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Cover Story] 도쿄올림픽 앞둔 '전주원호' 여자 농구 부활의 신호탄 될까?
[이슈메이커_ Cover Story] 도쿄올림픽 앞둔 '전주원호' 여자 농구 부활의 신호탄 될까?
  • 김갑찬 기자
  • 승인 2021.03.31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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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도쿄올림픽 앞둔 '전주원호' 여자 농구 부활의 신호탄 될까?

 

 

사진=김갑찬 기자
사진=김갑찬 기자

 

올림픽 단체 구기 종목 최초 여성 대표팀 감독

최근 우리 사회는 경단녀(출산 후 경력단절 여성), 유리천장(여성의 승진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 등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음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여성의 사회와 직장 내 차별적 상황에 관심이 높다. 이런 현상은 남성적 성향이 강한 스포츠계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반면 한국 여자농구의 전설인 전주원 아산 우리은행 코치에게 이는 딴 나라 이야기다. 현역시절 당시에도 급이 다른 플레이로 국내외 무대에서 농구팬들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또렷이 남겼던 천재 가드 전주원. 더욱이 그는 결혼과 출산 후 당연히 은퇴 절차를 밟았던 당시 여성 스포츠인들과 달리 아이를 낳고도 코트에 복귀해 전성기 못지않은 실력을 발휘해 역시 전주원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복귀 시즌 팀을 우승으로 이끈 것은 물론 이후 수년간 이른바 ‘레알 신한’의 주축 멤버로 활약했다.

 

이렇듯 21년간 코트 위에서 올타임 레전드의 진면목을 선보였던 그는 2011년 길고 긴 현역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후 10년을 프로팀과 국가대표팀 코치로서 후배들을 지도해온 그가 얼마 전 또다시 대한민국 농구사에 새로운 한 페이지를 작성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13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될 여자 농구대표팀 감독으로 그가 선임된 것이다. 더욱이 이는 여성 감독으로는 최초로 올림픽 단체 구기 종목을 이끄는 것이기에 그 의미가 더 크다. 대한민국 여자농구의 전설이자 경력단절과 유리천장을 깨부수며 꿈을 이어가는 이 시대의 여성 지도자 전주원 감독의 올림픽 도전기를 논쟁거리 야기자가 함께한 이유였다.

 

 

 

 

©아산 우리은행
©아산 우리은행

 

여자 농구대표팀 감독 취임을 축하한다

“고맙다. 감독 선임 이후 여기저기에서 많은 축하를 받았다. 선수로서도 그랬지만 국가대표는 아무나 될 수 없는 자리이며 가슴에 태극마크를 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자리다. 현역시절에 이어 감독으로서 더욱이 여성 지도자로서는 최초로 단체 구기 종목 감독의 맡게 된 점에서 감회가 새롭지만, 책임감과 부담감이 동시에 생긴다.”

 

감독 선임과정이 다소 특별했다

”이번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코치와 한 팀을 이뤄 공모하는 방식이었다. 현역시절 대표팀에서도 호흡을 맞췄고 지금도 은퇴 후 삼성생명 코치를 맡고 있는 이미선 코치와 함께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아 도움을 요청했다.“

 

감독 후보 상대는 역시나 여자 농구 레전드였던 정선민 코치였다.

”정선민 코치 역시 현역시절부터 지도자 생활까지 오랜 시간 함께했던 동료였기에 솔직히 누가 되어도 좋다는 생각이었다. 다만 지금도 현장에서 지도자로 활동하는 부분에 저에게 조금 더 높은 점수를 주지 않았을까 한다. 정선민 코치 역시 감독 선임 후 축하 메시지를 전했고 정 코치의 몫까지 최선을 다하려 한다.“

 

 

©아산 우리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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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 부담은 없는가

”없다면 거짓말이다. 다만 객관적으로 상대 팀(스페인, 캐나다, 세르비아)의 전력은 우리보다 한 수 위다. 따라서 무조건 이겨야겠다는 부담은 줄었지만 그래도 승부인 만큼 절대 지고 싶은 마음은 없다. 특히 이번 올림픽은 여자 농구계에도 중요하다. 13년 전 올림픽 무대를 경험한 선수가 이번 예비 엔트리에 단 1명뿐인 상황에서 이번 올림픽에서의 경험이 향후 대한민국 여자 농구 발전의 초석이 됨을 알고 있기에 어깨가 무겁다.“

 

도쿄올림픽에서의 선보일 ‘전주원호’ 어떤 모습일까

”올림픽이 다른 국제대회보다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다. 아무나 밟을 수 없는 무대이기에 선수들도 자부심으로 최선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감독인 저 역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면 이후 어떤 결과가 나와도 받아들일 수 있다. 우선 짧은 시간에 호흡을 맞춰야 하는 대회이니 지도자 전주원의 색을 입히기보다 선수들의 실력과 장점을 잘 파악해 이를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이다.“

 

 

©아산 우리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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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농구에 ‘허재’가 있다면 여자 농구는 단연 ‘전주원’

최근 JTBC 예능 프로그램 ‘뭉쳐야 쏜다’라는 농구팬뿐 아니라 일반 시청자들에게도 관심이 높다. 전작은 ‘뭉쳐야 찬다’에 이어 대한민국 스포츠 역사에 한 획을 그어온 각 종목 레전드가 선보인 좌충우돌 농구 도전기에 웃음과 감동은 배가 됐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의 히로인은 누가 뭐라 해도 농구 대통령 허재다. 그는 전편에서 최고의 농구 스타임에도 낯선 축구라는 종목에 도전하며 코트 위에서의 카리스마와 달리 소위 허당 이미지를 굳혔다. 반면 자신의 주 종목인 농구 편에서는 감독을 맡으며 역시 허재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더욱이 해당 방송의 이슈와 함께 1990년대 농구대잔치 시절 중심의 대한민국 농구의 인기가 재조명되기도 했다.

