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치계파 Ⅲ] 계파정치의 오늘과 내일
[대한민국 정치계파 Ⅲ] 계파정치의 오늘과 내일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6.01.31 1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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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제20대 국회 주인공 차지하기 위한 다툼

총선 전과 후, 계파 갈등 가능성


 

▲ⓒ청와대

2016년 전반기 정치계의 가장 큰 관심사는 4월 13일 예정된 총선이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은 계파 갈등으로 분당 사태를 맞았다. 여당 역시 친박과 비박, 김무성계와 유승민계 등 계파 갈등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계파정치는 현재까지 국내 정치사에서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해왔다. 그 위력은 이번 총선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총선 앞두고 벌어진 야권의 분당사태


지난 1월 3일 김한길 의원이 탈당의 길을 걷게 되면서 더불어민주당 의석수는 127석에서 118석으로 줄었다. 또한, 김한길계 의원의 후속 탈당이 이어질 수 있어 더불어민주당의 분당(分黨)사태는 가속화 될 전망이다. 김 의원은 탈당이유에 대해 “반민주·반민생·반역사의 정치를 고집하는 박근혜·새누리당 정권 ‘보수의 탈을 쓴 수구세력’에게 기필코 승리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애오라지 계파이익에 집착하는 패권정치의 틀 속에 주저앉아 뻔한 패배를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내 비주류의 수장(首長)으로 주류인 친노(親盧·친노무현)계와 맞서왔다.


정계에서는 김 의원의 탈당으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출현이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전망한다. 제 3정당이 출현함으로써 영남-호남, 보수-진보 구도의 양당체제가 20년 만에 해체될 조짐이다. 이에 따라 한국 정치권이 지역과 이념, 계파정치 틀에서 벗어나 정책경쟁을 통해 ‘창조적 정치개혁’이 가능할 지 주목된다. 정치권 개편의 핵으로 떠오른 안철수 신당이 대안중도정당으로 자리매김할 것인지, 아니면 일부의 우려처럼 ‘호남 자민련’ 혹은 ‘민주당 2중대’에 그칠 것인지도 관심사다.


현재 안철수, 김한길 의원은 야권연대를 통한 여야대결보다는 3자구도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의지가 강력하다. 양당·지역·계파·패권 정치혁파는 김 의원과 안 의원이 공유하는 ‘새 정치’의 명분인 탓이다. 안 의원은 지난 1월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총선 잘하려면 야권연대하라는 말은 옛날 사고방식이다. 거대 양당의 기득권을 유지하자는 말로 들린다”며 “3자구도에서 당당히 싸울 각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4·13총선을 3당 구도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총선 때까지는 변수가 많겠지만 일단 3당 체제가 가장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로운 정치질서를 명분으로 하면서도 ‘계파의 이해’와 ‘공천 여부’에 따라 움직이는 현 야권 분열 상태를 보면 과연 제3당이 ‘대안중도신당’으로 한국정치사에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이 교수와 더불어 대다수 정계 전문가들은 안철수 신당이 새 정치를 내세운데 어떤 점이 새로운 것인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많고, 당의 정체성을 세우기보다는 목전의 총선 승리에만 급급할 경우 기존 정당과 차별성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강하다. 또한, 전문가들은 기존 양당구도보다는 안 의원이 추진하는 다당제가 한국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새로운 정당으로서 구체적인 정채고가 정체성을 보여주지 못하면 ‘새 정치’가 현재 청와대에서 추진하는 ‘창조경제’처럼 아무 내용 없는 구호가 될 수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친박계와 친김계의 보이지 않는 경쟁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분열이 계속되는 가운데 여당도 분열조짐이 보이고 있다. 친박(親朴·친박근혜)계의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1월 6일 공천특위서 사퇴를 결정하면서 분열 위기는 확산됐다. 현재 공천특위는 친박계와 비박계가 경선 대의원 비율, 결선투표 시 가산점 부여 등 각론에서 의견을 좁히지 못하며 계파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을 듣고 있다. 김 의원은 사퇴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에서 “정당에서 후보자를 선정하는 공천제도는 공정성과 투명성, 그리고 무엇보다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자를 선정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현재 우리 새누리당 공천특위에서 논의되는 공천제도는 변화와 혁신과는 거리가 먼 현역의원 기득권 유지에 골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의 의견에 친박계는 최대한 공천 룰 제정을 늦춰 김무성 대표의 국민공천제를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다. 반면, 비박계는 시급히 공천 룰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새누리당의 계파정치는 친박-비박 혹은 친박-친김(親金·친김무성) 갈등으로 대변된다. 계파 간 갈등은 ‘공천’에서 현실화 됐다. 2008년 대선경선에서 승리 후 대권을 등에 업은 친이계(親李·친이명박)는 이른바 ‘공천학살’로 친박계를 몰아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말기에는 미래권력이었던 친박계에 의해 반대 상황이 벌어졌다. 이와 같은 양상이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미래권력인 김무성 대표와 친박계 사이에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계 전문가의 지적이다. 2016년도 예산안 처리를 마친 김무성 대표는 공천을 앞두고 내부정리에 착수했다. 김 대표는 황진하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공천특별기구 논의를 시작하는 한편, ‘오픈프라이머리’를 명분으로 친박계와의 일전을 대비했다. 반면, 친박계는 박근혜 대통령을 등에 업고 “진실한 사람들이 많이 당선돼야 한다”며 물갈이를 공론화하고 있다.


