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다?
[이슈메이커]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다?
  • 김남근 기자
  • 승인 2021.06.22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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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다?
 

2021년 상반기, 일론 머스크(Elon Musk) 테슬라 CEO가 쏘아 올린 ‘도지코인 로켓’이 세계를 휩쓸었다. 도지코인(DOGE) 관련 트윗을 수 차례 자신의 트윗에 올리고, 각종 미디어를 통해 도지코인에 대한 멘트를 던지며 공개적인 지지를 보냈고, 개인투자자들은 ‘펌프앤덤프’ 전략의 주요 타깃이 됐다. 도지코인의 시세는 상승하기 시작했고, 많은 이들이 도지코인에 몰리기 시작했다. 이들 중 20대의 비중은 상당히 높았다. 올해 1분기 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 등 주요 4대 가상화폐 거래소의 신규 가입자 249만5,289명 중 20대는 81만6,039명이었다. 요동치는 코인장에 열광한 20대들이 ‘실낱같은 희망’을 품으며 너도나도 ‘가즈아’를 외친 것이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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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함이 투영된 가상화폐
지난 4월, 코인 투자 실패를 비관한 것으로 추정되는 20대 남성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해당 남성이 숨지기 전 주말 비트코인이 14% 폭락했다가 급반등하는 등 각종 가상화폐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여 극단적 선택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끔찍한 소식은 지구촌 곳곳에서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특히나 20~30대 젊은 층에서 이러한 일들이 발생하고 있기에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2030 세대가 가상화폐에 열광하고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원인부터 진단해야 솔루션이 마련될 것이 아닌가.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유동성 공급과 저금리 상황에서, 종잣돈을 마련하고자 하는 '청년 개미'들이 주식시장보다 더 큰 변동성과 수익을 찾아 나섰기 때문이라 입을 모은다. 2017년 1차 코인 열풍 당시 전대미문의 상승을 맛본 이들의 이야기가 알려지며 미래의 청사진을 그리기 어려운 국내 젊은 층이 코인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각종 여론에서 성공한 이들이 다뤄지며 청년들은 가상화폐의 세계로 인도한 것이다. 오죽하면 ‘김치 프리미엄’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다. 투자 원금을 잃었음에도 대출 등 ‘빚투’ 통해 무리한 투자를 반복하는 등 ‘한탕’을 노리는 모습이 자주 포착된다. 대학 게시판에 ‘코인게시판’이 등장했고,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오픈카톡방’조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투자동아리도 유행처럼 번졌다. 최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일자리 전망 국민인식’ 조사에 의하면 20대 응답자 중 과반수인 53.2%가 올해 고용상황이 ‘매우 악화될 것’이라고 응답한 반면 ‘매우 개선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0%를 기록한 사실이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근거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과거엔 저축하면 성공이 따라온다는 희망이 있었는데 지금 세대에게는 그런 희망이 없어 ‘절박함’으로 투기에 빠지는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전했고,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종잣돈을 마련해야 하는 2030 세대들이 많이 늘어났는데 2030 세대는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서 민감하게 움직이는 투자자들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도 “초심자들은 ‘자기 선택 편향(self-selection bias)’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하며 “처음 성공을 맛본 이들은 성공 경험에만 집중해 주변의 실패 사례를 무시하고 계속해서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코인 열풍은 세대 저항의 거울일 수도…
일각에서는 현재의 이러한 상황이 젊은 세대들의 ‘세대 저항’의 모습이라고도 분석한다. 제도권에서는 가상화폐를 받아들이지 않고 규제를 만들어내고 있는데, 이 규제가 많아지고 강해질수록 젊은 세대에서 더욱 강력한 저항의 움직임과 결집의 모습이 보이고 잇기 때문이다. 2030 세대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하락이 이를 대변해준다.

 
  온라인상에서 투자자들은 “정부가 암호화폐를 무형의 가상 자산으로 정의했으니, 세금도 가상으로 내면 되는 것이냐”,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마련에는 소극적인 채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흡수돼 돈을 벌 수 있도록 거래소를 허용한 것은 정부”, “그동안 시장을 방치해놓고 이제 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며 돈을 걷어가려는데, 제도 마련부터 먼저 하라”라는 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가상화폐 시장의 진입장벽은 비슷한 개념의 주식보다 현저히 낮기에 지식이나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층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상화폐는 이들의 생활 깊숙이 파고들었다. 학업과 회사 업무에 영향을 줄 정도로 이들의 모든 관심은 가상화폐 시장에 쏠려있다. 하루에도 천당과 지옥을 여러 번 왔다 갔다 하기도 하는 변덕스러운 시장 상황 때문이다. 또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언젠가는’이라는 기대 심리도 한몫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자산과 금융의 흐름을 경험하기 위해 철저한 계획하에 투자하는 이들도 많지만, 몇몇의 성공과 실패 사례에 가려지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암호화폐는 자산이 충분히 있는 사람이 다양한 투자 방법 중 하나로 생각하는 것”이라며 “가격 변동 위험이 매우 큰데 위험을 감내할 정도의 소득이 없는 분들이 투자하는 건 매우 위험하다”라고 경고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2030 세대와 소통하지 않는다면 ‘대박 기대’, ‘인생 역전’, ‘세대 저항’과 같은 현상은 지금보다 더 거세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해하면 다가갈 수 있고, 소통하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기에 가상화폐는 지금 우리에게 소통(疏通)의 중요성을 새로운 숙제로 던지고 있는지도 모른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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