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테라피(Arts Therapy)
아트 테라피(Arts Therapy)
  • 이민성 기자
  • 승인 2015.12.3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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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이민성 기자]

예술 치료, 의학의 새로운 장을 열다


체계적인 정립을 통해 의학 시장의 발전이 필요 



 


오감을 자극하는 예술 분야는 이를 경험하는 사람들의 심리에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힘들 때 듣는 희망적인 음악과 평화로움을 지닌 풍경 사진 등 예술은 정서를 안정화하는 효과를 지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예술 치료(Arts Therapy)’는 예술을 이용해 의학의 새로운 장을 열어 양적 진료에만 초점이 맞춰진 기존 의학의 한계에서 벗어나 전인적 치료로 환자들의 건강과 심리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술 치료, 새로운 의학의 시작

21세기의 의료 시장은 질병 중심의 의학을 넘어 환자들의 건강과 삶의 가치에 중점을 두는 의료 산업으로 발전했다. 이에 최근 예술 치료는 기존의 의학에 예술을 결합해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심리를 안정시키는 등 의학계로부터 효과를 인정받으며 새로운 대체의학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예술 치료에 대해 명지의료재단 예술치유센터는 ‘정서적, 심리적 그리고 신체적인 질병 및 장애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 청소년, 성인과 노인들을 위해 음악, 미술, 동작 등 예술을 매개로 한 전문적인 치료로 신체 및 정신 기능을 향상해 행동의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예술 치료의 하나인 샌드 아트. 모래와 도구들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을 얻는다

 

 


한국 예술 치료협회의 소개에 따르면 예술 치료는 오랜 역사를 지녔다. 과거 원시시대 동굴 벽화에서 유추할 수 있는 부분으로 제사장들의 의식이 벽화와 바닥, 벽을 두드리는 소리 등의 형태로 당시 인류의 심신 건강을 다져왔다는 것이 협회의 설명이다. 세계사회에서 예술 치료라는 분야가 학문적으로 연구·검증되기 시작한 것은 1차 세계대전 이후로 알려졌다. 당시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음악, 미술 등의 레크리에이션 활동은 입원 환자들의 적응과 퇴원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기록됐다. 이후 학자들의 관심과 함께 2차 대전 직후 1940년대 음악치료학과 등 여러 예술 치료 관련 학과가 각국 대학교에 설립되며 본격적인 예술 치료가 시작됐다. 특히 초기 정신의학자들이 환자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 정신병원에서 미술을 활용한 것을 시초로 하버드, 존스 홉킨스 병원 등 여러 유명 의료 기관에서 국가공인 예술 치료자격을 가진 전문 치료사들이 의료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에서 예술 치료는 한국 임상 예술 학회 등의 활동으로 1980년대에 처음 연구가 시작되며 소수의 병원에서 활용됐다. 특히 예술 치료는 90년대 한국 음악치료협회(1992), 한국 미술치료학회(1990)의 설립과 함께 본격적으로 사회에 알려졌다. 2008년 충북 민예총 문화예술연구소장 김승환 교수는 예술 치료에 대해 ‘정서적인 측면을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의학보다는 정신분석학이나 심리학과 가깝다’라며 ‘예술 치료의 과정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통찰하고 고민, 고통, 압박, 긴장, 잡념 등을 제거할 수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서울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예술 치료는 대중들로부터 아동들에게 가장 흔하게 사용되고 있는 심리 치료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예술 치료는 학자들의 연구와 새로운 치료형태의 개발을 통해 지속적인 발전 및 의료시스템 속의 통합 치료의 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지속적인 음악치료는 정서적 스트레스를 감소시킨다.

 

 

다양한 방식과 효과를 지닌 예술 치료 

통상적으로 예술 치료는 정신의학 분야에서 가장 큰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신분열증, 우울증, 불안장애 등 정신의학 분야의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예술 치료는 정서적 안정이 필요한 일반 의학 분야에서도 활용된다. 예술 치료는 정서의 안정이라는 특성으로 장애인 시설의 정신지체, 뇌성마비, 정동장애 아동 등에서 적용된다. 또한, 노인치매환자나 일탈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소년원, 요양병원에서도 예술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예술 치료는 치료 방식에 따라 효과가 달라 임상적으로 검증된 분야에서 중점적인 치료를 진행한다. 한국 예술 치료협회는 예술 치료를 형태적 측면으로 분류해 음악, 미술, 연극, 무용 등의 4가지 치료방식을 설명했다. 음악치료는 음악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다른 예술 치료와 구분되며 치료자의 주도하에 즉흥연주, 재창조, 작곡, 음악 감상이 이루어진다. 이는 음악의 다양한 요소인 리듬, 선율, 화성, 음색, 형식을 이용해 치료대상의 인지, 정서, 행동을 변화시키는 효과를 준다. 음악치료는 다양한 환자가 악기를 연주하는 등의 협연을 통해 집단치료가 가능하며 사회성을 회복하는 장점이 있다. 미술치료는 예술 치료에서 보편적으로 행해지는 방식으로 미술 창작활동에서 발생하는 유희성, 상징성, 창의성, 즉흥성 등의 여러 특성을 이용해 신체적 고통의 경감이나 정신적 성장을 끌어낸다. 그림, 조소, 디자인, 세계, 공예 등 미술의 전 영역을 활용하는 미술치료는 창작 활동과 치료사와의 상호 작용을 통해 심리 진단과 기능 회복을 추구한다. 한국 예술 치료협회는 미술치료가 일반 미술교육과 달리 표현력보다 활용력을 중시하며 치료 대상자에 따라 달라진다고 전했다. 한편 연극치료는 음악치료와 맥락을 같이하며 기본적인 거울기법, 독백, 역전전환, 이중 자아 등에서 출발해 300가지가 넘는 치료기법이 있다. 집단 예술작업을 경험한 환자들은 육체적, 정신적 문제를 스스로 개선할 기회를 얻으며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 능력, 상상력의 표현을 통해 심신을 치유한다. 협회는 연극치료가 다른 치료기법과 달리 전 연령대에 효과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무용 치료는 신체를 이용해 개인의 감정과 정서를 즉흥적인 동작과 움직임을 통해 표현해 신체와 정신을 통합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무용 치료는 정서적 기억과 관련된 근육의 반응을 이용해 심리적 균형과 움직임, 자세를 지각하고 통제한다. 이를 통해 치료사는 환자의 트라우마나 근육운동감각의 발달을 촉진해 외적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 한편 예술 치료는 이외에도 문학 치료, 색채 치료, 동작 치료, 영화 치료 등 여러 방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전시물에 대한 관람도 예술 치료의 하나다

