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단독 인터뷰] 김진욱 강릉고 투수/최재호 강릉고 감독
[이슈메이커_ 단독 인터뷰] 김진욱 강릉고 투수/최재호 강릉고 감독
  • 김갑찬 기자
  • 승인 2020.11.04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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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손보승 기자]

해피엔딩으로 끝난 3년의 동행

 

 

사진=손보승 기자
사진=손보승 기자

 

고교야구 최대어, 구도 부산의 에이스를 꿈꾸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역전의 명수’가 1970년대 호남 야구의 시발점이자 고교야구 전통의 강호인 군산상고를 일컫는 말이었음을 아는 이는 야구팬 이외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당시 고교야구의 인기는 지금의 프로야구 못지않았으며 박노준, 김건우 등의 고교 선수들은 연예인을 뛰어넘는 팬덤을 형성했다. 그러나 황금기였던 1970년대 이후 고교야구는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점차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더욱이 일련의 코로나 사태로 2020년 고교야구 역시 무관중으로 진행되며 철저히 그들만의 리그가 돼버렸다.

 

이처럼 대중의 관심에서 다소 멀어진 고교야구지만 여전히 야구팬과 야구 관계자들은 미래의 국가대표 4번 타자와 에이스가 될 새로운 스타의 등장을 기다리며 고교야구에 주목한다. 더불어 지난 고교 3년간 흘린 땀의 결실인 신인드래프트 역시 선수와 지도자, 학부모는 물론 야구팬과 관계자까지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켜본다. 특히 2021 KBO 신인드래프트는 김진욱, 장재영, 나승엽, 이의리, 이승현 등 유독 쟁쟁한 유망주가 많았기에 그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드래프트 순번이 그해 최고의 유망주 순서로 봐도 무방한 상황에서 2021 KBO 리그 2차 신인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가진 롯데자이언츠는 모두의 예상대로 강릉고 에이스 김진욱을 지명했다. 이슈메이커에서 지난 10월의 어느 날 롯데자이언츠와 계약을 앞둔 그를 학교로 직접 찾아가 만난 이유였다. 계약이 임박한 상황에서 언론과의 접촉이 다소 예민할 수도 있었지만, 강원 지역 최고의 고교 유망주에서 구도 부산의 에이스를 꿈꾸는 그의 미소는 10월의 푸르른 하늘보다 더 맑아 보였다.

 

2차 드래프트 1순위 지명을 축하한다

“처음 야구를 시작할 당시부터 프로에 가고 싶다는 욕심만 있었는데 2차 1번으로 지명받게 되어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최재호 감독님은 물론 투수 코치님, 중학교 감독님 등 저를 지도해주신 모든 분에게 미처 전하지 못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드래프트 이전부터 롯데 팬 사이에서는 ‘롯진욱’으로 불렸다

“저도 알고 있는 부분이다. 아버지 고향도 부산이고 롯데를 좋아하셨기에 저 역시도 어려서부터 롯데 팬이었다. 드래프트를 앞두고 아버지께서는 롯데가 아니라도 프로가 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고 하셨는데 마음속으로는 기대하시는 분위기였다. 아버지의 고향 팀이자 어린 시절부터 팬이었던 롯데에 지명받아 그 감회가 더 새롭다.”

 

장재영 선수의 9억 원 계약금이 의식되진 않는지

“돈은 선수의 가치라고 하지만 저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구단에서 잘 챙겨주시리라 생각한다. 게다가 아직 미성년자이기에 모든 계약은 아버지가 대신한다. 아버지께서도 본인이 알아서 하신다고 걱정 말고 몸만들기에 집중하라고 하셨다.”(인터뷰 일주일 후 김진욱 선수와 롯데자이언츠는 3억 7천만 원에 계약을 맺었다.)

