘인맥과 취업의 상관관계’에 대해 조사한 결과, 직장인의 75.2%가 ‘인맥을 통해 취업을 제의 받거나 부탁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승진이나 취업 등 성공을 위해서 자행되고 있는 각종 비리 사건과 오직 결과나 성과, 성적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풍조도 한국 사회를 절망으로 빠뜨렸다. 현재 한국을 지칭하는 용어로 ‘헬조선’이 거론될 정도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미미 멀린스의 얘기는 부정적인 인식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안고 태어나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맛 본 에이미 멀린스. 하지만 그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서 모델, 영화배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에이미 멀린스가 처한 상황보다 더 참담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에이미 멀린스가 장애를 이겨냈듯, 목함지뢰로 다리를 잃은 김정원, 하재원 하사가 긍정적인 태도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듯 부정적인 현실을 이겨내고자 한다면 한국에 제2의 에미미 멀린스가 등장하지 않을 리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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