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법과 법 감정 II] 국민통합 vs 새로운 국론 분열
[이슈메이커_ 법과 법 감정 II] 국민통합 vs 새로운 국론 분열
  • 김갑찬 기자
  • 승인 2021.03.19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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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국민통합 vs 새로운 국론 분열
 
대한민국 대통령은 영욕의 자리이다. 더욱이 헌정사상 11명의 역대 대통령 중 8명이 비운을 맞이한 현실에서 제왕적 대통령제의 한계를 지적하는 이들도 많다. 가장 최근 정부의 수장인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현재 영어의 몸이 되었다. 2021년 새해의 시작과 함께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 논란이 정치권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flickr_Blogtreprene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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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대표가 쏘아 올린 ‘사면’ 공
전직 대통령의 사면 논란. 그 시작은 지난 연말 연초 이어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면 언급이다. 이 대표는 모 언론사와의 연말 인터뷰에서 “두 전직 대통령이 부자유스러운 상태에 놓여 계시는데 적적한 시기가 되면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께 건의 드릴 생각이 있다”는 말을 남겼다. 이어 1월 1일 신축년 새해 첫날 국립현충원 현충탑에 참배한 뒤 기자들에게 “적절한 시기에 대통령께 건의 드릴 생각이다”라고 재차 언급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적절한 시기라는 것은 법률적 상태나 시기 등 여러 사안이 고려되어야 함을 의미했다. 이낙연 대표의 이런 발언이 이어진 직후인 지난 1월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법원 최종 판결이 확정되며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이명박 대통령의 사면이 임박했다는 시그널로 이해하는 정치권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연초부터 뜨겁게 달아오른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두고 정치권의 해석도 분분하다. 우선 더불어민주당 내 반발은 거셌다. 당사자의 사과 없는 사면은 의미 없다며 거세게 이낙연 대표를 압박했으며 이 대표 역시 한발 물러선 입장이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사면은 대통령의 결정 사안으로 이 문제를 다른 이가 이야기할 수 있는 성격은 아니다”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사면 문제와 관련된 사전 교감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 문제가 갑작스레 나온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 대표 역시 “전직 대통령의 사면 문제는 문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으로 단행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도 동시에 민주당이 제시한 사면의 전제조건에 ‘이상한 이야기’로 일축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또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박근혜,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 문제를 두고 “사면은 대통령의 권한이지만 선거 목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라며 결단을 내리길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청와대

 

전임 대통령의 사면, 文의 의중은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이 사면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최초의 일은 아니다. 1997년 12월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대통령 특사로 석방된 바 있다. 당시 두 전직 대통령은 군사 반란과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수감됐었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국민 대화합 차원에서 초유의 전직 대통령 특별사면을 결정했고 당시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 건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전두환 전 대통령은 750일, 노태우 대통령은 767일, 즉 2년 조금 넘는 시간 동안의 형 집행을 마치고 다시금 세상에 나왔다. 그렇다면 현재 수감 중인 두 전직 대통령은 얼마 동안 옥살이를 하는 상황일까? 2월 말 현재 이명박 전 대통령은 400일 중반대를 넘어섰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은 1,400일 넘게 교도소에 수감되며 최장 시간 복역 중인 비운의 대통령이 기록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두고 결정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은 무엇일까?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18일 기자들과 나눈 신년 기자 회견에서 사면 문제를 처음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이 자리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 예상했기에 고민이 많았으며 고심 끝에 솔직히 제 생각을 전하기로 했다”며 “두 분의 전임 대통령이 수감 된 현 상황은 국가적으로도 매우 불행한 사태이다. 게다가 두 분 모두 연세가 많고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어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문재인 대통령은 “재판 절차가 이제 막 끝났다. 선고가 끝나자마자 돌아서서 사면을 말하는 것은 비록 사면이 대통령의 권한이긴 하나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과거의 잘못을 부정하고 재판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차원에서의 사면 요구와 움직임은 국민 상식이 용납하지 않으며 저 역시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을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신년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은 빠른 시기에 이뤄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 역시 “두 전임 대통령을 지지했던 국민도 많고 안타까워하는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한다. 그런 국민의 아픔까지 아우르는 사면으로 국민통합을 이루자는 의견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의견이다”라며 “이는 국민적 공감대라 형성이라는 대전제가 이뤄져야 하며 사면을 둘러싼 새로운 국론 분열이 생긴다면 오히려 국민통합을 해치는 결과가 될 것이다”라며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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