 

미국 진출을 선언한 나승엽 선수와 한 팀에서 뛸 가능성은 있는가

“가끔 연락을 나누는 사이인데 승엽이도 미국 진출을 선언한 상황에서 롯데자이언츠에서의 지명에 다소 놀란 것 같았다. 처음과 달리 여러 가지 이유로 미국 진출에 대한 고민이 많아 보였다. 한 팀에서 뛸 가능성이 이제는 0%는 아닌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3~40% 정도 롯데와 계약할 확률이 있을 것 같다.”(인터뷰 일주일 후 나승엽 선수 역시 미국 진출을 포기하며 롯데자이언츠와 계약에 합의해 두 선수는 내년 한 팀에서 뛰게 되었다.)

 

강릉고 최재호 감독과의 첫 만남이 궁금하다

“사실 강원도와 강릉에 특별한 연고가 없었기에 강릉고도 잘 몰랐다. 북일고나 유신고로의 진학을 목표로 뒀는데 중학교 2학년 때 최재호 감독님께서 직접 찾아오셨다. 사실 당시 감독님도 유명한 분인지 잘 몰랐다. 처음 오셔서 방망이도 주시면서 잘 해주셨던 기억이 있고 아버지도 먼 곳에서 고생은 하겠지만 분명 성장할 기회라 말씀해주셔서 강릉고 진학을 선택했다.”

 

만약 강릉고에 오지 않았다면 야구 인생이 달라졌을까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강릉고의 운동 스케줄이 확실히 다른 학교보다 빡빡했다. 그러나 이 부분이 나와 잘 맞았고 더 나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사진=김갑찬 기자
사진=김갑찬 기자

 

졸업 전 첫 전국대회 우승이라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주위에서는 연이은 2위에 조급함은 없냐고 물었지만, 결승은 물론 4강에도 가지 못하는 팀이 많다. 그렇기에 선수들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고 매 경기 열심히 하면 우승은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난 대통령 배 역시 결승에 진출했고 상대가 최근 결승에 처음 올라온 신일고였기에 우승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좋은 예감은 틀리지 않았고 고교 졸업을 앞두고 첫 우승을 기록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와는 사뭇 다른 기분이었다. 다만 우승 순간은 기뻤지만, 당시 우승 공을 챙기기 바빴던 소소한 에피소드가 있다.”

 

프로에서 이루고픈 목표가 있다면

“당연히 신인왕이다. 기록적으로는 선발로 뛴다면 10승, 중간계투로 뛴다면 30홀드 이상 달성하고 싶다.”

 

프로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가 생각하는 보완점은 무엇인가

“고교 무대에서는 투구 수 제한도 있기에 직구와 슬라이더 두 가지 구종으로 승부했다. 하지만 프로에서 살아남으려면 변화구가 중요하기에 변화구 그중에도 체인지업을 배우고 싶다. 구속의 경우 아직 19살이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프로 입단 후 자연스레 높아지리라 생각한다. 구속에 신경 쓰면 제구를 잃을까 봐 가급적 구속을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반대로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을 김진욱의 강력한 한 방은 있는지

“마운드에서의 자신감은 누구보다 뛰어나다. 투수의 기본이 마운드에서 표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기에 포커페이스에도 자신 있다. 물론 투수라면 공이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다. 그럼에도 항상 자신감을 가지고 던지려 한다. 이는 저의 가장 큰 무기이며 이러한 자신감은 꾸준한 연습에서 비롯됐고 결국 이는 믿음으로 바뀌었다.”

 

상대해보고 싶은 타자는 누구이며 프로 데뷔 첫 공은 어떤 공을 던질 것인가

“키움의 이정후 선배와 꼭 붙어보고 싶다. 워낙 잘 치는 타자이자 좌타자이기에 꼭 상대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다. 프로 데뷔 첫 공은 당연히 직구가 될 것이다.”

