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Cover Story] 온라인 배달 네트워크 시장 선도하는 개척자
[이슈메이커_ Cover Story] 온라인 배달 네트워크 시장 선도하는 개척자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1.04.13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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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온라인 배달 네트워크 시장 선도하는 개척자

 

전단지를 모아 음식점을 찾아 주문하던 시절은 먼 과거와 같은 이야기가 됐다. 스마트폰 보급 이후 배달의 문화도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딜리버리 히어로(DH)의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CEO는 배달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간편하게 먹고 싶은 음식을 시키는 문화가 다가올 것을 미리 내다보고 푸드테크에 새로운 혁신을 불러오며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딜리버리 히어로
ⓒ딜리버리 히어로

 

피자주문 네트워크에서 출발한 딜리버리 히어로
스웨덴 출신의 니클라스 외스트버그는 2005년 스웨덴 왕립기술원에서 산업공학 석사학위를 받은 공학도였다. 졸업 후 그는 글로벌 경영 컨설팅 회사인 ‘올리버 와이먼’에서 5년간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하지만 컨설턴트가 적성에 맞지 않아 따분함을 느꼈던 외스트버그는 2007년 동네에 위치한 피자 배달점을 한데 묶어 소비자들에게 보여주는 ‘온라인 피자주문 네트워크(Pizza.nu)’를 구축했다. 지금의 딜리버리 히어로의 시초였다.

그의 도전은 지역적 특성을 바탕으로 스칸디나비아반도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두게 된다. 대형 프랜차이즈가 피자 배달 시장을 장악하던 미국과 달리 스웨덴 사람들은 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 지역 내 소규모 피자점을 더 선호했기 때문이다. 스웨덴에서 피자주문 네트워크가 커지기 시작하자 외스트버그는 온라인 주문 시스템의 성공 가능성을 내다보고 30세에 회사를 나와 본격적인 배달 서비스 사업에 뛰어들고자 2011년 ‘딜리버리 히어로’를 설립하게 된다.

처음 사업을 시작한 지역은 독일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외스트버그는 유럽 전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실제 그는 피자주문 네트워크의 성공을 기반으로 본격적으로 딜리버리 히어로의 비즈니스를 확대해 나갔다. 이용자 편의성과 음식점의 품질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며 고객들을 온라인 배달시장으로 서서히 끌어당겼다.

 

딜리버리 히어로는 이용자 편의성과 음식점의 품질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며 고객들을 온라인 배달시장으로 서서히 끌어당겼다. ⓒ딜리버리 히어로
딜리버리 히어로는 이용자 편의성과 음식점의 품질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며 고객들을 온라인 배달시장으로 서서히 끌어당겼다. ⓒ딜리버리 히어로

 

처음 그들이 유치한 투자금은 50억 원 규모였는데, 3년 만에 14개국에서 주문배달 서비스를 개시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그리고 1년 뒤에는 29개국의 9만개가 넘는 점포를 파트너사로 등록시켰다. 창업 2년 만인 2013년에는 누적 투자액 1,342억 원을 달성했으며, 2018년까지는 이 숫자를 2조 2,000억 원까지 늘렸다.

외스트버그는 글로벌 시장 진입을 위해 자원을 시스템 개발에 투자해 경쟁사들보다 효율성을 높였고, ‘고객’, ‘가맹 식당’, ‘직원’, ‘지속적인 성장’이란 4개의 축을 고르게 발전시키고자 노력했다. 또한 철저한 현지화를 거쳐 세계 각국에 맞춘 서비스를 내놓았다. 그리고 이 방식대로 시장을 공략하기 여의치 않을 때는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을 서슴지 않았다. 2012년 독일의 주문배달 네트워크 서비스 운영사인 ‘리퍼헬트(Lieferheld)’를 인수했으며, 이어 북유럽의 ‘온라인피자(OnlinePizza)’와 터키의 ‘예멕세페티’, 독일 ‘푸드판다’, 영국 ‘헝그리하우스’ 등 시장을 선도하던 업체들을 차례대로 품에 안았다.

그렇게 유럽을 시작으로 그들은 2011년 호주와 멕시코, 러시아에 이어 미국, 중동 등 전 세계 40개가 넘는 국가에 진출해 33개국에서 1위를 점유하는 등 창업 10년 만에 세계 최대 모바일 배달서비스 기업으로 부상했다. 현재 독일 베를린에 본사가 두고 있으며 직원 수만도 6,000명이 넘는다.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CEO는 창업 10년 만에 딜리버리 히어로를 세계 최대 모바일 배달서비스 기업으로 성장시키는데 성공했다. ⓒ딜리버리 히어로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CEO는 창업 10년 만에 딜리버리 히어로를 세계 최대 모바일 배달서비스 기업으로 성장시키는데 성공했다. ⓒ딜리버리 히어로

 