 

 

소통과 배려의 예술 치료, 전문성과 세심함이 필요 


예술 치료를 진행하는 예술 치료사는 정신적인 측면을 치유하는 만큼 차별화된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업이다. 한국표현예술 심리치료협회(KEAPA)가 발표한 예술 심리치료사의 자격취득 응시 기준에 따르면 2급 심리치료사는 교육, 임상, 집단·개별 임상감독, 사례 발표, 논문 제출 등 10여 가지의 조건을 지녔다. 2급 자격을 취득 후 2년 후에 응시할 수 있는 1급 치료사는 이보다 더욱 높은 조건으로 임상 시간과 교육시간이 소급 적용이 되지만 2배에 가까운 수련시간을 요구한다. 한편 예술 치료사 중 가장 높은 전문성을 지닌 ‘전문 치료사’는 1급 취득 후 5년이 지나야 응시할 수 있으며 3,000여 시간 동안 관련 연구와 교육, 임상을 거쳐야 한다. 전문 치료사는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해야 응시 가능하며 5년에 1편씩 지속적인 논문 게재와 사례발표가 이어져야 한다. 이처럼 예술 치료사는 타 의료 분야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높은 취득 조건을 지녔다. 표현예술 심리치료협회의 한 관계자는 예술 치료가 정신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교육을 충분히 받은 전문가의 중요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예술 치료는 대상의 문제점을 파악한 후 도입, 활동, 토론의 순서로 진행된다. 특히 치료자와 환자가 신뢰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예술 치료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치료가 시작되면 환자는 치료자의 요청에 따라 본격적인 활동을 진행한다. 환자는 이 과정에서 구체적인 지시를 받거나 자율을 바탕으로 원하는 활동을 진행한다. 모든 과정이 끝나면 치료자는 환자 작품에 대한 느낌과 감정 표현을 표현하며 때로는 함께 활동한 환자들의 상호 간 평가를 통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한다. 이러한 예술 치료의 과정은 환자별로 치료 기간은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주당 약 1~2회 선에서 매회 30분~1시간 정도 소요되며 진행된다.


전문가들은 환자들의 자유로운 창작과 예술에 대한 경험이 신체와 정신의 치료 효과를 끌어내는 만큼 예술 치료에서 주의해야 할 부분은 치료자와 대상 환자의 관계라고 설명했다. 예술 치료는 치료자의 도움과 함께 진행되는 ‘예술 치료 과정’의 중요성이 가장 크기 때문에 결과물이 중요성은 낮다. 따라서 이러한 결과물에 대한 평가는 잘함과 못함에 대한 것이 아닌 ‘느낌’과 ‘감정’에 대한 생각 정도로 전달되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환자들의 심리가 불안한 만큼 예술 치료사는 전문성을 가지고 조심스러운 접근을 통해 환자들 치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은 약으로 치료하기 힘들지만 예술 치료로 효과적인 개선이 가능하다

 

 

 

미래 의료 시장, 예술 치료의 역할이 커질 것 


현재 국내 의료 시장은 정규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하거나 보조할 수 있는 대체의학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일반인보다 5.6배 높은 우울증 발병률을 보이는 암 환자의 경우 예술 치료를 시행했을 때 효과가 크다. 지난 20년 동안 국내외 음악·미술치료학회지를 통해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투병 중인 암 환자들에게 일정 간격으로 예술 치료를 시행한 경우 정서적 스트레스의 개선으로 우울증 발병률이 크게 낮아졌다. 특히 예술 치료를 받은 암 환자들은 스트레스 호르몬 코티졸의 감소, 면역 글로블린 증가 등 신체와 정신 건강의 회복으로 자연 치유력과 면역력이 증가했다. 


예술 치료 분야의 한 전문가는 암 환자의 우울증 치료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예술 치료는 오감에 대한 예술적 자극을 통해 질병에 대한 방어능력과 자연 치유력 향상을 돕는다고 말하며 ‘신체, 심리, 사회, 영혼 치유를 통합하는 전인적 치유’라고 주장했다. 그는 “목적과 과정에 따라 경과가 다르지만, 예술 치료를 거듭할수록 효과는 증가합니다. 현재 정확한 교육을 받은 전문 치료사들이 더욱 필요한 시점입니다”라고 말했다. ‘질병 중심의 의학’에서 ‘건강 중심의 의학’으로 변화하고 있는 21세기 현대 의학은 단순한 병의 치료보다 삶의 가치와 건강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의료 시장에서 난치병, 정신 치료를 받는 환자들로부터 예술 치료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앞으로 의료 시장에서 예술 치료의 가치는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2016년에는 정부가 예술 전문 치료사의 육성 등 관련 시장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여 한국 의료 산업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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