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단독 인터뷰] 박승희 前 쇼트트랙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멜로페(MELOPE) 대표
[이슈메이커_ 단독 인터뷰] 박승희 前 쇼트트랙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멜로페(MELOPE) 대표
  • 김갑찬 기자
  • 승인 2020.11.27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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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손보승 기자]

‘디자이너’로 변신한 ‘쇼트트랙 여왕’
 
 
멜로페(MELOPE) 박승희 대표 ©본인 제공

 

오랜 꿈 담아 최근 패션 브랜드 론칭
대한민국 동계 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5개)이자 쇼트트랙 전 종목에서 메달을 보유한 올라운드 스케이터, 한국 빙상 최초로 두 개의 종목에서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 전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박승희를 가리키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선수 시절의 화려한 경력을 잘 나타내는 ‘훈장’인 셈이다. 만 15세의 나이로 처음 국가대표로 선발된 뒤 그는 10년간 올림픽은 물론 세계선수권과 쇼트트랙 월드컵 등 각종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한국 빙상의 간판스타로 활약해왔다.
 
2018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1,000m 경기를 마지막으로 17년 현역 생활에 종지부를 찍은 박승희는 무거운 왕관을 내려놓고 최근 패션 디자이너로 인생 제2막을 열었다. 날카로운 스케이트 칼날이 난무하는 빙판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듯하면서도, 끊임없이 도전했던 선수 생활을 상기해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선택이기도 하다. 이슈메이커가 패션 브랜드 ‘멜로페(MELOPE)’를 론칭하며 CEO가 된 박승희 대표를 만나보았다.
 
 
©본인 제공

 

새로운 직업이 생겼는데?
“사실 패션 디자이너는 오랜 꿈이었다. 선수 시절부터 틈틈이 관련 공부를 이어나갔고, 평창 동계 올림픽 무대를 마지막으로 선수생활을 마무리한 뒤 패션 디자인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브랜드를 만들 준비를 하던 중 ‘번아웃’이 왔다. 주변에서 왜 쉬운 길을 놓고 힘든 곳으로 가냐고 말하는 등 부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모든 게 막막해지고 두려움이 커졌던 거다. 한국에 있기 싫어 무작정 영국으로 떠나 6개월 정도 머물렀는데, 그때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스케치도 하며 가방 디자인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회사라는 안정된 환경에서 활동할 생각은 없었는지
“어딘가에 소속되어 활동할 만큼의 전문성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회사에서 지시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는 건 전문적인 분야인데, 디자이너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은 굳이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더라도 아주 다양하다. 실제 학교를 나오지 않더라도 독창적으로 잘하는 분들도 많은 편이고. 이처럼 개인의 취향과 색깔이 두드러지는 직업이다 보니 스스로도 독립된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브랜드 ‘멜로페(MELOPE)’는 어떤 뜻인가
“멜로페는 음악 선율이란 뜻이다. 내가 스펙타클한 인생을 살고 있듯이 사람마다 삶의 멜로디가 다 다를 텐데, 그걸 멜로디라도 생각하고 자신만의 삶을 자유롭고 당당하게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이름을 지었다.”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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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반응은 어땠는지
“많이들 모르셨을 것이다. 론칭 이후에 연락이 오기도 했는데, 그동안 디자인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얘기는 예전부터 했지만 실제 제작을 하고 판매를 하는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대견한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많은 격려와 응원을 받고 있다.”
 
제품 개발에 있어 주안점이 있다면
“첫 번째는 제작한 내가 손을 내밀 수 있는 가방이 되는 것이고, 또 한 가지는 사람들이 가방을 메고 어디든 편하게 이동할 수 있게 편한 제품을 만들려고 한다. 현재는 가방으로 시작했지만 앞으로 한계를 정해두지 않고 의류 작업과 콜라보도 하고 싶고, 다방면의 작업을 통해 다른 분들께 행복을 전해주고자 한다.”
 