정계 전문가들은 박근혜 대통령 앞으로 레임덕을 방지하면서 김무성 대표가 가장 거슬리는 존재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 대표는 새누리당 내 비박계의 지지까지 결집해 대표가 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움으로써 존재감을 키워온 박 대통령으로서는 신경을 쓰일 수밖에 없는 존재다. 박 대통령이 김 대표를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은 2016년 총선에서 자기 사람을 심으려는 시도를 제압하는 것이다. 2016년 총선에서 친김(친김무성)계를 양산함으로써 2017년 당내 경선에서 유리한 구도를 만들려는 것이 김 대표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2016년 총선에서 친김계가 형성되면 새누리당발(發) 레임덕은 더 가속화할 것이 분명하다. 때문에 박 대통령은 2016년 총선까지는 본인 중심으로 치러야 한다는 생각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총선에서 친박(친박근혜)계를 더 확장하는 데 성공한다면 2017년 대통령선거(대선) 경선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최소한 새누리당발 임기 말 레임덕은 막을 수 있다. 아울러 차기 대통령 만들기까지 이뤄낸다면 퇴임 후에도 박 대통령은 야권의 예봉을 피할 수도 있다. 이러한 판단에 따라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과 역사교과서 국정화 이슈를 연쇄적으로 제기하며 2016년 총선의 전면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김무성 대표의 친김계 창출 프로젝트인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를 무산시키는 동시에 청와대 참모진과 장관들의 총선 출마를 전제로 한 대규모 사퇴로 물갈이 공세까지 퍼붓고 있다. 이처럼 2017년 당내 경선에서 유리한 구도를 만들려는 김무성 대표와 박 대통령의 계파 정치는 보이지 않게 진행 중이다.

 

▲현재 안철수, 김한길 의원은 야권연대를 통한 여야대결보다는 3자구도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의지가 강력하다.

 

총선 이후 계파 확장될 가능성 커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은 과거부터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복귀 의견을 내세워왔다. 그는 지난 2015년 10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총선 이후 한국 정치는 새로운 그림을 그려야한다고 언급했다. 김 전 의원은 4월 총선에서 야권이 참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그는 ‘이대로 총선을 치르면 패배 밖에 기다리는 게 없다고 생각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김 전 의원은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을 꼽았다. 그는 문 대표에게 “위기 때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고”고 질책했다. 한편, 김 전 의원은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국민적으로 아까운 지도자로 남아있는 손한규 전 민주통합당 대표를 덜 흔들어야 한다”며 “정말 야권이 어렵고 더 이상 절망적이어서 국민에 도리가 아닌 상황이 온다면 우리 모두를 위해 모시러 가야하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야권의 패배를 예상하면서 위기가 찾아오면 손 전 민주통합당 대표를 복귀시켜야 한다는 그의 의견은 야권의 몰락하는 상태가 오면 정계개편 움직임이 시작될 것이고, 이런 상황에서 손 전 대표를 모셔야 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총선 이후 손 전 대표와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해석이 가능하다. 물론, 이러한 김부겸 전 의원의 계획은 안철수, 김한길 의원의 탈당으로 차질이 생겼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야당이 참패할 경우 손학규라는 새로운 인물의 등장과 동시에 새로운 정계다툼이 생길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180석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야권이 분열되면서 일부 전문가는 개헌가능선인 200석을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박빙 선거구에서 선거가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치러질 경우 야권에서 살아남을 후보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야권이 다시 통합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문재인 대표는 천정배 신당 세력과 정의당까지 포괄하는 통합전당대호가 치러지면 대표직을 내려놓을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안철수 의원 입장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 후 신당을 본격적으로 창설하게 되면, 더불어민주당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어 문 대표와 대등한 입장에서 총선 구도를 계획할 수 있다. 하지만 총선을 목전에 두고 이미 후보들의 윤곽이 나온 이후 이를 조정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때문에 정계에서는 이러한 가능성이 실제로 성사되기까지는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고 바라본다.


이번 총선이 중요한 이유는 2017년 대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탓이다. 각 정당에서 어떤 후보가 나오느냐에 따라 차후 여당과 야당의 입장이 바뀔 수 있다. 이번 총선은 국민이 예상되는 대선 후보자 중 누구를 지지하는지, 어떤 정당을 지지하는지 미리 알아볼 수 있으면서 대선까지 세력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다. 또한, 이번 총선의 결과에 따라 정치계파가 새롭게 정리될 수 있다. 여권은 김무성과 유승민, 혹은 새로운 친박계의 인물이 등장할 수 있고, 야권은 문재인부터 안철수, 김한길, 손학규 등 다양한 인물이 새로운 정계를 구축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신중한 판단과 소중한 한 표가 있어야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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