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Cover Story] 선택과 집중, ‘뉴 LG’
[이슈메이커_ Cover Story] 선택과 집중, ‘뉴 LG’
  • 김갑찬 기자
  • 승인 2021.06.01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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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 회장

[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선택과 집중, ‘뉴 LG’

끝을 알 수 없는 코로나 팬데믹은 재계도 예외가 아니다. ‘리스크 관리’가 재계의 핵심 키워드이자 위기 극복을 위한 행보가 두드러진 이유였다. 재계의 또 다른 키워드는 ‘세대 교체’다. 삼성 이건희 부회장, 현대차 정의선 회장, SK 최태원 회장 모두 3세 혹은 4세 경영인으로 누가 뭐라해도 이들은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중심축이다. LG 구광모 회장 역시 국내 4대 그룹 중 최연소 총수지만 소통과 실용주의를 앞세운 ‘구광모’표 리더십으로 코로나 시대 속 위기 극복은 물론 ‘뉴 LG’ 역시 순항 중이라는 평가다.

 

©LG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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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도 주목하는 젊은 총수의 새바람
지난 2018년 구본무 전 LG 회장이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장남인 당시 구광모 상무가 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1978년생인 구 회장이 당시 한국 나이로 이제 막 마흔을 넘긴 시기에 대한민국 4대 그룹의 총수가 됐다는 점에 당시 재계는 물론 대중의 우려와 기대가 공존했다. 사실 그의 친아버지는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다. 다만 장남이 경영을 이어받는 범LG가의 전통으로 2004년 구본무 전 회장의 양자로 입적됐다.

  뉴욕 로체스터 인스티튜트 공과대학을 졸업한 구광모 회장은 귀국 후 LG전자 재경 부문 대리로 처음 LG에서 일하게 된다. 이후 과장으로 승진한 구 회장은 잠시 회사를 떠나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 과정에 입학했으며 스타트업에 잠시 몸담기도 했다. 이후 다시 LG로 복귀한 구광모 회장은 LG전자 미국 뉴저지 법인과 LG 경영전락팀 등을 거치며 국내외 그룹사의 현장 경험을 쌓았다. 이후 LG 시너지팀 상무로 승진한 그는 구본무 전 회장의 후계자로 본격적인 경영 수업을 받았으며 구본무 전 회장이 세상을 떠나자 구광모 회장은 LG그룹 경영을 책임지게 됐다.

  대한민국 재벌가가 그렇듯 LG 그룹 역시 지금껏 보수적 이미지를 넘어서지 못했다. 다만 40대 총수의 등장과 함께 레볼루션이라 불릴 정도의 체질 개선의 기회가 찾아왔다. 평소 소탈하고 겸손하다는 평가였던 구광모 회장의 성향상 재벌 총수가 된 이후에도 모든 이와 격 없이 지냈으며 실용주의적 사고로 취임 당시부터 선택과 집중으로 신성장 육성을 줄곧 강조해왔다. 이른바 ‘뉴 LG’를 만들고자 하는 구광모 회장의 리더십은 취임 3년 차를 맞이해 점차 가시적인 성과로 드러난다.

  특히 지난 5월 17일 비대면으로 진행된 'AI 토크 콘서트'에서 LG의 AI 전담조직인 LG AI연구원은 향후 3년간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 확보 및 개발에 1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진행한다고 발표하며 구광모 회장이 던지는 인공지능 승부수의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었다. '초거대 AI'는 대용량의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해 특정용도에 한정하지 않고 종합적이고 자율적으로 사고, 학습, 판단, 행동하는 인간의 뇌 구조를 닮은 AI이다. LG AI연구원은 '초거대 AI' 개발을 위해 1초에 9경 5,700조 번의 연산 처리가 가능한 글로벌 Top3 수준의 AI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고, 계속 세계 최고 수준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LG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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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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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으로 사라질 LG 핸드폰
최근 LG 그룹사에는 대부분 훈풍이 불어온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구광모 회장의 가치와 비전을 높게 평가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얼마 전까지도 LG는 그룹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두 가지 미션을 마주하고 있었다. 그중 첫 번째는 SK 이노베이션과의 전기차 배터리 분쟁이다. 지난 4월 16일 LG는 배상금 2조 원에 합의했다. 이는 미국 바이든 정부의 거부권 시한을 직전에 두고 나온 결정이었기에 의미가 남달랐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LG 역시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양사는 부인하고 있으나 LG와 SK의 합의에는 LG 구광모 회장과 SK 최태원 회장의 적극 개입이 있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전 LG 그룹의 모습과 달리 그룹 총수가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용단을 내린 것이기에 향후 구광모 회장의 리더십도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의로 LG는 합의금 이상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배터리 기술력을 인정받은 셈이기 때문이다.

