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스톰 위기 앞에 선 세계 경제
퍼펙트 스톰 위기 앞에 선 세계 경제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6.02.01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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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퍼펙트 스톰 위기 앞에 선 세계 경제

미국금리인상이 한국에 미쳤던 영향과 향후 대책

 


지난 2015년 연말, 세계가 주목한 경제적 이슈는 미국의 금리인상이다. 미국은 작년 12월 16일 제로 수준이던 기존 금리를 0.25% 인상했다. 미국 금리 이상이 예견된 수순이었음에도 전 세계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앞으로 경제 상황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다. 일부에서는 퍼펙트 스톰(위기가 한꺼번에 겹치는 최악의 상황)이 몰아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세계 경제가 주목하는 미국금리인상

미국금리인상이 본격화되면서 제로 금리 기간 신흥국으로 흘러들었던 자금이 일시에 대거 빠져나가고 달러화 강세로 외환시장이 소용돌이에 빠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국금리인상 직후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됐던 신흥국 금융시장은 막상 금리가 오르자 상승세를 보이는 ‘안도 랠리’를 펼쳤다. 코스피지수는 0.4%,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8% 상승했다. 이에 대다수 전문가들은 미국이 금리를 빨리 올리는 게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더 좋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미국금리인상 여파로 단기적으로 신흥국 자금이 급격히 유출되면서 ‘탠트럼(선진국의 금리인상이나 돈줄 조이기에 따라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등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현상)이 올수 있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도 있다. 미국금리인상이 예측된 일이지만, 이번 금리인상이 한 번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크든 작든 충격이 올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추가 금리인상을 언제 얼마나 할 것이냐는 불확실성이 있어 예상치 못한 충격의 여파는 계속 존재할 수 있다는게 대다수 경제전문가의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2013년 5월에는 벤 버냉키 전 FRB 의장이 자산 매입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후 미국 국채 금리가 4개월 간 급등하기도 했었다. 
 

미국금리인상의 여파는 비단 ‘탠트럼 현상’에만 있지 않다. 앞으로 세계경제는 미국과 다른 나라의 금융정책이 따로 움직이는 ‘디커틀링(탈동조화)’가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미국만 유일하게 경제 성장을 보이고 있고, 유럽은 현상 유지 수준에만 유지하고 있으며 일본도 부진한 탓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세계경제의 트렌드로 ‘경제성장률 컨버전스(여러 국가의 경제성장률이나 정책이 한 지점으로 모이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선진국이 다시 성장 엔진에 시동을 거는 반면 그동안 높은 성장률을 구가했던 신흥국들이 예전과 같은 고속 성장을 하기 힘들어지고, 이것은 결과적으로 선진국과 신흥국의 성장률이 서로 접근하는 현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과거 미국금리인상이 미친 영향

과거 미국은 크게 3번 금리인상을 보이며 주변 국가에 직격탄을 때렸었다. 1979년부터 2년간 금리를 인상했을 때는 중남미 지역이 희생자가 됐다. 당시 미국은 인플레이션 억제와 부실기업 정리를 위해 기준금리를 11.38%에서 20%까지 크게 올렸다. 저금리를 이용해 단기 채무를 들여왔던 중남미 국가들은 금리가 오르고 경기가 정체되면서 큰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당시 한국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피살과 전두환 전 대통령을 위시한 군부 세력의 쿠데타 등으로 정치적 혼란기였다. 한국은 석유의존도가 높던 경제구조상 오일쇼크로 막대한 물가 상승에 시달렸다. 여기에 미국 금리가 폭등하면서 외화대출 등에 대한 이자가 불어나 수출기업들이 막대한 고통을 겪었다. 선진국들의 경기가 위축돼 수출여건이 나빠지는가 하면 일본과 경쟁하던 조선·전자·섬유부문 등에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1994년에 시작됐던 미국의 금리인상 역시 한국 경제에 타격을 가했다. 그 해 2월 미국은 3년간의 저금리 정책으로 주식과 주택 가격이 오르자 1년 반 가량 3.0%로 동결하던 기준금리를 갑작스럽게 인상했고, 이듬해 2월까지 무려 7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6%까지 올렸다. 1년 새 두 배가 된 셈이다. 2000년 IT 버블 사태 이후 미국은 경기 부양 목적으로 한동안 1%대의 초저금리를 유지하다가 금리를 다시 인상했다. 당시 금리인상은 전 세계적인 혼란을 몰고 왔던 1994년의 금리인상과 달리 신중하게 이뤄졌다. 2004년 초부터 미국은 금리인상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고 그해 6월경부터 금리를 올렸다. 2년간 17차례에 걸쳐 한 번에 0.25%p씩만 올리는 신중한 접근을 지속했다. 점진적이고 신중한 인상은 나름 성과가 있었다. 각국의 주가는 인상 전에 다소 조정되다가도 인상 후에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2000년대 중반 끝없이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던 한국 역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지만 다행히 다른 국가들처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한다거나 심각한 금융위기를 겪지는 않았다. 물론 각종 건설 프로젝트들이 취소돼 건설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수출이 타격을 받는 등 단기적인 여파는 있었지만 회복세 또한 다른 국가들보다는 빨랐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한국경제의 향방

미국의 금리인상 후 처음으로 열린 정례회의에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 연속 1.50%에 머물게 됐다. 국내 경기 회복세가 더딜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중국 증시가 급락하는 등 해외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국제 유가 하락과 수출 부진에 따른 국내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미국금리인상 속도와 가계부채 증가세,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도, 중국의 경기둔화 등을 고려해 금융 안정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정례회의가 더욱 주목받은 점은 미국의 금리인상 때문이었다. 미국 금리인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한국 경제는 경계와 우려를 표하고 있다. 다만, 그간 한국 경제가 많이 발달했기 때문에 큰 여파가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그동안 한국 경제의 체질이 많이 개선됐고, 외환보유약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또한, 경상수지도 오랜 기간 흑자를 이어가는 등 기초여건 자체가 다른 신흥국과 다르다. 하지만 과거 미국의 금리인상이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이번에도 무시할 수는 없다. 전 세계에 퍼펙트 스톰을 몰고 올 것이라는 미국금리인상에 한국이 받는 피해는 최소한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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