완전히 재편된 배달음식 주문 시스템
딜리버리 히어로의 성공으로 이제 소비자는 배달음식 주문을 위해 전단지나 책자를 모아두거나 전화번호를 검색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줄어들었다. 단 5번의 터치로 최적의 음식점을 골라 메뉴를 선택하고 결제까지 마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사람들의 배달 음식 주문 습관은 완전히 바뀌었다. 외스트버그 CEO는 “집에서 요리하는 시간과 비용이 배달시켰을 때보다 현격히 많아지고 있다”며 “배달서비스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제 가정집에서 부엌이 사라질 것”이라며 온라인 주문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해나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딜리버리 히어로는 주문이 발생하면 음식점으로부터 일정 부분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배달 플랫폼이 주문과 배달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음식점은 고객에게 추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주변에 어떤 음식점이 있는지 손쉽게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평점 시스템을 통해 더 좋은 음식점을 선택할 수 있어 정보의 검색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더불어 이러한 빅데이터가 쌓이면 서비스의 질적 향상에도 도움이 되어 소비자와 점주가 모두 만족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딜리버리 히어로는 국내 시장에도 진출해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아울러 2011년 자회사인 ‘알지피코리아’를 설립하고 이듬해 배달앱 ‘요기요’를 출시했다. 그 뒤 2014년 말에는 ‘배달통’을 인수했다. 그동안 요기와 배달통 모두 딜리버리 히어로의 자회사라는 점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자신들의 회사명보다는 각국의 실정에 맞춰 현지화 된 브랜드를 내세우고, 철저하게 현지 지사의 의견을 수렴해 이를 반영하는 형태를 취하는 딜리버리 히어로의 철학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는 ‘배달의민족’이 딜리버리 히어로의 품에 안기게 되고, ‘요기요’는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는 ‘배달의민족’이 딜리버리 히어로의 품에 안기게 되고, ‘요기요’는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한국 시장을 평정하기 위한 외스트버그 욕심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딜리버리 히어로는 업계 1위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인수를 추진하게 된다. 2018년 3조 원 규모의 인수합병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한 그들은 당초 점유율 극복을 위해 1,000억 원의 대규모 마케팅을 집행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럼에도 ‘배민’의 아성을 넘지 못하자 딜리버리 히어로는 이듬해 4조 7,500억 원의 금액을 제안해 2019년 연말 인수합병을 성사시키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 간 경쟁제한행위가 발생하고 독과점 우려가 예상된다는 이유로 딜리버리 히어로에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현재 보유한 ‘요기요’를 매각할 것을 명령했다. 공정위가 이례적으로 특정 사업 전체 매각을 조건으로 내건 이유는 두 기업의 합병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 커서이다. 실제 업계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두 회사의 배달 어플리케이션 시장 점유율 합계는 무려 99.2%에 달한다.

결국 딜리버리 히어로는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공정위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뜻을 밝혔다.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 히어로 코리아 지분 100%를 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독과점 상태의 시장 상황 속 딜리버리 히어로의 행보에 업계는 물론 많은 소비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딜리버리 히어로
독과점 상태의 시장 상황 속 딜리버리 히어로의 행보에 업계는 물론 많은 소비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딜리버리 히어로

 

독과점 상황 속 ICT 공룡들 거센 도전
당초 요기요 매각 입장에 부정적이던 딜리버리 히어로가 입장을 선회한 데는 아시아 시장 개척을 위해 배달의민족이 실익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세계적으로 배달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 관련 시장 성장세가 연간 40%에 달할 정도로 가파르다. 외스트버그 CEO 역시 공정위 승인 이후 성명을 통해 “우아한형제들과 협업을 실현하는데 한걸음 더 다가서게 돼 감격스럽고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을 식구로 맞이하게 돼 기대된다”며 “아시아 전역에 우리 입지를 확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사는 매물로 나온 요기요를 누가 인수하느냐다. 현재 롯데와 신세계 등 거대 유통 기업들을 비롯해 네이버나 카카오, 쿠팡 등 플랫폼 및 배달 업계 후발주자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약 2,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한 요기요는 현재 시장에서 약 1조 5,000억 원에서 2조 4,000억 원 정도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다만 딜리버리 히어로(DH)가 네이버나 카카오, 쿠팡 등 잠재적 경쟁자에게는 매각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배달의민족이 가진 시장 점유율 방어를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대신 내실 경영에 중점에 둘 사모펀드에 매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온라인 배달주문 플랫폼 시장은 ‘ICT 공룡’들이 너도나도 뛰어들어 지각변동이 거세다. 이는 배달 시장이 코로나19 사태를 지나며 엄청난 규모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정이 발표한 ‘2020년 연간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17조4,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78.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 플랫폼 서비스 이용자도 2013년 90만 명에서 2019년 2,500만 명으로 증가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성장세는 올해도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라이더 쟁탈전은 물론이고, 플랫폼과 배달대행업체 간 영토 전쟁도 뜨거운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거액을 들여 국내 시장을 사실상 석권한 딜리버리 히어로의 향후 행보에 더욱 관심이 모인다. 일각에서는 광고비나 배달, 주문 수수료의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실제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4월 새 수수료 체계를 발표했다가 여론의 거센 반발 속에 이를 철회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게르만 민족’이 된 거냐며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처럼 독과점 상태의 시장 상황 속 딜리버리 히어로의 한국 시장 발걸음에 관련 업계는 물론 많은 소비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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