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사선 육종 선도 연구자
국내 방사선 육종 선도 연구자
  • 임성희 기자
  • 승인 2021.04.0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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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방사선 육종 선도 연구자

사진 임성희 기자
사진 임성희 기자

 

1928년 방사선이 식물체에 돌연변이를 유발하는 것이 발견된 이후, 방사선 육종 기술은 100년 가까이 인간에게 유익한 일을 해왔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돌연변이 품종이 개발되어 안전하게 널리 이용되고 있는 게 그 증거다. 이에 과학의 날을 맞아 국내 방사선 육종의 선도 연구자로 많은 활약을 하는 공주대 강시용 교수를 만나봤다.

인간에게 이로움을 주는 방사선 육종 기술
2005년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가 정읍에 설립되자마자 책임연구원(팀장)으로 방사선 육종 연구를 이끌어온 강시용 교수는 국내 돌연변이육종 선도 연구자다. 당시 국내에선 방사선 육종 연구가 활발하지도 않았고 연구자도 많지 않던 시기였기에, 그가 해야 할 역할이 크기도 했고, 많기도 했다. “그동안 방사선을 의학용으로만 생각했는데, 육종기술 역사가 100년이 될 만큼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종자에 대한 로얄티가 문제가 되자 국내 유전자원의 중요성이 주목받았고, 방사선 육종을 키워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방사선 육종 시험농장, 시설 등을 설립하는 데 제가 많은 참여를 했습니다. 농식품부 지원으로 방사선육종연구센터를 2013년 준공했고 현재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센터가 설립되면서 연구인력도 늘고 유전체 및 대사체 연구들이 추가되면서 방사선 육종 연구의 볼륨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 모든 기반을 쌓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강시용 교수는 2020년 9월 한국원자력연구원을 퇴직해 공주대 원예학과로 자리를 옮겼다. “앞으로는 교육과 연구에 더욱 더 매진하면서 저만의 연구영역을 펼쳐가고 싶습니다”

“방사선 육종과 유전자변형작물(GMO)은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강시용 교수는 연구원 재직 당시 방사선 육종으로 벼, 콩, 국화, 무궁화, 케나프(양마) 등을 자체 신품종을 개발해 종자를 보급하고 실용화시켰다. 연구에서 시작해 민간업체 기술이전까지 눈에 띄는 활약을 했다. 기능성 벼 신품종 ‘토코미-1호’, 케나프 신품종 ‘장대’ 기술이전 등 연구개발과 실용화를 지속적으로 이어왔다. 특히 첨단방사선연구소가 위치한 정읍시의 특산품으로 ‘블랙베리’를 개발해 기능성 식음료 개발, 대단위 재배단지 조성 등 정읍지역 특산품 산업화에 큰 역할을 했다.
  “제가 방사선 육종을 하면서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이 ‘GMO와 같은 것인가?’예요. 널리 쓰이는 육종에는 교배육종과 방사선(돌연변이) 육종이 있습니다. 돌연변이는 자연에서도 낮은 확률로 발생합니다만, 방사선이라는 에너지를 식물체에 쪼여서 자체의 유전자 변이를 잘나게 하는 것인데요, 돌연변이가 주는 어감 때문인지 부정적으로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식물 자체가 가지고 있는 유전자의 기능 상실이나 활성화로 새로운 형질로 변하는 것입니다. GMO는 생명 공학적인 방법을 통해 기존 식물이 가지고 있지 않은 외래 유전자를 도입하는 것으로 그 차원이 다릅니다. 방사선 육종에 대해 오해하지 마셨으면 합니다. 방사선 육종을 통해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식량 및 원예 작물 뿐만 아니라 버섯이나 해조류 종자까지 국산화시킬 수 있었고, 지금도 많은 육종 연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실사구시 정신을 구현해 방사선 육종으로 농가에 도움을 주고 산업적으로도 발전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사진 임성희 기자
“실사구시 정신을 구현해 방사선 육종으로 농가에 도움을 주고 산업적으로도 발전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사진 임성희 기자

‘중이온 빔’ 활용 육종연구와 수제 맥주 필수식물 ‘홉’ 육종연구 진행
공주대에서 한 학기를 보낸 강시용 교수는 현재 중이온 빔을 활용한 육종연구와 수제 맥주의 필수식물인 ‘홉’ 육종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대전 IBS(기초과학연구원)에 중이온 가속기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10년 전 설계 당시 제가 제안을 해서 육종용 빔이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중이온 빔을 활용한 육종의 기초연구나 조사(照射)조건 설정 관련 일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케나프나 블랙베리 연구할 때처럼 산학협력을 진행하고 싶은데, 현재 수제 맥주 붐이 일면서 수제 맥주 업체와 같이 ‘홉’ 육종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제 맥주 만드는데 필수식물인 ‘홉’이 국내에서는 생산되지 않는데, 육종을 통해 종자를 개발하고 이걸 재배해서 100% 국산원료 수제 맥주까지 만드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수제맥주가 활성화되려면 홉의 국내생산이 필수입니다”
  현재는 대학교수로 교육과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강시용 교수는 방사선 육종 실용화에 강한 사명감을 내비쳤다. “육종은 연구자들의 연구로만 성장할 수 없습니다. 농업현장에서 발로 뛰는 육종가분들의 경험과 노하우가 같이 만났을 때 빛을 발하는 것 같아요. 민간육종가 등 재야의 고수 같은 분들의 기술을 모아서 책으로 남기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라며 “실사구시 정신을 구현해 농가에 도움을 주고 산업적으로도 발전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라고 강시용 교수는 강조했다.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방사선 육종이지만, 방사선 육종을 통해 우리는 좀 더 풍요롭게 우리의 식탁을 꾸릴 수 있게 됐다. 교수로서 제2의 인생을 살면서 더 많은 역량을 보여 줄 강시용 교수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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