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이 나아가야 할 미래방향을 제시하다
건축이 나아가야 할 미래방향을 제시하다
  • 박경보 기자
  • 승인 2016.01.20 2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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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박경보 기자]


 

건축이 나아가야 할 미래방향을 제시하다

‘꽃+유치원’ 프로젝트로 AIA 아너상 수상 쾌거


 

 

 

건축은 오랜 시간에 걸쳐 물리적인 환경을 구축하는 분야인 만큼, 자유롭게 실험하거나 혁신을 추구하는 데는 다소 제약이 따르지만 대학교라면 사정이 다르다. 대학은 실무현장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연구나 실험을 진행한 뒤 실무영역에 응용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혁신적이고 과감한 건축 디자인 실험을 통해 현실에 적용하고, 삶의 경험을 담은 건축물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리잡도록 노력하고 있는 건축가이자 교육자가 주목받고 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학부의 남정민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2015 AIA 국제지역 디자인 시상식’ 아너 상(Honor Award) 수상


남정민 교수의 디자인연구소인 OA:LAB이 최근 미국 건축사협회(AIA)에서 주관하는 ‘2015 AIA 국제지역 디자인 시상식(International Region Design Awards)’에서 건축분야의 최고상인 아너 상(Honor Award)를 수상하며 화제를 일으켰다. 그는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유치원 프로젝트 ‘꽃+유치원(예원유치원)’으로 건축부문 최고의 상을 수상했다. 수상자 선정 심사위원회에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후미히코 마키를 비롯해 조지 밀러 등이 참여했다. 남 교수는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 도심 속 유치원의 유형에 대한 개선의 의지와 도전, 그리고 이것을 반영한 공간구성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또한 설계자의 의도와 공간구성을 받아들여 준 건축주의 공감대 역시 수상의 큰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남 교수가 설계한 ‘꽃+유치원’은 예원유치원 설계의 프로젝트 이름이다. 이 프로젝트는 제한된 대지 면적에서 건축주가 요구하는 원생의 수를 확보하면서도, 기존 유치원의 틀을 벗어나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구성하는데 초점을 맞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예원유치원은 기존의 복도 대신 교실 사이에 홀을 두어 수업과 놀이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계단 또한 미끄럼틀이 함께 구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남정민 교수는 이와 더불어 주변의 자연적인 여건도 고려해 건물 안에서도 해와 바람 등 자연과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소개했다. 남정민 교수는 건축설계의 과정은 단순히 형태를 만드는 것이 아닌 건물의 쓰임새와 인간의 삶에 대해 탐구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그의 건축설계의 첫 단추는 바로 ‘관찰’이다. 지형과 주변건물 등 건물을 둘러싼 환경, 그리고 그 주변의 사람들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관찰하다보면 건물에 대한 최적의 설계방향을 찾게 된다는 것이 남 교수의 설명이다. 관찰에 기반을 둔 발견을 통해 프로젝트를 꾸준히 발전시키는 것은 이번 수상의 근본적인 원동력이기도 하다. 

 
한편 서울과기대는 오래 전부터 건축설계전공을 개설한 후 체계적으로 이끌어왔는데, 국내 건축대학에서 아직 보편화 되지 않은 CNC, 3D프린터, 레이저커팅기 등 디지털 장비를 갖추며 경쟁력을 높여왔다. 남정민 교수는 서울과기대 건축학부가 국내 건축계를 선도해나갈 수 있는 실무 중심의 인력양성에 매진해 온 결과 그 결실을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물과, 사람, 그리고 자연이 어우러지는 건축 추구


이번 ‘AIA 아너상’ 수상과 더불어 ‘Emilio Ambasz Prize Top 10’, ‘BSA/AIA의 주택 공모전’  1위, 하버드대학원 졸업논문 작품 2위 등 다수의 수상경험이 있는 남정민 교수는 세계적으로 촉망받는 건축가 중에 한 명으로 꼽힌다. 남 교수는 연세대 건축공학과 졸업 후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건축설계석사(M.Arch I) 학위를 받으며 건축가로서의 자질을 인정받았다. 이후 해외 유수의 건축사무소에서 실무경험을 통해 건축설계를 익힌 그는, 서울과기대 건축학부에 교수로 임용된 뒤 건축 디자인연구소인 OA:LAB을 설립해 활동하고 있다. 남정민 교수는 학교에서의 디자인 연구와 실무에서의 현실적용 간의 상호 연계를 통해 실험적인 건축작업을 추구하고 있고, 이와 함께 건축물이 우리의 일상 속에서 삶의 경험을 담아내 함께 작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유학시절부터 자연과 인간, 그리고 건물이 유기적으로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관심이 많았던 그는, 이와 관련한 건축모듈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식재 가능한 콘크리트 블록을 디자인해 현재 국내와 미국에 특허 출원을 마친 상태이며, 시제품 생산까지 계획하고 있다.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삼는 남 교수는 서울시 주민공공시설 프로젝트 공모전에 참여하는 등 서울시의 공공건축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건축설계가 자신의 천직이기 때문에 언제나 즐겁게 프로젝트에 임하고 있다고 전하는 남정민 교수는, 건축가로서 활동하며 얻는 보람이 매우 크다고 웃으며 말한다. 현실에서 당면한 문제를 물리적인 공간으로 풀어내고 또 그것이 현실화되는 것을 볼 때마다 경험이 쌓이고 건축가로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하는 그다. 남정민 교수는 건축설계에 강한 자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편으론 국내 건축설계 시장에 대한 아쉬움도 많다. 그는 건축이 경제의 논리에만 국한되다보니 건축에 대한 의식과 건축문화의 발전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시장경제의 논리를 떠나 건축분야가 우리 사회를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고 힘주어 말하는 남 교수는, 앞으로 건축가들이 더욱 인정받으며 사회적인 역할을 다할 수 있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그는 교수로서 학생들에게 몇 가지 말을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남정민 교수는 “학생들에게 비전과 집중, 그리고 디테일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특히 건축가로서 더 나은 환경을 꿈꾸며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와 설계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을 수 있는 집중력이 있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라고 조언했다. 건물은 도시의 일부이기 때문에 우리가 사는 도시환경을 긍정적으로 개선하는데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다는 남정민 교수. 건축가로서, 교수로서 앞으로 한층 보폭을 넓혀나갈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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