 

프로 출점 이전이었음에도 당시 농구의 인기는 현재의 인기를 뛰어넘었다. 지금은 방송인으로 더 익숙한 서장훈, 현주엽, 허재를 비롯해 이상민, 문경은, 전희철 등은 당시 웬만한 연예인의 인기 이상이었다. 여자 농구도 이에 뒤지 않는다. 전주원, 정은순, 정성민, 유영주, 박정은, 김지윤 등 1990년대 전성기를 보낸 여자 농구 선수들 역시 여전히 농구팬 사이에서 레전드로 불린다. 그중 단연 최고의 인기는 실력과 외모를 모두 갖춘 미녀 가드 전주원이었다. 소속팀은 물론 국제대회에서도 맹활약했던 그는 철저한 자기관리로 최장 기간 코트를 누빈 선수이기도 했다. 어느덧 추억으로 변해버린 당시 여자 농구의 인기. 지도자로서 다시 한번 올림픽 무대를 밝게 된 전주원 감독의 농구 이야기와 여자 농구 인기의 부활 방안이라는 농구인의 영원한 숙제를 함께 해봤다.

 

 

©아산 우리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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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농구의 전설, 그렇다면 본인이 꼽는 인생 경기는

”어느 하나를 꼽기란 쉽지 않다. 우선 1999년 ABC 대회에서 우승하고 처음 MVP를 받았다. 이전까지 개인 성적은 좋아도 대표팀 성적이 좋지 않아 MVP를 받은 적이 없는데 대표팀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처음으로 MVP까지 수상에 기억에 남는다. 다음은 아마도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이 아닐까? 대표팀 역시 올림픽 4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지만 개인적으로도 올림픽 여자 농구 첫 트리플더블(한 경기에서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블록슛, 스틸 중 3개 부문에서 두 자릿수 기록)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마지막으로는 출산 후 첫 복귀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소속팀 신한은행도 우승하며 MVP를 받은 순간도 잊을 수 없다.“

 

오랜 시간 현역으로 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주위에서는 늘 칭찬을 해주지만 스스로는 늘 부족한 선수라고 생각했다. 매 경기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기에 항상 채찍질하며 자기관리에 힘썼다. 당시에는 잘 느끼지 못했는데 돌아보면 스스로를 괴롭히는 스타일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자기관리가 쌓여 오래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은퇴 당시 아쉬움은 없었나

”한국 나이로 40살에 은퇴했다. 게다가 출산 이후 복귀해서 몇 년을 더 코트 위에 섰다. 만약 출산 후 은퇴했다면 아쉬움이 많았겠지만 복귀해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에는 마음의 짐을 내려놓았고 언제 그만둬도 괜찮다는 마음이었다. 누구나 그렇듯 운동을 그만두고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이 정도면 할 만큼 했고 충분히 잘했다는 마음이 더 컸다.“

 

 

 

 

©아산 우리은행
©아산 우리은행

 

전주원의 인기는 미모와 실력을 모두 갖췄기 때문 아닐까

”전혀 아니다. 팬들이 이쁘게 봐주시는 것은 너무나 감사한데 미모가 뛰어나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현역시절 많이 듣는 질문 역시 실력과 미모 중 선택이었는데 그때마다 당연히 실력을 꼽았다. 물론 농구는 몸싸움이 심한 스포츠라 경기 중 표정이 좋을 수 없다. 그럼에도 늘 웃으려고 노력했는데 이점을 팬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여자 농구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현장에서도 느끼는 부분이며 반성하는 부분이다. 구단과 협회 차원에서도 스타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7~8년 정도의 갭이 있었지만, 서서히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있다. 다양한 채널에서 여자 농구를 알리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기에 곧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 그럼에도 지금까지 여자 농구의 침체는 모든 농구인의 책임이자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숙제이다.“

 

전주원에게 농구란

”너무 흔하지만 예전에 이런 질문을 받으면 농구는 인생의 전부라고 했다. 같은 의미로 이제 농구는 전주원이라는 사람이 걸어온 길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농구공을 잡고 이후 50살이 된 지금까지 한 번도 농구공을 놓은 적이 없다. 앞으로 얼마의 길이 더 남았을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농구와 함께 나만의 길을 걸어갈 예정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전주원 감독에게 출산 후 코트에 복귀한 당시 심경을 마지막으로 물었다. 전 감독은 ”처음부터 출산 후 복귀 계획을 세운 건 아니었습니다. 어느 정도 나이도 있고 지금까지의 커리어가 무너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두려움도 있었지만 구단의 설득도 있었고 이대로 선수 생활을 마치기에는 아쉬움도 남아 코드 복귀를 결정했죠. 다행히 팀이 우승을 차지하며 결과는 좋았지만 농구 인생에서 최고로 전투력이 높았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복귀 후 예전만 못하면 내 커리어는 물론 이제 갓 세상에 태어난 딸에게도 비난이 향할 수 있었기에 당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독한 마음으로 코트에 섰습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마지막으로 전주원 감독은 코로나로 피폐해진 지난 시간도 이제 끝을 향해 가니 농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여자 농구를 아껴주는 팬들에게 더 재미있고 열정적인 경기로 이제까지의 힘든 일과 스트레스를 날려주겠다는 다짐을 전하며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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