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중국계 이민자, 미국 음식배달 시장 평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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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1.02.22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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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중국계 이민자, 미국 음식배달 시장 평정하다
 
미국 최대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인 도어대시(DoreDash)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도어대시는 지난해 12월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182달러로 시초가를 형성한 뒤 189.51달러로 장을 마쳤다. 종가는 공모가(102달러) 대비 85.79% 오른 수준이다. 화려한 데뷔를 마치며 창업자인 중국계 미국인 토니 쉬 CEO 역시 36살의 나이에 ‘억만장자’ 대열에 오르게 됐다.
 
 
토니 쉬 도어대쉬 CEO ⓒTechCrunch/Flickr
토니 쉬 도어대쉬 CEO ⓒTechCrunch/Flickr

 

스탠퍼드대 학생 4명의 아이디어에서 출발
1985년 중국 난징에서 태어난 2세대 중국계 미국인인 쉬 CEO는 네 살 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 일리노이주로 이주했다. 당시 부모님 수중엔 수 백 달러가 전부였던지라 초기 이민 생활은 고달픔의 연속이었다. 중국에서 의사로 활동했던 어머니는 면허증을 인정받지 못해 일리노이에 있는 중국 음식점에서 식기세척기를 이용해 설거지하는 서버로 일했다. 아버지는 항공공학과 응용수학을 공부하는 대학원생이라 수입이 거의 없었다. 쉬 CEO는 “연방정부의 보조 프로그램에 의존해 살아야 할 정도로 가난했다”며 “맥도날드 햄버거도 우리 가족에게는 사치였다”고 회상한 바 있다.
 
쉬는 어머니를 도와 식당 주방 업무를 하거나 디자인 아르바이트 등을 했다. 사회생활에 일찍 눈을 떠서인지 아홉 살에는 친구들과 주변 이웃들의 잔디를 깎는 ‘사업’도 했다.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부모님이 교육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덕분에 그는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에서 산업공학 학사를 취득한 후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어머니 역시 미국의 의과대학에 다닐 수 있었고, 졸업 후에는 침술클리닉을 열었다.
 
 
2013년 설립된 도어대시는 가공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미국 음식배달 시장의 50%를 점유하는 1위 업체로 자리 잡았다. ⓒ도어대시
2013년 설립된 도어대시는 가공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미국 음식배달 시장의 50%를 점유하는 1위 업체로 자리 잡았다. ⓒ도어대시

 

2012년 쉬는 대학에서 만난 친구인 스탠리 탕, 앤디 팡, 에반 무어와 창업을 도모하게 된다. 이들은 동네 상점의 영업 관리를 돕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대학 근처 상점에서 시장조사를 하다가 한 마카롱 전문점의 매니저로부터 “배달 주문은 밀려드는데 감당할 능력이 안 된다”는 하소연을 듣게 된다. 이후 몇 주 동안 네 사람은 주변 지역 200개가 넘는 상점을 찾아 사장과 점원들을 만났고, 그 결과 상인들이 가장 애타게 원하는 것이 ‘배달 서비스’임을 깨달았다. 대도시와 달리 당시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와 같은 소도시에서는 배달을 하는 음식점이 거의 없었던 것이다.
 
문제는 수요였다. 음식점 직원이 아닌 제3자가 음식을 배달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었던 것이다. 네 사람은 곧장 프로토타입 웹사이트를 개설해 지역 내 8개 식당의 메뉴를 PDF 파일 형태로 올려 자신들의 휴대폰 번호로 주문을 받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45분후에 주문 전화가 왔다. 그러자 이들은 주문받은 음식을 만드는 음식점에 전화를 걸어서 먼저 주문을 한 뒤, 그 음식을 직접 픽업해서 주문한 고객에게 배달했다.
 
2013년 1월 초기 버전인 ‘팰로앨토 딜리버리(Palo Alto Delivery)’를 론칭하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창업자 4명이 공부를 하면서 교대로 직접 음식을 배달했다. 쉬 CEO는 “처음에는 우리가 직접 음식 주문을 받고 배달을 뛰었다”며 “낮에는 학생, 밤에는 배달부였다”고 전했다.
 
 
‘당신이 좋아하는 레스토랑, 배달해 드립니다’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도어대시는 ‘비대면 시대’의 가장 유망한 플랫폼으로 인정받고 있다. ⓒ도어대시
‘당신이 좋아하는 레스토랑, 배달해 드립니다’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도어대시는 ‘비대면 시대’의 가장 유망한 플랫폼으로 인정받고 있다. ⓒ도어대시

 

미국 음식배달 시장 50% 점유하며 비약 성장
네 사람의 활동은 서서히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창업 첫해 세계적인 스타트업 투자 육성기관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에 합류해 자본금 12만 달러를 지원받아 회사 이름을 도어대시로 변경하고 배달 드라이버 등 직원을 고용했다. 또한 교통과 날씨, 메뉴와 식당의 준비시간, 드라이버의 효율 등 다양한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통해 서비스 개선에도 힘썼다.
 
‘당신이 좋아하는 레스토랑, 배달해 드립니다’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해나가기 시작한 그들은 2018년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받았다. 이외에도 실리콘 밸리 벤처펀드인 세쿼이아 캐피탈과 싱가포르 국부 펀드 GIC 등으로부터 25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투자를 받으면서 비약적인 성장세를 탔다.
 