디자이너이자 CEO로서의 청사진은?
“일단 회사를 성장시키는 게 목표이고, 멜로페 제품을 구매해서 사용하시는 분들께서 만족감을 얻으셨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아직 많은 시간이 흐르진 않았지만 아직은 이 일을 해서 즐겁고 앞으로도 재미있게 해나가고 싶다.”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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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의 연속이었던 삶, 누군가에게 희망 줄 수 있었으면
박승희는 만 18세의 나이에 출전한 2010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1,000m와 1,500m에서 동메달 2개를 수확한 데 이어 2014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는 1,000m와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더 오를 곳이 없던 최정상의 위치에서 그는 돌연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향을 선언한다. 박승희만큼 최고 레벨에 있던 선수가 종목을 바꾸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유사한 종목이라 해도 국가대표의 문턱은 결코 낮지 않기에 우려의 시선도 많았지만 그는 3개월 만에 국가대표에 발탁되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평창 동계 올림픽에 출전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된다.
 
운동을 시작한 계기가 독특하다고 들었다
“어머니가 학창 시절에 피겨 스케이팅 만화를 즐겨보셨는데, 저와 언니(박승주)를 피겨 선수로 키우려고 처음 빙상부에 등록시켰다. 학교 특기·적성 과목에 ‘빙상’이 있으니 그게 피겨인 줄 아셨던 거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니 재밌기도 하고 습득력도 좋아 본격적으로 선수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게 선수반이 되고 국가대표로까지 성장했는데
“맞다. 11살에 선수반을 들어갔는데 그때부터 목표가 확실했다. 그때가 솔트레이크 동계 올림픽이 열리던 무렵이었는데, 머릿속으로 계산해보니 19살이 되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아가야 할 길이 뚜렷해지면서 그걸 이루기 위해 정말 열심히 훈련했단 것 같다.”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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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올림픽에 출전하고 나니 허탈하진 않았나?
“어릴 때부터의 큰 목표였던 올림픽 무대에 서고 나니 재정비에 시간이 필요해 1년간 국가대표 선발전 준비를 쉬었다. 만약 당시에 금메달을 땄다면 은퇴했을지도 모른다. 소치 대회에서는 금메달을 반드시 획득해야 했기에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운동선수 생활을 하며 소치 올림픽 전 1년이 가장 혹독하게 훈련했던 때이기도 하다. 그 덕분에 1,000m와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소치 이후에는 정말 은퇴 생각도 있었을 텐데
“2014년에 금메달을 획득하고 운동을 그만둬야겠다는 마음을 먹어 6개월 정도 쉬었다. 그런데 다음 대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리기도 하고, 동생(박세영)도 선수 생활을 계속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 번 더 도전해볼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하지만 소치 대회 당시 500m에서 좌절한 기억 때문에 회의감도 있어 쇼트트랙이 아닌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향을 결정했다.”
 
종목 전향에 대한 후회는 없었나?
“지금 생각하면 전향하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하지만, 다시 돌아간다면 또 종목을 바꿨을 것 같다. 물론 당시에는 4년 안에 제가 할 수 있는 기량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압박도 있었고, 쇼트트랙 때와의 성적이 비교가 되는 것에 부담도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다른 종목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 좋은 경험이 되었다.”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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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운동하면서 내가 목표로 했던 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면서 그때그때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 그런 의지가 있으니 굳이 ‘도전’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지 않더라도 ‘실행’을 하게 되더라. 디자인 활동을 시작한 것도 처음에는 고민도 많았고 두려움도 컸지만, 결국 내가 행복한 일이라면 주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여전히 ‘국가대표’ 박승희를 응원해주는 팬들이 많다
“팬들께서 아직까지 기억하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다. 내가 쇼트트랙에서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향을 하고, 또 운동선수에서 디자이너로 변화하는 모습에 자신도 용기를 얻는다며 메시지를 주시는 분들도 많다. 이처럼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박승희 대표는 선수은퇴 후 지도자 생활을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다른 분야에서 즐겁게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디자이너로서 첫걸음을 뗐지만 도전의 연속인 자신의 삶이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것 같다며 여러 가지 일을 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빙상에 대한 애정도 잊지 않았다. 기회가 된다면 해설위원으로 팬들과 만나고 싶다고 전하며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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