  LG 그룹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을 두 번째 미션은 스마트폰 사업의 철수였다. LG 전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미래 준비를 강화하기 위해 휴대폰 사업을 종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LG는 그간 휴대폰 사업의 방향성을 놓고 면밀하게 검토해왔으나 지난 이사회 결과 7월 31일부로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에서는 양강체제가 굳어지고 주요 경쟁사들이 보급형 휴대폰 시장을 집중공략하며 가격 경쟁은 더욱 심화 되는 가운데 LG전자는 대응 미흡으로 성과를 내지 못해왔다. LG전자는 이 같은 시장 상황 속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부 자원을 효율화하고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 동시에 미래 성장을 위한 신사업 준비를 가속화해 사업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오랫동안 쌓아온 LG전자 휴대폰 사업의 자산과 노하우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키로 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AI 토크 콘서트’에서 초거대 인공지능(AI) 개발에 1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LG그룹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AI 토크 콘서트’에서 초거대 인공지능(AI) 개발에 1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LG그룹

 

현대자동차 정의선 회장(좌) LG 구광모 회장(우) ©LG그룹
현대자동차 정의선 회장(좌) LG 구광모 회장(우) ©LG그룹

  LG전자는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더라도 미래준비를 위한 핵심 모바일 기술의 연구개발은 지속한다. 6G 이동통신, 카메라, 소프트웨어 등 핵심 모바일 기술은 차세대 TV, 가전, 전장부품, 로봇 등에 필요한 역량이기 때문에 CTO 부문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지속한다. 특히 LG전자는 2025년경 표준화 이후 2029년 상용화가 예상되는 6G 원천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은 물론 사람, 사물, 공간 등이 긴밀하고 유기적으로 연결된 만물지능인터넷(AIoE: Ambient IoE) 시대를 대비한다. LG전자는 질적 성장에 기반한 사업 다각화와 신사업의 빠른 확대로 사업의 기본 체질도 개선한다. 특히 다가오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자동차 부품 관련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7월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Magna International Inc.)과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분야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했고, 지난 2018년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업인 ZKW를 인수한바 있다. LG전자가 강점을 지니고 있는 가전, TV 등 기존 사업은 고객 니즈와 미래 트렌드에 기반한 플랫폼, 서비스, 솔루션 방식의 사업으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 고객 접점 플랫폼인 LG 씽큐(LG ThinQ) 앱, 가전관리 서비스인 LG 케어솔루션, 다양한 제품과 기술을 집약해 고객에게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솔루션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새롭고 다양한 사업모델을 시도한다. 신사업의 경우 사내벤처, CIC(Company in Company: 사내회사) 등 혁신적인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역량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 전략적 협력 등도 적극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고객 향한 진심으로 LG팬 만들다
2021년의 시작과 함께 취임 3년 차를 맞이한 구광모 회장의 신년 메시지에 그룹사는 물론 재계의 역시 관심의 대상이었다. 구광모 회장은 새해를 맞아 신년사를 담은 디지털 영상 'LG 2021 새해 편지'를 전 세계 임직원 모두에게 전달했다. 글로벌 구성원을 위해 영어와 중국어 자막을 각각 넣은 버전의 영상도 전송됐다. LG는 지난해부터 강당 등에 모여서 하던 시무식 대신 디지털 신년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는 전세계 LG 구성원들이 시간, 장소에 구애 없이 신년 영상을 접하고,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중인 국내외 임직원들도 자택에서 PC나 모바일 기기로 신년 메시지를 시청하면서 새해 업무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2019년 첫 취임 신년사에서 구광모 회장은 'LG가 나아갈 방향은 고객'임을 천명한 이후 고객 가치 경영 메시지를 계속적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2019년에는 'LG만의 고객 가치'를 '고객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감동을 주는 것', '남보다 앞서 주는 것', '한 두 차례가 아닌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 세 가지로 정의한 것을 시작으로 2020년에는 고객 가치 실천의 출발점으로 고객의 페인 포인트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올해 2021년에는 LG의 고객 가치를 한 단계 더 높이기 위해 고객에 대한 세밀한 이해와 공감, 집요한 마음으로 고객 감동을 완성해 LG의 팬으로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구광모 회장은 2021년 신년사를 통해 고객의 감동을 완성해 LG의 팬을 만드는 한 해가 되길 전했다. ©LG그룹
구광모 회장은 2021년 신년사를 통해 고객의 감동을 완성해 LG의 팬을 만드는 한 해가 되길 전했다. ©LG그룹

 

©LG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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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광모 회장은 신년 메시지의 첫 번째 포인트로 초세분화를 통한 고객 이해와 공감을 강조했다. 그는 "고객을 촘촘히 쪼개서 보며 그렇게 세분화된 고객별로 각각의 니즈를 깊고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평범하고 보편적인 니즈가 아니라 고객을 완벽하게 만족시킬 수 있는 니즈를 찾아야 합니다"라며, "이를 위해서는 고객의 모든 경험 여정을 세밀히 이해하고, 라이프스타일부터 가치관까지 고객의 삶에 더 깊이 공감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포인트로 구 회장은 고객 감동을 완성해 고객을 팬으로 만드는 일을 제시했다. 그는 "고객 인사이트를 어떻게 구체적인 가치로 제품, 서비스에 반영할지 넓고 다양하게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이때 AI, 빅데이터 같은 디지털 기술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라며, "기존의 틀과 방식을 넘는 새로운 시도가 작지만 중요한 차이를 만들고 비로소 고객 감동을 완성한다 생각합니다. 그렇게 더 많은 고객에게 감동을 확산하며, 팬층을 두텁게 만드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 세 번째 포인트로 구광모 회장은 고객 감동을 향한 집요함을 강조했다. 구 회장은 "이 모든 일에 가장 필요한 것은 고객 감동을 향한 집요한 마음"이라며, "고객이 감동하고 열광할 때까지는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는 집요함으로 작은 것 하나부터 정성스레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저는 작년 한 해 여러 현장을 돌아보며 우리 LG인들의 충분한 잠재력을 확인했고, 이 잠재력이 이 일을 지치지 않고 계속하게 하는 자신감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라며, "고객을 세밀히 이해하고, 감동을 완성해 LG의 팬으로 만드는 한 해"를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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