 

롯데자이언츠 팬에게 전하고픈 메시지가 있다면

“부산은 그 어느 도시보다 뜨거운 야구 열기가 있다는 것을 잘 안다. 잘하면 누구보다 큰 사랑을 받으며 못하면 큰 질책을 뒤따를 것이다. 그러나 신인답게 마운드에서 기죽지 않고 열심히 던질 테니 이쁘게 잘 봐주셨으면 한다. 내년에는 꼭 롯데자이언츠가 우승할 수 있도록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사진=손보승 기자
사진=손보승 기자

 

고교야구 명장, 떠나는 제자에게 전하는 메시지

강릉고는 불과 몇 년 전까지도 고교야구의 언더독이었다. 그렇기에 고교야구 우승청부사인 최재호 감독이 강릉고 감독직 수락에 놀라는 이들도 많았다. 게다가 아무리 고교야구 명장이지만 강릉고에서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 시선도 많았다. 그러나 최재호 감독 부임 이후 강릉고는 전혀 다른 팀이 되었고 마침내 지난 대통령 배에서 강원 지역 고등학교 중 첫 전국대회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3년간 동고동락했던 애제자를 떠나보내며 포스트 김진욱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최재호 감독의 이야기가 궁금해 잠시 자리를 함께했다.

 

강릉고에서의 첫 우승, 소회가 궁금하다

“강릉고 감독을 맡으며 분명 서울팀들보다 더 힘든 부분은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잘 참아주고 게임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명장이라는 소리를 듣게 해줘 고마운 마음이다. 특히 서울에서는 우승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이곳에서의 우승은 남다르다. 특히 강원지역팀 최초 우승이기에 지역 사회 전체가 잔치 분위기였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강원도민과 강릉시민, 특히 강릉고 동문의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부분이었다.”

 

김진욱 선수를 떠나보내게 됐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은 있기 마련이다. 중학생인 진욱이를 처음 봤을 때 부드러운 투구폼이 인상적이었다. 당시 대형선수가 되겠다는 생각보다 우리 팀 특성에 맞는 좋은 좌완투수가 되리라는 생각에 스카우트했다. 1학년 동계훈련을 마치며 점차 에이스 역할을 맡았는데 그때부터 싹수가 보였다. 자기 관리가 워낙 뛰어나고 체력관리와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았기에 대형 선수로 성장했다고 본다.”

 

 

사진=손보승 기자
(좌) 강릉고 최재호 감독, (우) 강릉고 김진욱 투수
사진=손보승 기자

 

애제자가 프로에서 어떤 선수로 성장하길 바라는지

“진욱이는 1학년 때 125km, 2학년 때 135km, 3학년 때 145km를 던졌던 투수다. 성장세가 눈에 보일 정도로 가파르기에 프로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으리라 본다. 더욱이 신체조건도 현재 키 185cm, 몸무게 90kg 정도인데 지금처럼 몸 관리를 잘한다면 1군에서 잘 견디며 좋은 투수가 될 것이다. 이제는 성인이기에 야구 외적인 부분도 눈에 들어올 텐데 지금처럼 철저한 자기 관리고 오롯이 야구에 전념하는 선수로 성장했으면 한다.”

 

포스트 김진욱 시대를 준비하며 감독으로 또 다른 목표가 있다면

“물론 진욱이가 우승 주역이지만 지금 남아있는 저학년 선수들도 그에 못지않다. 이들과 함께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면 또 다른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 수 있다. 또한 고교 감독으로 우승은 많았지만, 여전히 이루고픈 바도 많다. 특히 강릉에 야구장이 생기며 이곳에서 전국대회가 이뤄지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곳에서 4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는데 지자체에서도 학교도 동문도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 너무나 감사하다. 곧 완공될 고교 최고 수준의 실내 연습장과 웨이트장도 이들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성적뿐 아니라 좋은 인프라 속에서 중학교 유망주들이 진학하길 원하는 강릉고 야구부를 만들고 싶다.”

 

지난 3년간 스승과 제자 각자의 자리에서 뜨거운 열정을 나누며 강릉고를 고교 최강팀으로 성장시킨 최재호 감독과 김진욱 선수. 이제 두 사람은 뜨거운 안녕을 나누겠지만, 언제 어디서 두 사람이 다시금 같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 위에서 땀을 가치를 전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제 새로운 선수들과 새로운 무대에서 선보일 이들의 또 다른 야구 스토리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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