현재 도어대시는 미국 음식배달 시장의 50%를 점유하는 1위 업체로 자리 잡았다. 이들을 앞서나가던 우버이츠와 그럽허브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26%, 16%로 줄어들었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 호주에서 도어대시로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고객만 월평균 1,800만 명이며 플랫폼으로 음식을 판매하는 매장은 39만 곳, 음식 배달원도 100만 명이 넘는다. 주요 매출은 평균 20%의 가맹점 수수료와 구독 서비스인 ‘도어대시 패스’ 가입자로부터 나온다. 도어대시 패스는 월 9.99달러를 내면 12달러 이상의 주문을 무료로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해 12월 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등록서류(Form S-1)에 따르면 기업 가치는 320억 달러에 달한다.
 
 
도어대시는 지난해 12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직후 주가가 공모가 대비 85.79% 상승하는 ‘잭팟’을 터뜨렸다. ⓒ뉴욕 증권거래소
도어대시는 지난해 12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직후 주가가 공모가 대비 85.79% 상승하는 ‘잭팟’을 터뜨렸다. ⓒ뉴욕 증권거래소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크게 확산한 2020년에는 특정기간동안 전년 대비 250% 이상 매출이 증가하기도 했다. 그동안 음식배달 시장을 확대하는 데 막대한 투자를 하며 손실이 컸지만 지난해 2분기에는 처음으로 2,300만 달러의 흑자도 기록했다.
 
다른 서비스가 도시 지역을 주요 타겟으로 삼았다면 도어대시는 소규모 도시 등 교외지역에 일찌감치 집중했던 결과다. 이들 지역은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배달 수요가 적었지만 코로나 19 확산 후 음식 배달 주문이 크게 늘어났다. ‘팬데믹’의 수혜 업종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쉬의 경영 전략이 빛을 발한 것이다.
 
실제 쉬 CEO는 창업 초기 음식점 주인들의 동의를 구하지 못해 일단 웹사이트에 메뉴판을 먼저 게시해 고객 확보에 주력했다. 항의도 많이 받았지만 플랫폼을 통한 주문이 늘어나자 점주들도 수긍하기 시작했다. 2019년에는 기술 전문기업 ‘올로’와 함께 음식점에서 주문을 바로 접수하고 배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 시간 단축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등 편의성 제고에도 힘썼다.
 
 
토니 쉬 CEO는 “음식배달을 넘어 지역 관련 모든 서비스를 대행하는 회사로 키울 것”이라며 회사의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TechCrunch/Flickr
토니 쉬 CEO는 “음식배달을 넘어 지역 관련 모든 서비스를 대행하는 회사로 키울 것”이라며 회사의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TechCrunch/Flickr

 

높은 수수료 부담으로 인한 소상공인 원성도
도어대시는 ‘비대면 시대’의 가장 유망한 플랫폼으로 인정받으며 최근 기업공개(IPO)를 통해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해 12월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직후 주가가 공모가 대비 85.79% 상승하는 ‘잭팟’을 터뜨렸고, 창업자 쉬의 지분 가치도 31억 달러로 훌쩍 뛰었다. 도어대시의 주가 상승으로 대주주 소프트뱅크도 대박을 터뜨렸다.
 
소프트뱅크는 투자 펀드인 비전펀드를 통해 2018년 초부터 6억 8,000만 달러를 투자했는데, 시초가 기준으로 비전펀드의 지분 가치는 무려 115억 달러로 투자액 대비 17배나 불어났다. 더욱이 그들은 여전히 배달 플랫폼 이용자는 미국 전체 인구의 6%가 되지 않는다며, 도어대시가 앞으로 개척할 시장이 넓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음식배달 시장의 급속한 성장세가 코로나19 사태의 반사이익을 본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도 변수다. 바이든 대통령은 도어대시의 배달원과 같은 ‘긱 워커(Gig Worker)’를 정규직원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되면 배달원에게 최저임금 기준을 준수하고 유급휴가도 제공해야 하고, 건강보험료 지원과 실업보험금도 적립해야 한다. 회사 입장에서는 막대한 비용 부담이 생기는 것이다.
 
또한 소상공인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취지와 달리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로 원성을 사기도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식당 점주들이 어려움에 빠졌는데 이런 상황에서 플랫폼 기업이 수수료 장사만 하고 있다는 비판 때문이다.
 
이에 도어대시는 단순 음식 배달을 넘어 수요자 요구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통 플랫폼으로 나아갈 구상을 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물류 소프트웨어 기업인 ‘릭쇼’나 고급 식당 전문 배달기업인 ‘캐비어’, 자율주행차 기술기업 ‘스코티랩스’를 인수했다. 2019년엔 공유 주방인 ‘고스트 키친’을 열어 사업을 확장했다. 최근에는 식료품 소매업체를 위한 ‘라스트마일(최종 소비자)’ 배송 서비스도 시작했다. 식료품 배달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한 것이다. 식료품 소매기업들과 제휴해 이들의 주문을 수거하고 포장해 배송하는 구독 서비스이다.
 
향후 도어대시는 식당과 식료품, 약품 등 지역사회에서 필요한 모든 사업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쉬 CEO는 상장 계획서에서 “음식배달을 넘어 지역 관련 모든 서비스를 대행하는 회사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창업 8년 만에 ‘대박’의 꿈을 이룬 도어대시의 향후 행보에 월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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